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리 9단과 조한승 9단의 대국 모습.

이세돌 9단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한 조한승 9단이 구리 9단과 제1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5번기 제1국을 치르고 있다. 고재희 7단의 입회로 대국은 시작됐고, 돌가리기 결과 조한승 9단이 흑을 쥐었다.

5월 1일 저녁 7시, 대국이 열리고 있는 바둑TV 스튜디오에는 결승전 답게 한국기원 직원과 비씨카드 대회 담당자를 비롯해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이날 바둑TV 해설은 유창혁 9단과 중앙일보 박치문 전문위원이 맡았다. 

박치문 위원은 이번 결승전에 대해 "대국에 갖는 부담은 구리 9단이 더할 것이다. 오히려 조한승 9단은 강자를 만나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말하며 "조한승 9단이 결정적인 승부에 약한 것이 아쉬운 점이다. 결승 1, 2국에서 무조건 1승을 거둬야 우승할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타이젬에서는 대국실 전서버에서 김만수 7단이  조한승 9단과 구리 9단의 대국을 문자해설하고 있다.

[오후 9시] 마지막 초읽기에 들어간 조한승 - 구리 5분 남아 
어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포츠칸 엄민용 기자와 한국일보 박영철 바둑전문기자는 돌가리기 결과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하며, 쉽게 두기 위해서는 흑을 쥐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돌가리기에서는 조한승 9단이 흑을 쥐었다. 그러나 현재 구리 9단의 싸움에 말려 고전하고 있다.

상변에서 패가 나 조한승 9단에게 위기가 찾아온 듯 했으나 일단락 됐고, 현재 조한승 9단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구리 9단은 강자다운 강수를 두고 있다. 다음은 유창혁 9단과 박치문 위원의 해설이다.

"난전이 벌어지면서 조한승 9단이 고전하고 있다. 조9단의 바둑스타일을 벗어나 전투를 좋아하는 구리 9단에게 편한 바둑이 되었다. 구리 9단은 상변에 집을 많이 지었으나 조한승 9단은 15집 정도를 만들었다."

"구리 9단이 제한시간 5분이 더 남은 만큼 여유도 더 있을 것이다. 현재 조한승 9단이 좌변이 엷고 당할 곳이 많아 덤을 넘기기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구리 9단이 거의 이긴 승부에서 진 적도 많아 조한승 9단은 이런 기회를 노려봐야 할 상황이다."

▲ 구리 9단과 조한승 9단이 복기를 하고 있다.

[오후 9시 40분] 구리 9단 선승, 조한승 아쉽게도 불계패
유창혁 9단은 이날 대국에 대해 "조한승 9단이 난전에 약한 모습을 보였고, 내용 자체가 조9단이 싫어하는 바둑이었다. 포석이 승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예상했는데 이 대국은 작전실패다."라고 평했다.

내일 열릴 제2국에 대해서는 "조한승 9단이 백번인데 백으로 더 잘 두는 기사다. 구리 9단도 흑을 좋아하는데 두 기사가 서로 좋아하는 돌을 쥐고 과연 어떤 승부를 펼쳐질지 기대된다."며 "2국 역시 초반이 승패의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승리한 구리 9단은 인터뷰에서 이날 대국에 대해 "중반과 끝내기에서 실수가 있었다. 행운으로 승리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승리를 확신한 부분은 중반이라고 말했고, 초반에 승기를 잡지 못했으면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결승전에 대한 부담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수 한수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말했고, "우승에 대한 자신감은 있지만 앞으로 대국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음 대국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대회 이모저모① - 조한승 '비씨의 태양'을 잡을 수 있을까?

대국장 모습을 사진으로 살펴본다.

▲ 대국 전 인사를 하고 있는 두 기사.

▲ 대국장에 모인 취재진 들.

▲ 구리 9단.

▲ 조한승 9단.

○…대회 이모저모② - "내가 응원하면 반드시 구리가 이긴다."

구리 9단의 친구인 라이디(赖迪) 씨가 중국에서 어제(4월 30일) 오후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2001년 한중신인왕전 때도 직접 대국장에 찾아가 대국을 지켜봤다고 말한 라이디 씨는 이번에도 내가 응원왔으니 구리 9단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 구리 9단의 친구 라이디 씨와 위빈 9단, 루이·장주주 부부가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라이디 씨와의 인터뷰를 옮겨본다.
- 구리 9단과 친구라고 들었다. 어떻게 한국에 오게 됐는가.
친구가 한국에서 결승전을 한다고 해서 응원을 왔다. 어제 위빈 9단, 씨에루이 기자와 함께 한국에 도착했다. 중국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휴가를 내고 왔다.

- 한국에 온 적은 있었는가. 어떤 느낌이었는지.
오늘 구리는 숙소에서 쉬었고, 위빈 9단, 씨에루이 기자와 경복궁에 다녀왔다. 굉장이 깨끗하고 사람들의 인상이 좋다. 국민들이 매우 열정적이게 보인다.

- 구리 9단과 어떻게 만났는가.
초등학교 때 친구다. 어릴 때 구리는 중국에서 소년대회 챔피언이어서 이미 바둑으로 이름을 알렸었다. 내 기억으로 1994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니어바둑대회 결승에서 구리와 조한승 9단이 바둑을 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구리가 이겼었다. 그 다음해 구리와 나는 학교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다.

- 중국에서도 응원을 자주 갔었는가.
2001년도에 대학교 입학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조한승 9단이 중국에 온 적이 있다. 한중신인왕전이었는데 그 때도 응원을 갔었다. 구리는 내가 응원을 하면 반드시 이긴다. 이번에도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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