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승 9단과 구리 9단의 대국 모습.

결정적인 승부처가 다가왔다.

어제(1일) 1패를 안고 제2국에 나서는 조한승 9단. 세계대회 4관왕 구리 9단에 맞서 힘도 써보지 못하고 1국을 내주고 말았다. 잠시 후 저녁 7시에는 승패에 관여를 하지 않지만 주도권 싸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결승 5번기 제2국이 열린다. 과연 조한승 9단이 소중한 1승을 거두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놓을 수 있을지 바둑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한승 9단은 대국 전 1, 2국에서 1승만 거두어도 우승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만약 구리 9단에게 또 1승을 내주면 3:0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어 조9단의 입장에서는 이번 제2국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판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구리 9단은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날 대국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여진다.

유창혁 9단은 "조한승 9단이 포석단계부터 잘못두었다. 작전의 실패다." 라며 "제2국에서도 마찬가지로 포석이 승패를 갈라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9단은 또 조한승 9단에게 "승리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편한 바둑으로 짜야한다. 절대 구리 9단의 싸움에 말려서는 안된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타이젬에서는 김만수 7단이 전 서버에서 해설하며, 대국 상황과 현장(바둑TV 스튜디오, 한국기원) 소식을 속보로 전할 예정이다.

▲ 왼쪽부터 위빈 9단, 씨에루이 기자, 구리 9단.

[오후 7시 30분] 위빈 "포석이 비씨카드배 32강전 구리vs이원도 대국과 같아"

드디어 대국이 시작됐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위빈 9단과 씨에루이 기자, 구리 9단의 친구 라이디 씨가 대국장을 찾았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과 이정원 3단은 조한승 9단에게 잘하라며 짧게 인사를 건낸 뒤 해설장으로 들어갔다.

다음은 중국의 단장으로 온 위빈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다.

- 어제 대국을 어떻게 보았는지.
대국 시작 직후 난전이 일어났다. 구리가 전체적으로 잘 두어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 포석에서 구리 9단이 우위를 차지했는데 오늘 대국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현재 진행상황을 보면 32강전에서 구리가 이원도 2단과 둔 바둑의 포석과 똑같다. 아마도 구리 9단이 연구한 포석일 것이다. 당시 중반에 위험했었는데 대국 후 복기를 통해 공부한 것 같다. 구리 9단이 변화를 모두 알고 있어 나쁘지 않은 듯 보인다.

- 대국 전 구리 9단에게 어떤 말을 전했는가.
기술적으로 이제 나는 구리 9단보다 못하다. 그래서 조한승 9단은 강한기사니까 끝까지 방심하면 안된다고 충고했다.

- 현재 구리 9단이 세계대회 4관왕으로 이세돌 9단과 이창호 9단을 넘어섰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상황은 그렇지만 지금까지 열린 세계대회 타이틀 수를 비교하면 아직도 모자라다. 한국을 넘어섰다고 볼 수 없다. 구리가 대략 16번 우승을 하면 그 때는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저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중국바둑이 더 발전되었다는 것이고, 최근 구리가 세계대회에서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

▲ 제2국은 조한승 9단이 백을 쥐었다.

[오후 8시 20분] 조한승 "서두르지만 마라"
현재 83수까지 두어졌다. 초반 포석이 연구되어 조한승 9단이 밀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잘 싸워주고 있다. 좌상귀 6점이 거의 죽은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하변에 큰 실리를 차지할 수 있는 형국이다. 1국의 패배를 되새겨 싸움보다는 중후반에 약한 구리 9단의 약점을 노려봐야 한다.

유창혁 9단은 현재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흐름은 조한승 9단이 약간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집으로는 둘만하다. 좌상귀를 움직여 서둘러 싸우기보다 두텁게 두면서 길게가야 승산이 있다. 초반에 망하면 기회도 없다. 약간 기분나쁘지만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서두르지만 않으면 된다."

[오후 9시] 조한승 승리 예감, 구리 실속없는 공격
131수까지 두어진 결과 구리 9단은 중앙 백 돌 공격을 시도했지만 잡지도 못하고 득을 보지도 못했다. 반면에 조한승 9단은 우상변 실리를 차지했고 좌하귀도 큰 집을 차지했다. 유창혁 9단은"구리 9단이 너무 빨리 둔다. 형세는 흑 45집, 백 40집인데 진행 상황을 보면 덤을 넘기기 힘들어 보인다. 조심스럽지만 조한승 9단의 승리를 예상해본다."고 전했다.

[오후 9시 45분] 조한승, 구리 꺾고 1승 - 승부 원점으로
조한승 9단이 구리 9단을 물리치고 소중한 1승을 거뒀다. 승부는 1:1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내일(3일) 저녁 7시에는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제3국이 열릴 예정이다. 잠시 후 조한승 9단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 승자 인터뷰를 하고 있는 조한승 9단.

[오후 10시] 승자 인터뷰 / 조한승 "이겨서 기분 좋다"

- 승리 소감을 말해달라.
어제 져서 혹시나 3:0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겨서 기분이 너무 좋다.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최선을 다해 열심히 대국에 임하겠다.

- 오늘 대국은 어땠는지.
초반에 우변 타개가 잘되어서 괜찮았지만 어려운 바둑이었다. 나중에 백이 실리가 많이 이길 수 있었다. 중앙 백 대마는 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구리 9단이 공격을 해오자 불안한 마음이 생겼었다.

-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다면.
대회가 워낙 빨리 진행되어 따로 준비하지는 못했고, 구리 9단의 기보를 놓아본 것이 전부다.

- 아쉽게도 첫 대국에서 졌는데 많이 좋지 못했는가.
초반에는 잘 풀어갔다고 생각했는데 우변에서 소탐대실하는 바람에 나빠졌다. 그 뒤에도 상변에서 무리를 했다.

- 내일(3국) 세 번째 대국이 펼쳐진다. 각오를 듣고싶다.
다행이 1:1이 되었다. 구리 9단이 어려운 상대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둔다면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결승 5번기 대회 이모저모① / 중국에서도 비씨카드배는 인기 많아!

▲ 타이젬에 중국소식을 전하고 있는 씨에루이 기자가 구리 9단의 대국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씨에루이 기자는 "현재 중국도 이 대회에 관심이 많다. 어제 구리 9단이 승리한 이후 여러 언론매체에 보도가 되었고, 바둑 팬들의 응원메시지도 수백개가 달렸다."고 말했다.

○…결승 5번기 대회 이모저모② / 사진으로 보는 결승 2국

▲ 대국이 끝난 뒤 복기하는 두 기사.

▲ 장하다 조한승.

▲ 위빈 9단 "어제 이겼으니까, 내일 더 열심히 해"

▲ 위빈 9단 "한승이 인터뷰 하잖아~ 졌으면 빨리 돌 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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