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9단(오른쪽)이 중국 베이징 쿤룬호텔에서 열리는 삼성화재배 결승2국 대국을 시작하기에 앞서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2003년 새해 벽두 세계바둑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제7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선수권대회 결승3번기 제2국이 1월 14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10시30분) 이곳 중국 베이징(北京) 쿤룬(崑崙)호텔에서 시작되었다.

어제 열린 1국에서 351수까지 가는 격전 끝에 회심의 재역전승을 거둔 조훈현 9단이 과연 그 여세를 몰아 2대0 완봉승으로 결승3번기를 일찌감치 마무리할 것이냐, 아니면 막판 벼랑에 몰린 왕레이(王磊) 8단이 어제 패배의 충격을 딛고 반격에 나설 것이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곳 쿤룬호텔의 대국장 주변은 아침 이른 시간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번갈아 흑을 든다는 규정에 따라 흑을 잡게 된 조훈현 9단은 오늘 2국에서는 최근 애용포석인 흑1·3의 화점-소목 병행형 포진을 들고 나왔다. 특히 선착의 효를 십분 살리려는 듯 좌하 일대에서 현란한 속력행마를 구사하며 능동적인 포석을 펼쳐나가고 있다.

오늘 바둑은 아무래도 어제 대국에서 선취점을 올린 조훈현 9단의 우세가 에상된다. 3번기의 특성상 첫 판을 이긴 쪽이 최종 승자가 될 수학적 확률이 75%에 달할 정도로 절대 우위의 고지를 선점한 데다 심리적으로도 한층 안도감 속에서 대국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바둑계의 최고 스타로 부상한 왕레이 8단의 뒷심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있어 아직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삼성화재 홈페이지와 타이젬에서 인터넷 생중계하고 있는 이 대국의 현지 해설을 맡은 양재호 9단은 "좌변 일대에서 때이른 몸싸움이 일어나고 있어 이곳 전투가 이 바둑 최초의 승부처가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첫판 승리한 조훈현, 승리가능성 높아

아침부터 현지 검토실 북적북적

현재 검토실에는 어제에 이어 이른 시간부터 많은 중국 기사들이 진을 치며 두 기사의 한수 한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검토에 열중하고 있다.

오늘 바둑은 막판에 몰린 왕레이 8단의 결사적인 저항이 예상되고 있어 승부의 윤곽은 오후 늦게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바둑매체로는 유일하게 현지에 보도와 생중계를 위한 특파원을 파견한 타이젬은 이번 결승3번기 동안 하루 4~5차례의 속보를 통해 현지의 생생한 소식과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2003년 새해 벽두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제7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결승3번기는 삼성화재 홈페이지(www.samsungfire.com) 및 타이젬(www.tygem.com)의 인터넷 생중계(해설:양재호 9단)와 KBS-1TV와 KBS코리아의 위성생중계(한국시간 오후 2시 30분~)를 통해 실시간 감상할 수 있다.

<중국 베이징=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