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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날아라' 김승재, '날려라' 원펀치

3/4분기 프로기전 결산보고

이정환2009-10-02 16: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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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영웅 '강동윤'

기자생활을 4년 가까이 하다보니 1년 동안 열리는 바둑대회 스케줄을 한 번에 읊을 정도가 되었다. 한국기원과 후원사 사정에 따라 대회가 연기되거나 앞당겨지기도 하지만 두 달 이상 차이가 벌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국내대회의 본선과 같은 세부적인 일정은 매번 확인해야하지만 굵직한 세계대회 등은 쉽게 뇌 속에서 끄집어낼 수 있다.

7월에는 항상 후지쯔배 결승전이 열린다. 매년 바뀌지 않고 열리기 때문에 다른 대회와 달리 7월이 되면 자연스레 한국기원에 후지쯔배에 대해 묻곤 한다. 2년마다 열리는 도요타덴소배도 결승전이 항상 1월에 열려 새해의 시작을 알려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대회가 되어 안타깝다.

올해 역시 6월 말부터 후지쯔배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강동윤이 세계대회에서 처음으로 4강에 올라서 큰일을 낼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다. 이창호에게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고 지난해 연말 농심배 ‘5연승 달성’이 세계적인 기사로 발돋움할 때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강동윤은 준결승에서 박영훈을 꺾고 이창호와 우승을 다투었다. 당시 강동윤은 기대주이긴 하지만 세계대회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던 기사여서 반신반의했다. 이 가운데 이창호에게 상대전적이 좋은 것 하나 때문에 희망을 걸 수 있었다.

결국은 강동윤이 해내고 말았다. 이창호에게 승리하면서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인터넷 바둑사이트와 신문사는 앞 다퉈 강동윤의 우승 소식을 보도했다. ‘이제는 강동윤의 시대가 왔다’고 할 정도로 하반기에는 모든 초첨이 강동윤에게 맞춰질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바둑신동' 김지석, 드디어 해내다!

7월이 강동윤의 후지쯔배 우승에 집중되었다면 8월은 김지석에게 모든 관심이 쏟아졌다. ‘바둑신동’이라 불리우며 어려서부터 큰 주목을 받았지만 입단 후 한 번도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했던 김지석이 드디어 이창호를 꺾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8월은 강릉세계청소년바둑축제가 열려 바둑기자들은 모두 강릉으로 향했다. 축제는 10일부터 13일까지 열렸고 12일에 물가정보배 결승 1국이 예정되어 있어 끝까지 강릉축제를 참관하지 못했다. 최소 인원만 강릉에 남기고 나머지는 한국기원(성동구 홍익동)에서 열리는 결승전을 지켜보기 위해 서울로 떠났다.


▲ 우승을 확정지은 뒤 복기를 하고 있는 김지석.

당시 김지석은 승률 84%로 각종 대회 본선에 올라있었다. 승률, 다승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어 기세가 등등했다. 이에 반해 이창호는 승률이 64%로 평균을 유지했다. 잉씨배, 바둑왕전 결승전과 비씨카드배 본선 등 비중이 큰 대국만 치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전적은 김지석이 5전 전패였다. 과연 이를 극복하고 우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김지석은 상대전적의 열세를 극복하고 2-0으로 타이틀을 따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김지석은 "졌어도 본전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최종국까지만 갔으면 하는 바램이었다."며 겸손함을 유지했다.

7, 8월 두 달 사이에 강동윤과 김지석은 각각 후지쯔배와 물가정보배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하반기 기대주로 떠올랐다. 또 나란히 국내 최대상금을 자랑하는 명인전 본선리그 같은 조에 속해 상승세인 두 기사의 싸움에 많은 바둑 팬들은 기대를 걸었다.


▲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지석 5단.


한국바둑이 위기라고?

9월에는 항상 삼성화재배가 열린다. '별들의 전쟁' 삼성화재배는 프로기사라면 누구나 꿈꾸고 있는 대회로 여느 시합과 달리 팽팽한 긴장감이 맴돈다. 올해는 공식 대회 명칭을 세계바둑오픈에서 월드바둑마스터스로 변경하고 '더블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 방식의 패자 부활제도를 도입하는 등 큰 변화를 주었다.

