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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씨배]

'이-최'에게 잉씨배는?

바둑 인생의 전환점, 제6회 잉씨배 결승5번기

정연주2009-03-06 03: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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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답게 끝내기에서, 최철한 답게 난전에서 서로를 이겼다.
앞으로 바둑 인생의 전환점이 될 잉씨배를 두 기사는 원점으로 장식했다.


이창호에게 잉씨배는?

"일단 열심히 해서 우승을 하고 싶어요. 한국 선수랑 대국이니 심적 부담없이 편해요. 우승을 해야지. 방법이 없어요."
딩동댕. 정답이다.
우승을 해야지 방법이 없을 정도로 이창호에게 잉씨배는 중요하다.

한·중·일을 통틀어 세계대회 타이틀을 가장 많이 획득한 이창호가 벌써 4년 넘도록 타이틀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빠져 마이너 대회격인 대만의 중환배에서만 정상에 올랐을 뿐, 준우승만 5번 차지했다. 게다가 승승장구하는 이세돌과 1인자 논쟁까지 벌이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전성기 기량을 의심 받게 될 즈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잉씨배를 통해 찾아왔다. 우승 제조기였던 이창호는 이제 정상 트로피에 갈증이 났을 것이다. 건강이상설 등으로 하향세를 보이던 이창호가 잉씨배와 춘란배 결승에 오르며 건재함을 입증한 것. 4년만에 차지하는 세계 타이틀이 4년에 한 번 열리는 잉씨배라면 더욱 좋겠다. 잉씨배는 4회(2001년)에 우승을 차지해 인연이 있다.

이창호에게 잉씨배는 재도약.


최철한에게 잉씨배는?

"지금은 아주 중요한 대회로 꼭 넘어야 될 관문이라고 생각해요. 꼭 이기고 싶어요."
딩동댕. 정답이다.
최철한에게 꼭 넘어야 될 관문, 잉씨배다.

이창호와 번기대결을 6번 겨뤄 2번이나 앞선 최철한. 2004년 국수전에서 이창호 아성을 무너뜨린 최철한은 기성전과 GS칼텍스배에서 펀치를 날리며 천적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하지만 최철한 기류에 이상이 생긴 것은 2004년 12월에 시작해 2005년 3월에 끝난 잉씨배 결승전에서 창하오에게 1승 3패로 져 준우승에 머물면서다.
급격한 상승세 만큼 하향세 속력도 빨랐다. 1회 부터 우승을 놓치지 않았던 한국이 처음으로 우승을 중국에 빼앗겼고 바둑팬들의 비난도 최고를 달렸다. 당시 심하게 가슴앓이를 했다고 알려진다.

잉씨배 준우승 이후 잠복기에 들어섰던 최철한에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잉씨배를 통해 찾아왔다. 작년 초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제6회 잉씨배 결승 진출과 2008 바둑대상 승률상(76.12%)을 차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게다가 3년 2개월간 숨죽였다 얼마 전 입신최강전에서 무관을 벗어던졌다.

최철한에게 잉씨배는 재도약.


개인적으로 잉씨배에 같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두 기사. 이쯤에서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볼까. 지난 8월, 결승에 오른 뒤 타이젬 단독 인터뷰 내용이다.

이창호. "글쎄,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작년에도 최철한 9단이 성적이 나빴어요. 저랑 같이 슬럼프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그런면에서 결승에 같이 올라간 것이 반가워요. 좋은 후배니까 결승전에서 만난 것이 즐거워요."

최철한. "예전하고 기풍이 많이 변하셔서 천적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요. 저도 많이 변했고요. 그런 수식어 말고 처음 둔다는 생각으로 임하려고요. 국수전이나 GS칼텍스배 등에서 이창호 9단에게 배운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둬나갔어요. 그리고 이기다 보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좋은 영향을 받았죠. 지금은 아주 중요한 대회로 꼭 넘어야 될 관문이라고 생각해요. 꼭 이기고 싶어요."

승부사에게 재도약이라는 단어는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활력소다. 싱가포르 대첩의 숨막히는 마지막 혈전을 어느 때 보다 활기차게 준비하고 있을 두 기사.
바둑팬도 역사적인 심장 싸움을 지켜보려면 하루쯤 몸보신(?)을 해둬야하지 않을까. 재도약 발판의 분수령이 될 결승5번기 제3국은 3월 7일에 열린다. 하루만 기다려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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