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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타]

'예' 중시하는 일본바둑

예라고 생각하지만 최근 승부나 결과에도 관심

김지은2010-01-23 16: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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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일본. 바둑강국인 이 세 나라에서 바둑은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한국은 지난해 2월 19일 (사)대한바둑협회가 대한체육회 정식가맹단체로 승인받으며 55번째 정가맹 경기단체가 됐다. 이로써 바둑은 스포츠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문화·예술과 스포츠의 중간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그에 반에 일본은 '예'의 문화가, 중국은 완전한 스포츠로 인식되어 있다. 이 중 일본은 과거 최강으로 군림했지만 최근 한국과 중국에 가려져 예전의 빛을 발하고 있지 못하는 등 침체기에 빠져 있는 상태. 하지만 최근 이야마 유타가 일본 최연소 명인에 오르면서 다시 바둑붐이 일고 있다고 한다.

제11회 농신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참가차 한국을 찾은 일본선수들. 그들의 단장으로 온 고토 슌고에게 최근 일본의 바둑문화, 보급현황 및 최근 일본바둑계에 대해 들어봤다.




▲ 고토 슌고 단장.

- 인터뷰에 응해줘 감사하다. 일본에는 바둑도장이 많은가.

예전 한국에 왔을 때 유창혁 바둑도장을 가본 적이 있다. 일본에는 프로지망생들이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도장들은 적은 편이다. 기쿠치 야쓰로라는 아마추어가 운영하는 녹성학원이 30년 정도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장이나 학원을 운영하는 것보다 소수로 내제자를 주로 받는다. 요시오카, 오오부치, 등 기사들이 내제자를 받고 있으며 이 외에도 꽤 많다.

- 내제자는 보통 몇 명으로 운영되나.
스승마다 다르지만 보통 스승과 같이 숙식을 해결하기 때문에 1~2명 정도로 운영된다.

- 한국에서는 프로지망생들이 도장에 수업료를 내면서 지도를 받는다. 일본 내제자도 그러한지? 그렇다면 액수는 어느 정도 되는가.
수업료는 스승에 따라 다르다. 내제자 수업으로 생활하는 프로기사도 있다고 들었지만 나는 해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른다.

- 한국에서는 대국 및 기보 연구 등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가르치는 편이다. 일본(내제자)의 경우 스승이 제자와 대국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다고 들었는데 최근에도 그러한가.
예전에는 스승이 제자가 지도기를 하는 것이 극히 드물었다. 처음 제자를 받아들일 때 지도기 1판, 제자가 입단을 포기했을 때 1판 등 2~3판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승과 제자사이에 지도기가 많이 두어진다. 이야마 유타도 스승인 이시이 쿠니오에게 1천판이 넘는 지도기를 받았다.



▲ 지난해 한국을 찾았던 홍도장 학생들. 얼마전 일본 관서기원에서 입단한 홍맑은샘은 일본기원 근처에서 프로지망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 얼마 전 일본에서 입단한 한국의 홍맑은샘이 일본기원 근처에서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홍맑은샘 도장은 알고 있다. 일본 연구생들이 홍맑은샘 도장에 주로 다니는데 일본과 다른 운영방식으로 인기가 많다고 들었다.

- 바둑교실이나 이런 것들은 있나.
후지사와 카즈나리(후지사와 슈코 아들) 등 바둑교실을 운영하는 프로기사도 있다. 하지만 내제자에 비해 매우 적다.

- 그럼 아이들이 바둑을 배우려면 어떻게 하나.
한국처럼 체계적으로 배울 곳이 적어서 주로 바둑을 알고 있는 어른들에게 배운다. 물론 오사카나 도쿄 같은 대도시에는 바둑학원이 있다. 일본기원이 운영하는 곳도 있고…. 최근 일본기원이 아이들 및 성인들에게 보급의 필요성을 많이 느껴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다. 일본 정부에서 후원을 받아서 운영하고 있다.

- 최근 한국에서 바둑이 대한체육회 정가맹이 되면서 스포츠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일본은 어떤가.
일본에서 바둑은 스포츠라기보다 하나의 문화다.

- 문화라는 말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일본에서 예를 중시하는 문화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일본에서 바둑을 기도라고 표현하는데 뒤에 도가 붙는 경우는 예로 시작해서 예로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승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승자도 기쁘지만 패자를 배려하고, 패자도 승자를 축하해준다. 승부는 근엄하지만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그 점이 스포츠와 다르다.

- 한국 기전들이 제한시간을 단축되는 등 변화가 있는데 일본의 3대 기전(기성, 명인, 본인방)은 여전히 제한시간 8시간의 이틀 바둑이다. 앞서 말한 부분과 연관이 있는가.
일본에서는 바둑은 쌍방간의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바둑을 두면 기보라는 작품이 남지 않는가. 그래서 그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제한시간이 짧으면 그만큼 생각할 시간이 적어져 실수를 할 가능성이 많다. 생각할 시간을 벌기 위해 시간 연장책도 써야하는 등 작품에 대한 손실이 있다. 대회를 유치하는 스폰서나 일본 바둑팬들은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 3대 기전 도전 7번승부가 펼쳐지는 경우 지방들을 순회하며 진행한다. 3일정도 진행되는데 전야제, 대국 및 공개해설 등으로 진행된다. 지방 바둑팬들을 위한 당연한 팬서비스이고 이것들은 하나의 축제를 연상하게 한다. 이 모든 것이 일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제한시간이 짧으면 (행사를)함께 하기가 힘들 것이다.


▲ 이야마 유타.

- 최근 이야마 유타가 명인에 오르면서 고스트 바둑왕 이후 또 다시 일본에 바둑 붐이 일어났다고 들었다.
지금까지 다른 기사들이 명인에 올랐어도 크게 각광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야마 유타가 명인에 오르면서 각종 매스컴 뿐만 아니라 천왕 오찬 모임에 초청을 받는 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각계 예능 대표가 초청을 받는데 이야마 유타가 대표로 초청을 받은 것이다. 매스컴에서도 이야마 유타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는 등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

-농심배 2차전 5국에서 이야마 유타가 패배한 뒤 표정이 굳어 있던데.
일본은 바둑을 예라고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승부나 결과에도 점점 관심을 갖고 있다. 승부에 치중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둑팬들도 “자꾸 지면 곤란하다.” 라고 말하면서 일본이 이기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이야마 유타가 일본에서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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