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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신라면배]

韓中戰爭 개시

농심신라면배 한·중 랭킹1,2위 총출동

진재호 바둑평론가2009-02-15 16: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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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바둑전쟁이 개시된다. 제1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차전이 오는 17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속개된다. 한국과 중국의 랭킹1, 2위인 이세돌·이창호, 구리·창하오 등 초특급 스타워즈가 예고되어있어 대회사상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질 것이다.(창하오는 최근 랭킹3위로 조정되었다.)

1,2차전 상황 정리

지난해 벌어졌던 1, 2차전에서는 각각 중국의 무명 퉈자시와 한국의 속사포 강동윤이 연승행진을 펼치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1차전 뚜껑이 열자마자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중국의 기세가 돋보였다. ‘총알받이’로 보였던 퉈자시는 허영호·야마시타게이고·윤준상·고노린 등 한·일의 강자 4명을 연파하고 1차전의 히어로로 부상했다.

2차전 영웅은 단연 강동윤. 상승세의 퉈자시를 꺾은 데 이어, 야마다기미오․박문요·하네나오키․치우쥔 등을 차례로 뉘며 대회 최다연승 타이기록인 5연승을 수립했다. 비록 대회 최다연승인 6연승 문턱에서 일본의 다카오신지에게 불의의 일격은 당했지만 한국바둑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3차전은 한국 2명(이세돌·이창호), 중국 2명(구리·창하오), 일본 1명(다카오신지)으로 압축되었다. 일정상 다카오신지와 먼저 맞붙게 될 중국이 한국보다는 조금 불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의 2장으로 나설 것이 유력한 창하오는 다카오신지에게 상대전적에서 2전 2승을 거두고 있어 결국 예년과 마찬가지로 ‘한·중대결’로 우승국을 가리게 될 공산이 크다.


예상판도-이세돌의 처녀출전이 변수

한중 ‘투톱’의 상대전적을 살펴보면 난형난제이다. 통산전적에서는 이창호가 22승 9패(창하오), 5승 4패(구리)로 조금 앞서 있고, 이세돌은 6승 5패(창하오), 3승 4패(구리)를 거두고 있다. 이창호의 전적 덕분에 압승을 거두고 있는 상황.(공식 대국전적)

그러나 최근 3년간의 전적만을 놓고 보면 이창호는 창하오에게 2승 4패로 뒤져있고 구리에게는 3승 3패의 호각이며, 이세돌은 창하오에게 3연승을 거뒀지만 구리에게는 2연패 중이다. 2006년 이후 한·중 랭킹1, 2위 간 공식 전적에서는 8승 9패로 오히려 한국이 뒤지고 있는 입장인 것.

절정고수 이세돌·이창호가 작년 중국에게 넘겨준 농심신라면배를 되찾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누가 과연 주장으로 나설까? 한국에서는 이창호가 유력하며 중국에서는 구리가 유력하다. 한국은 선수단이 꾸려질 때부터 이미 5장부터 주장까지 정했다는 설이 돌았다. 다만 전력노출 탓에 밝히지 않았을 뿐 이라는 것.

일단 이창호는 주장으로만 출전하다 작년에 2장으로 출전했으나, 같은 2장 창하오에게 반집을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이창호는 "편안한 바둑을 두고 싶었다. (남아있던) 박영훈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먼저 2장 출전하게 되었다“며 2장으로 출전한 이유를 밝혔다.


▲ 이창호(왼쪽)와 창하오가 대국이 끝난 뒤 복기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세돌 워낙 잘하기 때문에 든든한 맘이 있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믿고 있다. 먼저 출전하거나 주장으로 출전하거나 둘 다 괜찮다.”
이창호는 틈만 나면 든든한 후원군을 만났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세계 최강 이세돌이 처녀 출전하는 점이 부담스럽다. 작년의 경우 박영훈은 농심신라면배에서 맹활약한 전례가 있어서 주장후보로 거리낌이 없었다. 그러나 10년 만에 처음으로 출전한 이세돌에게, 그것도 중차대한 순간에 부담스런 주장완장을 차게 한다는 것은 조금은 무리 일듯 싶다.

일정상으로도 이세돌은 2장이 유력하다. 농심신라면배가 끝나고 곧장 23일부터 LG배 결승에서 구리와의 전면전이 치러지기 때문에, 컨디션조절을 위해서라도 2장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중국도 의외로 구리가 먼저 나올 가능성은 없을까? 랭킹1위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구리가 뒷전에 앉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워낙 민감한 상황이라 눈치작전이 치열하기 때문에 대국이 임박하여 대진 순서가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세돌이 만약 2장으로 나서면, 중국은 창하오보다는 구리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최근 전적에서 창하오는 연패를, 구리는 연승을 기록하고 있으니까.


예상되는 시나리오-라이벌 열전 전초전

‘양이’가 함께 출전하는 한국의 분위기는 최상이다. 다만, 이세돌에게도 구리는 언제든지 부담스런 존재이다. 중국리그에서의 전적까지 합치면 총 7승7패. 따라서 이번 대전에서 균형을 깨야 한다.

본선에서만 16승 2패(예선포함 43승 4패)를 기록해 한국의 7차례 우승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이창호가 괴력을 갖추면서 돌아왔다. 올해 속개된 춘란배 8강전에서 구리와 쿵제를 이기고 결승까지 점프한 그는 ‘휴화산’에서 이미 활화산 모드로 변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농심신라면배 출전이 가장 많아서 농심신라면배에서 만큼은 여전히 일인자이다.

이에 맞서는 창하오는 알다시피 이창호와의 상대전적에서 8승 21패로 한참 뒤지고 있다. 그러나 창하오가 거둔 8승이 대부분 최근에 거둔 성적이기 때문에 절대 안심할 수는 없다. 작년 농심신라면배 12국에서 이창호에게 승리를 거두었고, 2007 삼성화재배 결승에서도 이창호를 꺾었던 창하오이다.

작년 4연승을 달성해 중국의 단체전 첫 우승을 한 다음 “오직 농심신라면배 뿐이었다.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의 명예가 달려 있고 나라를 대표해서 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우승은 이전 대회보다 훨씬 값지다.”고 포효를 했을 정도로 농심신라면배에 관한 애착이 강하다.


▲ 창하오(왼쪽)는 작년 4연승을 달성하며 중국에 우승을 안겼다.

도요타덴소배 우승, LG배 결승진출에 성공한 랭킹1위 구리의 전력은 일단 막강하다. 구리는 “재작년 대회에서 주장으로 출전해 이창호에게 패해 우승컵을 내줬다. 이번에야 말로 내 손으로 직접 우승하고 싶다.”며 적극 주장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다만 구리가 농심신라면배에서는 이세돌처럼 보여준 것이 없다는 점이 관건이다. 따라서 의외로 이세돌-구리의 대결이 아니라 이창호-창하오의 대결이 에이스간 대결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혈전 4일 후, 판도가(에) 변화올까?

한 가지 예상 못한 변수도 있다. 중국으로서는 한국을 독대하기 이전에 다카오신지를 먼저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의외로 맘을 비운 다카오가 선전해 준다면 이러한 빅매치는 공염불이 될 수 도 있다. 한국으로서는 중국과의 전면전을 생략하고 ‘손쉽게’ 승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농심신라면배 영웅 이창호와 대회 첫 출전의 기회를 잡은 이세돌의 합작 우승이냐, 아니면 작년대회에서 15년 숙원을 푼 창하오와 구리 투톱이 이끄는 중국의 2연패냐. 이후의 한·중·일 패권 구도까지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건곤일척의 승부임에 틀림없다. 4일간의 열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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