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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배]

국산바(P), allKO에 거푸 KO승

제8회 동양생명배 8월랭킹전① 제1보(1~60)

진재호 바둑평론가2010-08-03 15: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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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토종 국산바(P)를 말하다

국산바(P)는 의지의 한국인이다. 타젬의 2세대 터줏대감이다. 1세대가 joonki 번개소문(P)이라면 타젬의 2세대를 책임지는 인물은 계룡산(P)과 국산바(P)이다.

터줏대감들은 워낙 강9단과의 대국수가 많다보니 자칫 8단으로 떨어질 수도 있으련만(강9단도 열고를 외치다보면 8단으로 강단한 예는 너무나 많다.) 그들은 자신의 처지를 잘 알아서(?) 50%의 승률을 유지할 수 있는 상대와만 대국을 한다.

일부러 그러한 상대를 고른다기보다는, 서로 맞붙어보니까 서로의 입맛에 딱 맞는 상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거의 중국 9단과만 대국을 하는데 주로 jookimomo, bga_, tmch 등이 상대이다. 손을 비틀어도 적군의 손을 비틀어야 제 맛일 듯.

대개 터줏대감들은 한 상대와 줄기차게 대국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쌈바 사범은 자기와 대국을 하겠다는 상대는 일단 다 받아준다. 신이 나면 공짱타약(P) 계룡산(P) 너트(P) 등 우리 편끼리의 대진도 불사한다. 그는 바둑을 두기 위함이라면 ‘우리 편 남의 편’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이라는 것이다. allKO 등 강자들과도 거뜬하게 붙어준다. 그리고 이겨간다.

쌈바 사범의 대국을 보노라면 초반 바둑이 아주 익숙한 그림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대개가 낮선 정석이나 신수들을 시험하곤 하는데 반해, 그는 알고 있는 길을 택해간다. 따라서 일단 유저들이 그의 대국을 감상하기도 쉽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은 요즘 신수나 정석을 모르기 때문에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아마추어 유저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멘트일 것이다. 프로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정석을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과거에 배운 것, 흔히 다 아는 정석이라도 자기 것으로 유용하게 쓰면 된다는 점이다. 온고이지신의 지혜라고나 할까.

이런 점은 흔히 노장기사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귀차니즘’이다. 그런데 쌈바 사범의 경우는 신예기사들과의 힘과 힘의 대결에서도 아직은 밀리지 않는다는 점이 대견하다. 신수 신형도 연구는 하긴 하지만, 뭐 굳이 신형을 쓸 이유가 있느냐는 식이다.

국산바(P)는 ‘타젬 직장인’이다. 한국기원에서도 워러를 만나도 워러에게 ‘워러’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유일한 프로기사이다. 대개는 프로들은 묵계로 타젬 얘기는 하지 않는 편이다. 따라서 워러라든지 외톨이 아쉬워서 철이 7월랭킹 등 뭐 타젬에 관계되는 단어는 쓰지 않는다.

그러나 쌈바 사범은 워러와 만나기만 하면 타젬 얘기뿐이다. 그만큼 가끔은 짖곶은 유저들 얘기를 소재삼기도 하고 때로는 ‘이번 달에는 생활비가 쪼들리니 타이젬 상금을 노려야 한다느니 생계형 대화도 나누곤 한다. 쌈바 사범은 솔직담백한 사람이다.


② 동양생명배 8월랭킹전 제1보(1~60)

● allKO ○ 국산바(P)
그가 오랜만에 중국강자인 allKO와 두 번의 대국을 최근 가졌다. 그런데 의외로 두 번 다 승리를 거두었다. 혹자는 쌈바 사범이 이길 까닭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 모르고 하는 얘기이다.

쌈바 사범은 조수석에 앉아서 남이 운전하는 꼴을 못 보며, 자기가 손수 해야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우리는 한국선수들을 우습게 알고 중국선수들의 굉장히 강하다고 오판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분명 allKO는 강하지만 정도를 보낼 수 있는 힘은 충분히 있다.

백12로 좁은 곳을 쳐들어가는 것은 식지 않은 쌈바 사범의 힘이다. 제 아무리 allKO가 대단한 중국 신예기사라고 해도 신예는 신예. 이러한 도발은 노련미가 있는 쌈바 사범은 응수타진으로 생각해보 수 있다.

백16로 붙인 수는 물론 축머리의 활용이다. 흑19로 우상귀를 취해버리자 백20으로 좌하귀를 차지한다. 흑21로 한수를 더 들이는 것으로 보아 두터움이 썩 만족스런 모양이다. 그 대신 백22로 큰 곳을 잊지 않는 쌈바 사범이다.