우리나라는 와일드카드 조훈현을 비롯해 15명의 기사들이 출전했다. 중국이 13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통합예선 통과자가 없는 일본은 국가시드로 3명이, 대만도 마찬가지로 국가시드 1명이 이번 대회에 나섰다.


▲ 삼성화재배에 참가한 32명의 기사들.

대회는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펼쳐졌다. 첫 날은 전초전 격으로 1승자와 1패자를 가려냈다. 1승자는 둘 째날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고 1패자는 탈락 위기에서 벗어나야하는 부담이 생겼다. 우리나라는 첫 날 6명이 승전보를 전했고, 둘 째날 이창호와 최철한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중국은 무려 5명이 16강에 올랐다. 일본은 야마시타게이고가 유일하게 승리했다.

마지막 날에는 박영훈, 허영호, 송태곤이 16강에 올랐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총 5명이 16강에 진출했다. 아쉽게도 강동윤, 홍성지, 박정환 등은 중국에게 패해 탈락했다. 중국은 한국의 유망주들을 차례로 꺾고 5명이 승리해 우리나라의 두 배인 10명이 16강전에 나서게 됐다.

열흘 뒤에는 정관장배가 중국에서 열렸다. 우리나라는 박지은, 김혜민, 박소현, 윤지희, 김윤영이 출전했다. 4국이 열리는 이번 시합에서 김윤영과 윤지희가 차례로 나섰지만 중국의 왕천싱에게 모두 패해 탈락했다. 왕천싱은 3연승을 거두고 제4국에서 일본의 아오키기쿠요에게 패했다.

중국 3승, 일본 1승으로 1차전은 끝이 났다. 우리나라만 2명이 탈락하면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삼성화재배도 우리나라는 5명밖에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중국은 무려 10명이나 진출했다. 이를 지켜본 바둑 팬들은 중국의 강세가 예전같지 않다면서 한국의 분발을 촉구했다.


■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전 대진표



▲ 홍성지 7단을 물리치고 명인전 결선진출에 성공한 김승재 3단(왼쪽).

'날아라' 김승재, '날려라' 원펀치

강동윤와 김지석의 7, 8월의 '핫이슈' 였다면 9월은 김승재와 원성진이 이슈로 떠올랐다. 두 기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37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에서 나란히 결선 4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이들은 각각 속해 있는 A, B조에서 이창호, 강동윤, 김지석 등을 제치고 4전 전승으로 가장 먼저 결선행 열차에 올랐다.

세계대회가 열리는 중간에 명인전 본선리그는 매주 화, 목요일에 쉬지 않고 열렸다. A조는 강동윤, 김지석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기사들과 홍성지, 김승재, 서건우, 안성준이 속해 있다. 김승재는 강력한 결선진출 후보인 강동윤에게 첫 승을 거두고 홍성지, 서건우, 안성준을 차례로 꺾고 결선에 안착했다.

김승재는 2006년에 입단해 이듬해 신예연승최강전 우승, 신인왕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선배기사들을 제치고 최강신예로 떠올랐다. 올해는 비씨카드배, LG배, 농심배, 천원전, 명인전 등 6개 본선에 진출해 있으며, '하반기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 결선에 오른 원성진 9단. 한상훈 4단과의 대국 모습.

지난해 동률재대국에서 패해 아쉽게도 명인전 결승진출에 실패한 원성진은 올해 4전 전승을 거두고 B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B조는 현재 이창호, 한상훈, 최명훈이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2승 1패의 이창호가 결선진출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 제37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본선리그 대진표

A조
강동윤
김지석
홍성지
김승재
서건우
안성준
강동윤
-
X
X
X
김지석
-
X
X
X
홍성지
O
O
-
X
김승재
O
O
-
O
O
서건우
O
O
X
-
O
안성준
O
X
X
-


B조
원성진
이창호
한상훈
최명훈
윤성현
안형준
원성진
-
O
O
O
O
이창호
-
O
X
O
한상훈
X
-
X
O
O
최명훈
X
X
O
-
윤성현
X
O
X
-
X
안형준
X
X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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