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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배]

한국 참패

제7회 동양증권배 본선B조 제3보(1~38)

진재호 바둑평론가2010-06-07 23: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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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이세돌이 무너지다

일개 세계대회를 가지고 일희일비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한국바둑이 위기이긴 위기이다. 어제 벌어진 LG배 32강전에서 한국은 홈 링의 혜택도 아랑곳 않고 거침없이 줄줄이 패하고 말아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물론 실력자 이세돌이 패한 것은 별로 걱정하지는 않는다. 구리를 충분히 이세돌을 이길 수 있는 상대였고, 또 다음 대국에서는 복수할 수 있는 멤버임으로. 그러나 16강에 고작 5명이 올라갔다는 것은 심각하다. 불과 몇 해 전에도 4강에 3명, 8강에 5명씩 한국선수가 올라가던 때를 기억하면 격세지감이다. 오히려 내일 벌어지는 16강전이 두렵다. 과연 한국은 2명이라도 살아남을 지 걱정이 된다.

한국바둑의 쇠퇴의 이유에 대해서는 수차례 언급했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하는 자체가 귀찮을 정도. 문제는 세계열강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면 속기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속기는 관전자의 재미이지 결코 실력 쌓기에 용이한 것이 아니다.

만약 유수의 세계기전에 속기라면 국내기전도 같은 속기로 ‘연습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기전은 아직도 3시간, 2시간이 제한시간인데, 국내기전이 속기전 일색인 것도 분명한 이유가 된다. 충분한 연습이 되지 못하여 급격한 하락의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즉, 프로들이 활약하는 모든 기전이 팬들이 원한다는 현실적인 이유 하나만으로 프로시합을 속기에 맞추어놓고서는 결코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기를 바라는 것은 힘이 들 것이다.

중국바둑리그가 세계기전과 엇비슷한 시간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한국바둑이 자꾸 쇠락한다면 그나마 남은 팬조차 점차 떠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② 돗자리 걷자, 걷어~

어제 LG배가 있었다. 아마도 많은 유저들이 무료충전소 앞 공터에서 조우했을 듯싶다. 워러의 바람잡이 역할도 그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 송구한 맘이다. 일단 남들 다 32강전 치르는데, 자신은 결승부터 치른 사람들이 소식부터 알아보자.

이세돌은 구리에게 패한 것이 너무 아프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세돌이 더욱 열심히 담금질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됨을 알 수 있다. 박정환은 천야오예에게 패했고, 박영훈도 왕야오에게 무너졌다. 사실 한국의 1~4위권 기사 중 이창호만 빼고 모두 중국기사에게 무너진 것이다.

대국이 끝나고 나면 ‘진재호펀드’ 문의전화가 폭주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예상은 사탕발림으로 결판났다. 워러가 감히 돗자리를 깔아본 선수들은 하나도 안 맞았다.

어제 이희성 허영호 저우루이양 다카오신지 장웨이지에에게 걸었다. 희한하게도 하나도 안 맞았다. 5명 모두가 맞지 않을 확률은 무려 1/32 이다. 이렇게 틀리기도 쉽지 않다. 거의 윷놀이에서 ‘빽도’ 수준이다.

고민했다. 어떤 식으로 핑계를 댈 것인가? 차라리 아예 하나도 안 맞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핑계거리가 그럴싸하면 모든 판이 용서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만약 한 2개는 맞고 3개쯤 틀렸다고 해보자. 이건 좌로 가도 틀린 게 되고 우로 가도 틀린 게 된다. 그러나 전부 아니면 전무는 플러스 마이너스 부호를 잘 못 달았다는 핑계라도 댈 수 있지 않은가.

흠…. 뭐랄까…. 가면무도회만 맞히다 보니 아예 가면 벗고 맞짱 뜨는 것에는 익숙하지가 않아서….



③ 아쉬위서의 괴력을 보라!

● 국산바(P) ○ 아쉬워서
아쉬워서의 파워는 무지막지한 데 매력이 있다. 마치 야구에서 손목 힘이 강한 타자는 포수미트에 빨려드는 공을 때리듯 한다. 쉽게 말하면 완전 ‘어거지’인데도 상대방은 어쩔 줄 모른다는 것이다.

보자, 흑1로 끊어서 백2로 연결하고서 흑5까지 한쪽은 수습을 했다. 그러면 어딜 봐서 공격할 곳이 있나?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백이 불계패를 당한다.

여기서 잠깐, 백 집이라고는 하변에 10집정도. 그리고 좌변에서 20집 정도의 모양이 있다. 그런데 백이 왜 불계승을 거두었을까? 흑이 집으로는 많은 것 같은데 말이다. 그렇다고 잡혀 죽을 것도 없는데 말이다. 그게 참 신기하다.

흑17이 뒷일을 감안하지 못한 대시였다. 백18,20을 선수한 다음, 백22로 아주 무식하게 끊어가니 그냥 끊겼다. 흑27로 아쉬움을 달래보지만 역시 백32로 차단되어 좌변 백이 뭉텅 연락이 두절된다.

마지막 흑37로 연결을 꾀하지만, 아예 백38로 단수를 쳐버리니 그대로 아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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