보라. 쌈바 사범의 특질은 백26처럼 발이 빠르다는 것이다. 흑11처럼 다리를 번쩍 쳐들고 있는 모양에서는 병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상대를 짜증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allKO는 자신도 짜증나게 할 수 있다면서, 흑29로 붙여가고 흑31로 파고드는 등 좌충우돌이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상변에 29로 붙여간 수는 이미 연결하는 것이 중급자 정도면 알 수 있는 진행이니 별로 걱정은 안 된다. 그런데 31로 우변을 갈라간 수에는 조금 신경이 쓰인다. 우상귀와 우하귀가 두터운 상황이기 때문에 여기서 갈라지면 백이 곤란하다.



흑33,35로 무지막지하게 끊자고 덤빈다. 그러나 쌈바 사범은 태연하게 백36,42로 한쪽을 살아둔다. 그리고 백40으로 끊겨 두면서 훗날 뒷맛을 노린다는 작전이다. 여기까지는 흑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흑43,45로 당차게 뛰어나오고 보니 우하에서 흑이 제법 큰 실리를 차지했다.

백46으로 남아있는 큰 곳을 다가갔다. 백의 편에서 확장이 아니라 흑의 편에서 다가와 압박을 가한 수이다. 흑47부터의 상용수법으로 말미암아 수습하려고 있다.

백60까지 정리가 된다. 좌상귀 흑은 듬성듬성 수습이 된 모습이고 상변 백도 모두 연결되어서 만족할 수 있다. 좌하귀 일대가 이제 핵심체크가 될 것 같다.


③ 워러에게 대국신청 하세여~.

워러는 내기바둑을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바둑동네에 오래 살아서인지 평소에 내기를 생활화하고 있긴 하지만, 꼭 내기가 아니라고 해서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 예는 기보보기를 해서 평소에 바둑을 둔 사람들을 살펴보면 충분히  될 것이다.

‘급수불문, 치수불문’이 워러 바둑의 요체이다. 몇 급이 되든 상관없고 하수님들이 놓고 싶은 대로 놓게 한다. 그리고 웬만하면 호선으로 대국한다. 어쩌다 구경하시는 분은 워러가 이기기 위해서 5급과 호선으로 둔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워러가 솔직히 5급에게 이겨서 뭐하겠는가. 어릴 적 동네기원에서 바둑을 배운 워러는 하수님이 상수랑 대국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현실을 체득하고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어린 초딩 중딩에게는 기천원의 기료를 내고 바둑을 둔다는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어렵사리 기료를 마련해서 기원을 출입한다고 해도 상수와의 대국은 쉽지 않았다. 바둑 한판을 두려면 천원짜리 1장이라도 재떨이 아래에 깔아두고서 두어야 했던 ‘문화’ 때문에 상수와 바둑을 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따라서 기원에서는 내기를 두지 않는 사람이나 내기에서 돈을 다 잃은 패잔병들의 노리개역할을 대신했다. 그 분들은 두둑한 밑천이 있을 때는 학생인 워러와는 두지 않았지만 저녁시간이 되면 학생 워러와 기꺼이 붙어주었다. 돈을 잃은 자신에게 시간을 죽일 수 있는 '타임킬러'가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원원장이 나에게 자장면을 제공한 이유를 알만도 하다. 비 내기바둑을 둔 손님도 기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워러가 좋은 알바사범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손님이 바둑을 안 두고 기원을 나가면 돈을 청구할 까닭이 머쓱해진다.)

워러는 커서 나름의 고수가 되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어릴 적 기원에서의 아픈 추억 때문에 나는 크면 하수님들이 원하는 대로 두어주려고 맘을 먹었다. 따라서 지금도 치수불문 급수불문하고 시간이 나면 광고를 낸다. 하수님들에게 맘껏 바둑을 두어드리려고 한다. 맘껏 고수를 데리고 놀라는 소박한 뜻이다.

그런데 지금과 그때는 상황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어쩌다 시간이 나서 평소에 인사를 하고 지내는 분들에게 한판 하자는 제의를 했을 때 아주 민망한 대답이 돌아오곤 한다. “지금은 배가 고파서 좀 있다가 둘게요.” “바둑을 많이 뒀더니 머리가 아파요.” 등등.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지만, 워러가 하수일 땐 상수가 한번 두어 준다하면 밥 먹다가도 화들짝 밥숟가락 놓곤 했는데, 조금은 씁쓸한 생각이 든다. 8단은 고수 축에도 끼지 않는가 보다. 아니 물 7단은 말이다.

지금 워러는 휴가 중입니다. 평소 워러의 기량이 궁금했던 분은 모조리 신청해주세요. 아님, 제가 시간이 나면 두자고 할 것이니 외면 마시고 두어주십사와요. 지금도 여전히 치수불문 급수불문입니다. 그리고 휴가를 마쳐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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