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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배]

조훈현의 氣는 어디가고

2월 랭킹전 특선보② 제4보(1~48)

진재호 바둑평론가2010-02-12 01: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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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단 아쉬워서 (韓)   ○ 9단 allKO(P) (中)

① 조훈현과의 대화

워러가 폭주가(暴酒家)로 소문이 났지만, 사실은 무지막지한 끽연가(喫煙家)였다. 글 쓰는 직업군은 담배와 가깝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담배 없이 고뇌의 상징인 바둑을 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바둑과 글을 동시에 다 취급했던 워러는 얼마나 피워댔겠는가.

'금연 4대 불가론'이란 것이 있다. 아무리 평상시에 인내한다고 해도, 식후에, 커피를 마실 때, 화장실에서 일 볼 때, 포커 칠 때는 도무지 담배가 없으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워러가 만든 학설임. ㅋ)

워러는 담배를 5년 전에 싹둑 끊어버렸다. ‘머리는 끊어도 담배는 못 끊을 것’으로 평가되던 워러가 담배를 끊은 것은 하여튼 세계 8대 불가사의에 꼽힐 정도였다. 정말이지 모든 사람이 다 끊어도 워러만은 절대 못 끊을 것 같았다. 각설하고-.

워러는 20년 전 대학을 다닐 때도 담배를 많이 피웠다. 당시 관철동 한국기원을 자주 방문했다. 아무나 들여보내주는가? 평소 아는 절친한 C사범과 함께 수위실을 들어가면 무사 통과였다. 방문목적는 순전히 조훈현의 카리스마를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그는 당대최고수였다.

10시는 조국수의 대국대시 시간. 따라서 10분전 쯤 기사실에 도착한 끽연가 조국수는 장초를 몇 모금 뻐끔대다가 곧 부비는 동작을 서 너 차례씩 하곤 했다. 그러다 10시에 맞춰서 바로 옆 특별대국실을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그 때부터 신속하게 조국수의 기(氣)를 체험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워러는 준비해 간 맥심커피병에 한 가득 재떨이에 담긴 장초를 땅속 유물 다루듯 조심스레 수거한다. 그리고는 자취방에서 마치 마약하듯(영화에서 마약 장면을 본 것임) 그 장초를 느긋하게 피우곤 했다. 눈을 지긋하게 감고 바둑황제가 된 기분으로 말이다.

한 6개월 정도 그런 넝마생활을 했다. 더러는 다른 프로의 꽁초도 날라 왔다. 그러다 보니 워러의 자취방은 유명기사의 타액이 골고루 묻어있는 커피병이  병풍처럼 둘러쌓였다. (바둑을 둔다면 이 정도 열성은 있어야 하겠지요?)

가끔 기사실에서 조국수가 자리를 뜬 후, 담배불이 채 꺼지지 않은 장초를 재떨이에서 꺼내 곧장 피워 문 적도 있다. (손이 바뀐 것인가? ㅋ) 그러다 라이터를 가지러 되돌아온 조국수와 가끔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아뿔싸, 눈이 맞았을 때의 비참함이라니….’ 조국수 담배는 한눈에 표시 나는 장미담배라서 여간 송구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기(氣)를 받아서 (바둑이) 늘었어?”
훗날 기사실에서 조국수에게 워러의 경험담을 말하자, 그는 재미있는 듯 빙긋이 웃으면서 묻었다.

그러자 그는 워러의 대답을 듣고 끝내 목젖을 보이고 만다.
“바둑은 아니 늘고 담배만 늘었어요!~”

② 대역전승 allKO(P)

흑1로부터 팻감을 쓴다. 우중앙 쪽 바둑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대마가 패에 걸려있다. 다만 흑으로서도 전혀 죽으라는 법은 없는 것이 같이 얽혀있는 우상방면 백말도 한데 엮여있다.

그래도 다 진 바둑인데, 억지로 흑 대마를 엮은, 백으로서는 대 만족이다. 그런데 자체 팻감은 많을 것으로 생각했지만(보통의 대마는 패가 나면 산 것이나 다름없다. 자체 팻감이 많아서) 의외로 흑은 팻감이 없다.

