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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배]

先作九十家者必敗

제2보(1~46)

진재호 바둑평론가2009-10-05 19: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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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단 arrowmint(일본)  ○ 9단  allKO(P)(중국)

제2보(1~46) 先作九十家者必敗

arrowmint라는 말은 단일한 의미로 쓰이는 것은 아니고 조어(造語)인 듯하다. 액면그대로 풀이하면 ‘화살(arrow)+박하(mint)’.

화살이란 강력한 무기라기보다는 자객들이 사용하는 근거리에 적합한 저격용이다. 그렇다면 arrowmint는 ‘박하의 달콤함 뒤에 겨눈 화살’이란 뜻이 아닐까. 그가 allKO(P)를 저격했으니 말이다.

실전

백1로 걸쳐가서 2라운드 공이 울린다. 1라운드에서는 실리와 세력의 대결로 좁혀진 바, 백이 조금은 편해 보이는 형국이다. 

흑6은 이렇게 싸움을 걸어갈 자리. 흑이 자랑할 만한 세력권에서는 전투를 벌이는 것은 우군이 많아서 좋다. 백13으로 연결하지 통째로 계속해서 흑14로부터 총공격이다. 16,18로 거칠게 몰아붙인다.

백19로 흑 무리를 끊어가자 이건 아주 쉽게 전투가 발발했다. 백25~29까지 패가 생겼다. 흑은 자신이 선패라는 것에 희망을 걸었고 백은 23,29로 뚫은 팻감을 썼다. 어떤가.

흑은 44로 귀살이를 했고 백은 아직까지 미생이다. 백45로 벌려서 아직은 엷지만 생환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대가로 흑은 46으로 일단 전과를 거둔 셈이 아닌가? 백은 살기만 했을 뿐이며 흑은 아직도 환태평양지대에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 상변 실리도 제법 토실하다.

워러의 기자단바둑대회 참가 후기<2>

L부장과 첫판은 워러의 근거 없는 낙관에 힘입어 낭만적으로 진행되다가(쉬운 말로 까불다가), 무려 90집 가까운 대마를 끊어 잡히며 완전 allKO 직전이었다. 그때 등장한 워러의 일급구찌와 더불어 엄살본능에 힘입어 상대의 완만한 정서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L부장이 프로기사의 학부형이 되더니만 바둑이 확 달라졌는데?”

“예전의 L부장이 아니네. 잘 올라가서 승승장구하여 3연승하세요.”

곧 돌을 거둘 것 같이 '반 복기 반 시합'의 시간이 1분 정도 흘렀다. 그 와중에 워러의 동공은 반상의 공터를 빠르게 판을 이미 숙지하고 있었다. 남은 공터의 지형지물을 거의 파악한 다음, 더는 힘이 없어 저항하지 못한다는 듯 눈을 아래로 깔고 한마디를 뱉는다.

“에라, 모르겠다. (다른 사람보다)먼저 일어날 수는 없으니, 그냥 두어나 봄세.”

그때 L부장에게서 약간의 떨림을 발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서 돌을 던져주면 깨끗하고 좋은데, 이 마귀가 또 언제 어떻게 변신할 지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약간은 워러가 상수라는 것을 인정하는 듯했다. 앞으로 얼마나 '고수'의 앙칼진 표창을 피해다녀야 하는가. 이미 승리의 선언에 환호작약까지 했음에랴. 그렇다고 약하게 시리, ‘돌 안 던지나?’ 하며 비아냥거리기는 싫다. 그게 고수의 모범적인 태도라고 배웠다. 

‘흐흐흐,  L부장! 아직 한 고비가 남았어.’

때마침 워러의 독무대가 될 초읽기독촉이 들여온다.(참고로 워러는 10초바둑이 제격인 사람이다. 시간을 더 주어도 별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 많이 가진 자는 잃을까봐 불리한 법. 워러의 괴력은 이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나머지 땅을 모조리 다 자신의 집으로 만들면 110집정도가 된다. 따라서 이미 90집을 져있는 워러가 나머지 땅을 모조리 가져간다는 것은 상대가 12급밖에 안되어도 그렇게는 못한다. 그러나 5단에게는 가능하다.

5단은 자존심이 있기 때문이다. 수억 이겨있어도 자존심 때문에 가일수를 안하다가 그만 조져버린 기억이 어디 한 두 번인가. 차라리 12급이면 겁이 나서 두 번 세 번 가일수하겠지만 말이다.

결국 고비가 왔다. 남은 땅 110집을 놓고 자웅을 겨루던 중 그만 상대의 대마가 조그맣게 살게 되었다. 그러나 그냥 살게 되면 아마5단의 자부심에 금이 갈까봐(‘에휴. 살고 말겠네.’ 하면서 워러는 바람을 잡고는 있었지만) L부장은 살기전에 다른 한쪽을 선수랍시고 한번 들여다 본다.

'바로 이때닷!' 파리채를 휘루를 때보다 더 빠르게 승부로 들어갔다. 이제는 10집을 이기느냐 200집을 패하느냐의 승부였다. 연결된 대마를 잡을 수 있는 확률은 10% 남짓이었다. 그러나 패하는 바둑을 보다보면 꼭 10%가 적다고는 할 수 없는 것. 안되는 오직 한 길로 빠져드는 L부장.

결국 바둑판을 대각선으로 반쯤을 죽었지만 나머지 반쯤을 도로 잡아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마는 워러. ‘역시 워러는 대단혀.’ 그날부터 기자단사이에서 선작(先作九十家者必敗)라는 성어가 등장하곤 했으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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