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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단 daxiang(中) ○ 9단 외톨이(韓) 많은 사람이 모인 장터에서 원숭이쇼가 벌어진다. 약장사의 상술인 것을 모를 리 없지만 지친 몸과 맘을 잠시나마 원숭이의 재롱에 맡겨둔다. 원숭이의 재롱 공연이 거의 마감될 무렵, 예정된 수순대로 상인은 머리털이 새로이 난다는 발모제를 팔고 있다. 그는 한 가지 조심할 사항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방금 본 원숭이의 궁둥이가 빨갛다는 것은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재차 원숭이 궁둥이를 보여주면서 발모제를 바를 때 이 궁둥이 빨간 모습을 상상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 100% 머리가 날 것이라고 했다. 다들 발모제 한통씩을 사 간 다음 깨끗이 머리를 감은 다음 발모제를 발라보았다. 그런데 원숭이 궁둥이가 계속해서 생각나는 것이었다.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그 상인의 허풍과 원숭이의 새빨간 궁둥이가 계속 떠오르는 것이었다. 이렇듯 사람이란 기억의 동물이라서 좀처럼 망각을 못한다. 오죽했으면 평생 기억에 남을 일과 잊혀지지 않은 일들이 있다. IQ가 고작 2라고 하는 붕어의 망각법이 새삼스레 부러운 동양생명배였다.
바둑으로 돌아와서-. 좌하귀의 갈림을 보고서 누가 유리하다는 말할 수 있으면 그는 타이젬 급수로 2급은 될 것이다. 즉, 그리 고점자가 아니라고 흑이 얻은 실리에 비해 바깥 외세는 그리 대단치 않다는 것을 금세 안다는 뜻이리라. 외톨이의 약점은 바로 이 대목이 아닐까 싶다. 초반 포석이 비교적 약해 보인다는 것이다. 중반 전투의 힘이 워낙 막강한 그의 장점이 워낙 부각이 되어서 망정이지 여느 기사들 같으면 여기서 이미 폭삭 망해야 할 상황이다. 흑1로 갈라간다. 백4,6으로 집요하게 좌변 흑을 뭉개보려한다. 하긴 노린다고 해서 털리는 상황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 이러한 지나친 ‘실리박탈’ 전법은 기량이 엇비슷한 기사를 만나에 되면 자기 꾀에 넘어가는 수가 흔하다. 자칫 대세에서 뒤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급한 마당에 백8,10으로 좌하귀를 보전하고 백12로 큰 곳을 다가갔다. 양쪽으로 다 둔 모습이다. 그러나 바삐 날아다니다 보니 왠지 조금 허전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가로 거북이 머리와 팔다리를 쏙 집어넣은 단단한 흑 모양을 보게 되니 상대적으로 허약함을 느끼게 된다. 흑13으로 활용한 다음 흑15에서 흑21까지 정돈되었다. 우변이 좁아 보이지만 나름대로는 단단해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우상귀 방면 흑은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고 흑19,21로 중앙을 항해 놓여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조금씩 따라붙는 느낌이다. 외톨은 백22로 마주보는 큰 곳을 차지하여 초반 우하귀에서 당한 형세를 따라붙고 있다. 더욱이 백24로 확실히 지켜두어서 실리로는 많이 추격한 셈이다. 흑23 한 점을 행마하기 이전에 먼저 흑25로 껴 붙여온 수가 날카롭다. 물론 백으로서는 이 수단이 있다는 것은 애초부터 각오하고 있는 바이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자 어떻게 받을 것인지 외톨이는 고민스럽다. 백26은 기세로 넘겨줄 수는 없다고 하자 흑35까지는 서로 기세의 진행이다. 이런 곳에서 백26으로는 29의 곳에 넘겨주는 것은 바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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