제4보(1~48)


그래서 살자고 하면서 흑13으로 팻감을 쓰자, 백14로 백말이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에서는 해방되었다. 그런데 흑15로 때리자 또 백16으로 먹여치면서 또 패를 옮긴 셈이 되었다.

흑27로 뚫자 백30으로 귀를 잡자고 한다. 일단 대마가 살아간다고 해도 귀가 잡혀도 안 될 일이다. 따라서 흑은 31로 오히려 중앙 백말을 이번엔 엮으려도 나선다.

백32로 젖히고 흑33으로 끊었다. 이제는 둘 중 하나는 충격파이다. 백34,36으로 또 다른 말을 포획하려고 하자 흑41로 빠져나온다. 도대체 정돈될 기미는 없고 오히려 확전양상이다.

결국 34까지 흑 5점을 잡고 백48로 장문 아닌 장문을 씌우자 흑은 그만 팻감 부족을 이유로 돌을 거두고 만다. 흑A로 찌르면 잡을 수는 있지만 백B로 때려서 계속 패를 하면 팻감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한중강자 아쉬워서와 allKO(P)는 이전 상호대결에서 3승3패를 기록했다. 서로가 승률70%를 상회하는 고수라면 누구라도 3승3패를 피차 기분 나쁜 성적일 것이다. 3승은 이해가 되는데 3패는 이해가 안 될 터.

그러나 이 대국을 비롯해서 2판을 아쉬워서가 거푸 패하면서 3승5패가 되었다. 물론 두 사람은 아직 본격적인 승부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동양증권배를 위한 몸풀기 중이다. 그들의 실력으로는 8강 정도의 높이는 같이 가지 않을까 싶다.

③ ID벗기기 잡담열전

allKO(P)가 아쉬워서에게 강세를 나타내자(워러가 좀 띄운 면도 있겠지만) 비로소 그의 신상에 대해 주고받는 얘기들이 더러 등장한다. 이 바둑 초반에 등장했던 ‘스무고개’를 잠시 감상하자.

판판대로7(2단)> 요즘 박××이는 아쉬워서가 아니라 무서워서로 ID를 바꿔야 할 듯 (박××가 아쉬워서인 것을 틀림없능교? )  
포로75(1단)> 올코피….  (그렇게도 읽구나. ㅋㅋ)
진재호(8단)> 올케이오가 누군지 아시는 분? (자기는 알면서 거드름 피우는 꼴이란….)
애드21(18급)> 후아 (땡!) 
日常茶飯事(4단)> 구리라는 소문이 (저도 들었음.^^) 
진재호(8단)> 후아? 구리? (아 참, 그런데  hua는 본명이 아닙니다요.^^) 
록산느탱고(6단)> 구리 맞는데요. (2표)  
갈릭소스(10급)> 이름이 알콜이잖아여. (오우 센스 굿! 10급이면, 작명 센스라도 있어야지요.^^)  
넘이쁜여우(1단)> 이니셜만이라두..ㅎㅎ (아예 이름을 물어보시는 게...ㅋ)
잡초2(1급)> hua -> 씨에허 임다 (농담?)
onewithtwo(14급)> 펭첸 (장난?)
잡초2(1급)> hua -> 박문요 임다. (진짜?) 
onewithtwo(14급)> 박정상 (고마 하입시더!)
0번올빼미(1단)> 난 아녀!~ (ㅋㅋ 벳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센스도 굿입니다.)
록산느탱고(6단)> 아쉬워서는 원성진 (아, 복잡다단해…. 이하 넉 줄은 귀찮아서 안 씀.)
잡초2(1급)> 코브라더스->김성룔 
titan007(5단)> 코브라가 원성진인데 
강자의미소(4단)> 보스는 원성진이라고 하던데. 
hanaworld(1급)> 올 케이오가 아니구요? 
진재호(8단)> 아까 디셈버 만났어요. (열기에 기름을 붓는 워러) 
강자의미소(4단)> 디셈버는 누구? (디셈버는요…. ) 
귀거래사™(4단)> 독사야 (마녀사냥은 끝이 없이 이어지다가 결국 이 바둑이 끝남과 동시에 잡담도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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