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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단 daxiang ○ 9단 철이(P) 제2보(121~166) 침묵을 깨는 소리 ‘쇼당!’ 워러의 일기 어제 “건배!” “쿨하게!” 라고 제목을 써 놓으니까 유저 한분이 내용과 제목이 전혀 매치가 되자 않는다고 사연을 전해 온 바, 그 연유를 말씀드리자면-. 파리넬리 ‘원석’님을 포함해서 일행은 DJ가 있는 막걸리집에서 한잔하고 있었다. 파리넬리의 곡이 있을지 궁금하던 차에 그의 히트예정곡 ‘쿨하게’와 ‘천지애’를 신청하기로 했다. 설마 노래가 있을까 싶기도 하여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아닌 게 아니라 DJ가 원석씨의 ‘쿨하게’를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일행은 기쁜 마음에 잔을 채우고 워러의 건배제창에 일행이 노래제목 ‘쿨하게!’를 위친 것이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다 쓰려고 제목을 일찌감치 달았는데, 글이 길어지다 보니 줄여야 했고, 그래서 제목만 남겨둔 상황이 된 것이다. 각설하고-, 역시 당구의 꽃은 마지막 옵션 가락을 칠 때이다. 200당구라면 20개를 놓으면 되고 300당구면 30개를 치면 된다. 그러나 마지막 옵션은 잘 치는 사람이나 못 치는 사람이나 똑같은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어떤 종목이든 통상 상수가 이기게 되어있는데, 당구의 경우는 몇 개를 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마지막 가락구에서 하수는 상수를 제압하기 어렵게 되어있다. 그런데 승부가 묘한 것은 우리가 본 길대로만 당구공은 굴러가지 않는다는 데 그 묘미가 있다. 마지막 옵션 가락구. 그냥 가락구보다 옵션 가락구를 칠 때 더 시간이 걸리고 더 긴장이 된다. 평소에는 “아까비!” “사장님 나이스!” 하고 촐랑대지만, 상대가 ‘각기다마’에서 마지막 가락구를 넣을 때쯤이면 침 넘기는 소리만 ‘꼴깍꼴깍’나곤 한다. 워러도 두어번 그냥 놓쳤다. 그러나 상대방들은 하루살이 인생을 사는 듯 장기적인 계획을 짜지 못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워러의 후루꾸가 언제 들어갈 지 모르는 고로 오금이 저려있어서 자기 다마수를 빼지를 못하는 것이다. '결국 날 사람은 워러밖에 없는 구나.' 그런데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나의 앞 순번이 치기 좋게 공을 세워주어야 다음 순번 워러가 가락을 날 수 있다. 워러의 앞 순번은 다른 아닌 1000다마 김작. 그는 이미 십수개를 남겨놓은 마당이라 아무리 1000다마라고 해도 단번에 옵션까지 통과하며 날 수는 없다. 그때 승부사 김작이 외친다. “쇼당!” 이 무슨 고스톱판에서나 들을 법한 소리가 아닌가. 애기인즉, 쇼당을 받아주면 자신이 좋은 공을 줄 것이니 본전을 돌려달라는 애절한 부탁을 한 것. 처음은 워러가 단호히 쇼당을 안 받는다고 했다. 자력으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건방진 120!' 그러나 두어번 가락이 들어가지 않자, 이번에는 쇼당을 받아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거짓말 같이 쉬운 마다가 워러 앞으로 쪼르르 굴러나와서 선다. 보나마나 통가락이다. 억수로 쉬운 포맷을 억수로 어렵사리 워러의 특기 쫑다마로 결정을 짓고 말았다. 그제서야 터져나오는 탄식들-. 어쨌든 우승상금에 5만원에 손을 대는 워러. ‘흐흐흐흐…’ 심봤다! 이리하여 행주산성에서의 당구시합이 끝이 났다. 1차전이었다. 2차전도 있긴 있는데... 아 참! 김종서작가님이 나중에 신신당부한 말이 있었다. 1000다마가 120다마에게 쇼당을 붙인 것은 승부사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혹시 ‘워러의 일기’에 당구얘기를 쓰더라도 이 장면만은 쓰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김작님은 1000다마가 넘사스럽다는 것이었다. 그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꼭 안써야지.
바둑으로 돌아와서-. 흑1,3으로 잔 끝내기가 들어간다. 여기서는 관상으로 보아도 큰 싸움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이미 철이가 우세한 느낌이다. 백10으로 일선에 젖혔다. 평범한 끝내기처럼 보이지만 나중 백14로부터 귀에 수단이 생기게 된다. 또한 백18로 터를 넓히자 중앙에서 계산치 않았던 백 집이 또 불어난다. 역시 철이의 후반은 타젬고수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장르가 된다. 보라. 흑29,31이 백 집 생기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수들이지만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한 수들은 아니지 않는가. 마지막 결정타를 날린다. 백40이다. 흑41로 받을 수밖에 없을 때 백42를 선수로 끝내기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대견한 일이다. 이래서는 바둑이 싸운 것도 없는 가운데 백이 스스로 앞서간 형태로 끝을 맺는다. 철이는 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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