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친구 제법 두던데." 지난 2007년 삼성화재배가 한창일 때 이세돌 9단이 가볍게 툭 던진 한 마디가 지금 생각난다. 세계최고봉 이 9단이 거명한 기사는 한국 중국의 신인이 아닌 일본의 신예 이야마 유타 9단이었다. 당시 나이 18세로 일본에서는 천연기념물처럼 귀한 10대 기사였다. 지난 14, 15일 벌어진 일본 명인전에서 이야마 9단은 일본 7대 기전을 싹쓸이하려는 5관왕 장쉬 9단에게 176수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4-1로 명인에 올랐다. 이에 일본바둑계가 한껏 흥분에 휩싸였다. 한낱 변방으로 치부되는 일본바둑계를 구해줄 초인이 등장했다고 보는 것일까. 숨어버렸던 일본의 바둑팬들이 한꺼번에 인터넷 공간으로 몰려들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먀마의 이름을 상위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그가 프로가 된 과정도 이야기거리로 회자되고 있다. 이야마 9단은 인터넷대국으로 바둑을 사사했다. 스승 이시이 구니오 9단의 집과 멀었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지도대국을 받고, 대국이 끝나면 전화로 스승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무려 1천판을 넘게 지도대국을 받았다고 한다. 장쉬, 야마시타 게이고로 대표되는 일본바둑계에서 이야마 9단은 그야말로 신성이다. 일찍이 조치훈이 기록했던 수많은 전설 같은 기록들을 대부분 고쳐 쓰고 있다. 올해 20세인 새 명인 이야마 9단은 1989년생으로 한국의 강동윤과 동갑내기. 만 20세 4개월로 최연소 명인 획득기록을 세웠다. 일본 팬들이 들끓을 만하다. 일본 바둑계에서 순수 일본 혈통으로 정상에 선 기사는 1960년대 사카다 에이오, 1980년대 고바야시 고이치가 고작이다. 일찍이 우칭위엔(중국) 린하이펑(대만) 조치훈(한국) 등 일본바둑계를 좌지우지하던 이들은 일종의 용병이었다. 이야마 9단은 일본바둑의 중흥을 책임지고 있고, 스스로도 "일본바둑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기백이 넘치는 청년이다. 질 때마다 강해진다고 평가받는 그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일본바둑계의 '신 에이스'자리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야마 9단은 내달 열리는 농심신라면배에 일본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20세의 신선한 대표선수 이야마 9단의 출전만으로도 일본 바둑팬의 기대는 높아질 터. 일본의 기대가 환호로 귀결될 지 한숨으로 끝날 지는 그의 양 어깨에 달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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