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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쯔배]

이세돌 '구리에게 설욕할 것'

후지쯔배 8강 진출자 이세돌, 박영훈 인터뷰

일본 도쿄-김지은2010-04-13 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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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일본기원에서 제23회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전 2회전이 열렸다. 이날 한국은 2회전에 출전한 6명의 선수들 중 강동윤, 박영훈, 이세돌, 김지석 등 4명이 8강에 올랐다. 8강전 나머지 4자리는 콩지에, 구리, 치우쥔, 퍄오원야오 등 모두 중국기사가 차지했다.

8강전은 하루의 휴식을 갖고 14일 오전 10시 역시 같은 장소인 일본기원 7층 대국장에서 시작된다.

6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맛보는 달콤한 하루의 휴식. 그 소중한 시간에 우리의 태극전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고, 8강전에 임하는 느낌은 어떨까. 8강에 임하는 기사들 중 박영훈과 이세돌을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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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진출자들의 휴식 행마가 궁금했던 기자는 선수들이 머물고 있는 에드몬드 호텔로 향했다. 주최측이 제공한 에드몬드 호텔은 대국장인 일본기원에서 도보 약 20분 거리에 있고 이번 후지쯔배에 출전한 선수들이 지내고 있다.

흐리고 적지 않은 비가 내렸던 2회전이 치러졌던 날(12일)과는 달리 13일 도쿄의 하늘은 매우 맑다. 날씨도 제법 따뜻하고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 선수들 숙소로 향하는 기자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전날 기자는 미리 박영훈 9단(이하 박영훈)과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 지난 대회 3위에 올랐던 박영훈은 시드를 받아 이번 후지쯔배에 2회전부터 출전했다. 다카오 신지를 꺾고 8강에 오른 박영훈은 중국의 퍄오원야오와 대결한다.



어제 시합 끝나고 뭐하셨어요?
- 스즈키 아유미 등 일본 기사들과 함께 저녁 먹고 들어왔어요. 목진석 9단, 김지석 7단, 천스위엔 8단도 함께 갔죠. 들어와서 최철한 9단, 박정환 7단과 함께 TV를 보고 인터넷 바둑도 뒀죠.

- 다카오 신지와의 대국은 어땠나요?
오전 대국 때 까지는 제가 나빴어요. 그런데 점심 식사 후 오후 대국부터 상대가 실수를 해서 바둑이 미세해졌고 끝내기에서 이기는 길이 보였죠. 오후 대국 때부터 바둑이 잘 풀려 승리한 것 같아요.

- 한국 선수들 중 두 번째로 추첨했는데 당시 구리, 콩지에 퍄오원야오가 남아 있었죠. 추첨하기 전에 누구와 대결하고 싶었나요?
퍄오원야오와 대결하고 싶었어요. 구리나 콩지에는 좀 나중에 만나고 싶고, 퍄오원야오가 더 편하기도 하고요.

- 퍄오원야오와 첫 대면인데요. 어떤 기풍인 것 같나요.
침착하고 두텁게 바둑을 두는 것 같아요.

- 후지쯔배에서 두 번(17회, 20회) 우승했잖아요. 인연이 있는 기전 같은데요.
다른 세계대회보다 성적이 좋아요. 인연이 있다고 볼 수 있죠. (인연이 있는 기전이니까 더 열심히 준비했나요?) 세계대회는 아무래도 조금 더 많이 신경 쓰고 더 많이 준비하게 되죠. 특히 더 편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하고요.

- 오늘은 어떻게 지낼 계획이신가요?
방에서 휴식을 취하고 저녁에 산책 겸 도쿄 돔에 갈 생각이에요.

- 이번 대회 목표는 무엇이죠?
앞에서도 말했지만 후지쯔배는 저와 인연이 있는 기전이예요. 목표는 일단 내일 대국을 승리하고 생각하고 싶어요. 옆의 상대들도 강하기 때문에 따로 준비도 필요할 것 같고요.



박영훈과의 인터뷰를 마친 기자. 잠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고 있는데 콩지에, 구리, 치우쥔, 퍄오원야오가 순식간에 지나간다. 뒤늦게 카메라를 들어 구리를 찍는데 성공. 인터뷰 내내 함께 했던 한국기원 관계자에 따르면 시합 때 한국기사들은 대부분 각자 방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대국을 준비하는 데 반해 중국기사들은 단체로 행동한다고 한다.

사실 기자는 한국기사들이 대부분 방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정보를 듣고 박영훈하고만 약속을 잡은 채 숙소를 찾았다. 무조건 만날 수 있으리라는 절대적인 믿음 하나로 말이다. 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이었지만.

김지석 7단에게 연락했다. “쉬고 싶어요. 내일 끝나고 하면 안 될까요?” 
내일 끝나고 인터뷰를 하겠다는 의미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표현이 아닐까. 짧지만 분명한 그 답변에서 김7단의 자신감과 8강전에 임하는 결의가 보였다.

그런데 누군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오고 있었다. 바로 이세돌 9단(이하 이세돌). 엘리베이터에서 프론트까지 약 30미터의 거리를 굉장히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는 이세돌을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점심을 먹으러 나간다는 이세돌을 섭외하는데 성공했다.



- 2회전 대국 후에 무엇을 하셨어요.
바로 숙소로 돌아와서 쉬었죠. 방에서 2회전 바둑을 복기했고요. (기자-종국 후에 패를 두 번 따낸 것 같다고 하셨잖아요.)아. 그건 제가 순간적으로 착각했던 것 같아요.

- 8강전에서 구리와 대국하시잖아요.
오랜만이죠. 공식기전 가장 최근 대국이 LG배 결승전이니까요. 결승전에서 지기 전까지 승률이 비슷했는데 지금 제가 좀 밀리죠.(기자가 확인해 본 결과 구리와의 공식 전적은 이세돌 기준으로 4승 6패)2년 전에 후지쯔배 8강에서도 졌었죠. 이번에 꼭 설욕할 겁니다.

- 최근 비씨카드배 결승에 올라가셨죠. 창하오와 대결하시는데요.
휴직 전에 지기도 했고 창하오는 성적이 좋은 기사죠. 하지만 자신 있습니다. 결승이 5번기이기도 하고. 결승에 오르기까지 역전한 판이 많아서 대국에 임할 때마다 보너스라고 생각해요. 결승전이라고 생각을 안 하고 편하게 임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겠죠.

- 이 외에도 18연승이신데요.
예상 못한 성적이죠. 그 중 3~4판은 이기기 힘든 판이었고요. 운이 많이 따라줬어요.

- 그렇다면 이제 휴직 전의 승부감각을 다 찾았다고도 볼 수 있나요.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지만 현재 그런 부분은 없습니다. 아직 수읽기나 감각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건 휴직 전에도 그랬던 부분이라서···.(웃음) (승부감각이)돌아왔다고 볼 수 있죠.

- 후지쯔배 목표를 말해주세요.
모든 기전의 최종목표는 우승이죠. 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좋은 내용, 좋은 바둑을 두고 싶어요. (기자-4강전에 이길 자신이 있다는 뜻인가요.) 자신이야 있죠. 누구나 자신이 이긴다고 생각할겁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좋은 바둑을 두는 것도 중요하겠죠.



이세돌과 인터뷰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전기대회 우승자 강동윤 9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아쉽게도 연락이 닿지 않아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맑은 도쿄 하늘처럼 한국의 4강 행마도 맑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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