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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배]

철이와 지은이

제1보(1~39)

진재호 바둑평론가2009-06-19 15: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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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단 박지은(P)  ○ 철이(P)9단 
제1보(1~39) 철이와 지은이

 

철이와 지은이-.

마치 초등교과서의 제목 같다. 왜 ‘영희야, 철수야, 바둑아. 이리 오너라’ 식의 제목들 있잖은가.

 

타이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두 사람이 동양증권배 16강전에서 만났다.

 

철이는 이미 알다시피 2009년 상반기 타이젬 대국실을 뜨겁게 달구었던 ‘제2의 龍飛虎’, ‘제2의 不勝小年’을 넘어 ‘철이가 대세’임을 인정하게 하는 초강자. 박지은은 한국여자 최초의 9단으로서 타이젬에서 실시해온 각종 이벤트에 자주 등장하며 다년간 초절정 인기기사.

 

이번 동양증권배에 박지은은 ID를 사용하지 않고 본인의 이름을 걸고 이 대회에 출전했다. 지금까지 서봉수, 대만의 저우쥔쉰 등이 실명을 걸고 출전했지만 타이젬32강은 그들에게도 ‘넘사벽’이었다. 그러나 삼세번이라고, 박지은은 처음으로 실명 출전한 기사 가운데 16강에 올랐고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16강에서는 대만선수에게 기권패를 거두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16강전이 첫 대국인 셈이다. 하지만 박지은 9단은 16강전에서 강자로 소문난 '철이(P)'와 만나 이번 대국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철이(P)'는 '4k_grubby', 'daxiang', 'lxlx', 'hua', 'heibeil' 등 중국의 고수들을 차례로 꺾었다. 철이(P)는 09년 2월6일 등장한 ID로 최근까지도 80%대의 승률을 과시하고 있다. 그것도 최강 9단진만 상대로 해서 8할이면 야구에서 4할대 30승 투수에 비견되는 ‘레전드.’

 

자, 기대되는 바둑으로 들어가자.


 

실전

 

흑이 박지은이다. 흑1,3,5는 오랜만에 보는 중국식이다. 과거엔 낮은 중국식으로 불렸는데 높은 중국식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중국식’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진 포석이다.


박지은이 철이를 의식하는 ‘곱상한’ 포진으로 나온다. 백6으로 걸쳤을 때 하변 8쪽에서 협공을 할 수도 있다.


또한 백12로 옆구리는 붙였을 때 흑13,15로 고답적인 수를 등장시킨 것도 그렇다. 요즘 초유행을 다고 있는 식이라면 15로 밀어가기 보다는 23으로 꽉 잇는 정석이 쓰이는데 말이다. 하긴 노래방에서 꼭 유행하는 노래를 선택해야 할 필요는 없다. 자기가 잘 부르는 노래를 선택하면 될 일.


백22로 잽을 던지고 백26으로 손을 돌린다. 과거 같으면 백22로는 ‘가’로 귀를 막아두는 것인데, 발 빠르게 실전처럼 둘 수도 있다.


벌써 끝내기 바둑이다. 뭐 딱히 어려운 곳도 없이 바로 집 차지가 다 끝났다. 흑29로 박지은은 비좁은 곳을 들어가며 전투본색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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