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기성 명인 본인방은 대삼관이라 부른다. 상금 액수는 기성전이 4200만엔(5억 3247만원, 2009년 5월 12일 외환은행 기준), 명인전이 3700만엔(4억 6908만원) 본인방이 3200만엔(4억 569만원)이다. 이 가운데 명인전은 구 명인전 14기와 현 명인전 33기를 포함해 47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명인 타이틀 보유 횟수를 보면 조치훈 9회로 단독1위, 고바야시고이찌와 린하이펑이 각각 8회로 공동 2위, 오오다께히데오·요다노리모토·장쉬가 각각 4회로 공동 4위다. 명인전은 9명이 본선 풀리그전을 두어 이 가운데 상위 6명이 리그에 남고 3명은 탈락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일본기사들에게는 ‘황금의자’라고 부를 만큼 경쟁이 치열한 기전이다. 허용 시간은 도전기가 각자 8시간이고 리그전은 5시간이어서 뇌의 순발력이 떨어지는 중년 기사들도 체력만 뒷받침이 된다면 충분히 성적을 낼 수가 있다. 이것은 최근 속기가 대세인 한국 바둑계에서 중년 기사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버리는 것과 대조를 보인다. 타이젬에 접속하는 일본 기사 가운데 detective는 상당한 기량의 소유자다. 그는 7단에서 20전 전승으로 가볍게 승단했지만 9단 첫 대국에서 한국의 Sharp(P)에게 패했다. detective는 약 3년 동안 82승 28패로 승률 74.5%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detective는 탐정, 형사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 단어를 보니 한 때 타이젬에서 강자로 이름을 날렸던 바둑검찰이라는 아이디가 떠오른다. 혹시 둘은 다른 아이디로 접속해서 두었거나 이벤트 대국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세계대회에서 자주 마주쳤을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탐정이나 형사는 조그만 단서로도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또한 그들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없는 천리안을 지니고 있다고 볼 때, detective는 형세를 읽는 눈과 번개 같은 수읽기를 포함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국면에서 이를 헤쳐나가는 능력이 비범하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잠깐 일본 바둑과 관련된 것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40~50대 아마강자나 프로기사들은 일본 명인전 전집 시리즈를 탐독했다고 한다.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바둑은 세계 최강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기보를 연구하는 것은 좋은 공부 자료였다. 1973년에 초판 발행됐던 이 책들은 명예국수였던 고(故) 조남철 九段이 썼다. 그는 책 머리말에서 “한국에도 각종 기전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명인전 전집을 내는 것을 놓고 고민했다. 그리고, 명인전의 도전 7번기는 최고의 주옥 같은 기보로 이것을 혼자만 알기에는 너무나 아까워 후진들에게 내가 이루지 못한 세계 정상을 달성할 수 있는 교량적 구실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명인전 전집은 도전기를 두는 두 기사의 국후 감상과 명인전 해설자였던 우칭위엔 선생의 깊은 혜안(慧眼)을 엿볼 수 있어서 책의 완성도를 더해주고 있다. 15년 후에 후배인 조훈현 九段이 제 1회 응씨배 세계바둑 선수권전에서 우승해 그의 소원을 이루었다. 나는 16년 전 바둑을 배우고 싶어 A 바둑도장에 몇 차례 나간 적이 있었다. 그 때 알게 된 H는 가방 안에 명인전 전집의 후속편인 위기기성 명인전 시리즈 편을 들고 다니면서 차 안에서도 독서를 하곤 했다. 그는 “고바야시고이찌 九段을 좋아한다.”며 해맑게 웃었다. H는 촉망을 받는 기재를 지녔지만 입단을 하지 못하고 한동안 자유인으로 지냈다. 몇 년 전 H가 일본에서 문을 연 바둑 도장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 흐뭇했다.
일본의 바둑은 세계대회에서 한국과 중국에 계속 밀리고 있지만 그들의 바둑 시스템은 잘 갖추어져 있다. 바둑의 해외 보급 활동을 살펴보더라도 일본의 위상은 높다. 그리고, 일본기원 홈페이지(www.nihonkiin.or.jp)를 방문해 보면 그들이 왜 문화 선진국인지 깨달을 수가 있다. 언젠가 조훈현 九段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이 일본에 비해 세계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일본의 바둑 인프라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고 말했다. 얼마 전 은퇴를 선언했던 문용직 五段은 “일본의 경우 1607~1854년까지 81종의 책이 출간됐다. 그것도 독자적인 연구 성과를 수록한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고 술회했다. 그는 또 “일본서적 가운데 ‘수습대사전’은 수십 년 동안 자료를 모으는 수고 없이는 절대 이룰 수 없는 작업이다. 그리고, 현대 한국 바둑의 뿌리는 허약하다. 일본 바둑 책을 보고 배운 것이 우리의 바둑이다.”라고 고백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detective의 기풍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발빠르게 두기보다는 두텁고 숨이 긴 바둑을 둔다. 둘째, 모양 감각이 뛰어나고 노림수가 강하다. 셋째, 낙관파이고 속기가 세다. 넷째, 기세를 중시하고 끝내기가 빈틈이 없다. 다섯째, 기본기가 탄탄하고 신수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여섯째, 자기 수양이 잘 되어 있어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다. detective의 110국 가운데 타이젬의 인기 ID와의 전적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detective vs daxiang = 7 대 3 2. detective vs xxoopp = 5 대 0 3. detective vs xiaohaha = 3 대 1 4. detective vs thestar = 3 대 1 5. detective vs xibuch = 3 대 0 6. detective vs mijiaer = 2 대 1 7. detective vs sxkr = 2 대 1 8. detective vs ysqs = 2 대 0 9. detective vs icaoicao = 1 대 2 10. detective vs ms966 = 2 대 3 그 외에 GoldHammer, GGGO, lfhs, anchampion, officer, god_dragon, 안부산, 절대점,·4k_grubby, KODOMO 에게는 각각 1승씩을 거두었다. 지금까지 분석해본 결과 detective는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해본 경험이 있는 일본기사인 것 같다. 그는 수백 년 동안 축적된 일본의 바둑 서적을 몇 차례씩 반복해서 공부함으로써 기본기를 다졌고, 태풍과 쓰나미에도 동요하지 않는 강한 근성과 일본의 무사정신을 지닌 기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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