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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신라면배]

역대 기록으로 본 이세돌 연승 가능성

18일 한국시간 오후 3시, 중국 왕시와 첫 대결

이정환2010-10-18 03: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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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제10회 대회에서 4장으로 출전해 창하오와 구리를 연파하고 한국 우승을 이끈 이세돌.

이세돌의 모험이 시작된다.

제1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예상밖의 오더가 짜여졌다. 한국의 주장격인 이세돌이 제1국부터 나서기로 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막내기사에게 주어졌던 첫 출전 기회가 랭킹1위에게 주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 이는 분명 모험이다.

이세돌은 평상시 인터뷰 때 "가능하다면 초반에 나서 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세돌의 성품으로 볼때 충분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앞당겨 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주장이 시작부터 나서지 않는 이유는 만약 초반에 탈락할 경우 2, 3차전에서 우승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험에서 성공만 한다면 이후에 열릴 2, 3차전은 반대로 수월해질 수있다.  

주장자리를 맡아 오던 이창호는 제9회 농심배 때 처음으로 박영훈에게 주장자리를 넘겨준바 있다. 당시에는 이창호가 주장자리를 내놓는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큰 이슈였다.

지난해에도 3연승을 거두며 한국 우승을 견인한 이창호는 '농심배 수호신'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주장으로서 큰 역할을 해왔다. 농심배가 9회 열리는 동안 무려 8번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세돌이 첫 주자로 나서 바둑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지금껏 농심배와 인연이 없었던 이세돌은 제10회 대회에 첫 출전하여 콩지에, 구리를 연파하고 우승을 따냈다.

이세돌은 지난해 휴직을 하면서 아예 예선부터 참가 자체를 못했고 올해 다시 도전하여 출전권을 따냈다. 과연 이세돌이 이번 농심배에서 몇 연승을 거둘지 궁금한 가운데 역대 단체전 성적과 연승기록으로 이세돌의 연승 가능성을 살펴본다.  


◆ 역대 단체전(진로배·농심배) 한국 5장 출전선수의 성적은? ◆

1999년부터 지금까지 11회동안 치러진 농심배에서 첫 주자로 나선 한국 선수의 성적은 다음과 같다. -  목진석 2승, 최철한 3승, 최철한 2승, 박영훈 4승, 허영호 1패, 한종진 1패, 강동윤 1패, 조훈현 1패, 홍민표 1승, 김지석 3승, 허영호 1패.

1993~1997년까지 열린 진로배에서는 유창혁 2승, 서봉수 4승, 유창혁 1패, 최규병 1승, 김영환 1패를 거두었다. 서봉수는 김영환이 1패를 거둔 뒤 한국 4장으로 나서 9연승을 거두며 마지막 진로배를 화려하게 장식한 바 있다.

평균적으로 한국의 1차전 성적은 좋지 않다. 목진석, 최철한, 박영훈, 홍민표, 김지석만 승리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패점을 기록했다. 1차전 성적은 이후 2, 3차전에도 여파가 전해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1차전에서 부진하더라도 2차전에서 만회하는 경우도 있다. 2003년 제5회 농심배때는 1차전에서 전패를 한 한국이 원성진의 2차전 3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꿔 놓았고 이창호가 마무리 2연승을 거둬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제8회 역시 박영훈의 4연승과 이창호의 2연승으로 한국이 종합 7회 우승을 기록했고, 2008년 제10회는 강동윤의 5연승과 이세돌의 2연승이 우승 하모니를 연주했다.



                      ▲ 1997년 2월 24일 경향신문에 실린 서봉수 9단의 진로배 관련 뉴스.

◆ 역대 단체전 연승최고는 누구? ◆

단체전에서 단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1997년 진로배에서 9연승 신화를 써낸 서봉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봉수는 김영환 다음으로 한국 4장으로 출전해 위빈부터 마샤오춘까지 무려 9명의 중·일 기사를 모두 무찔렀다.

위빈이 중국 5장으로 나서 김영환과 아와지슈조를 탈락시켰기 때문에 서봉수는 제3국부터 나서 최대 9명하고만 싸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농심배는 상황이 다르다. 이세돌이 제1국부터 출전하여 10명 모두와 상대해 최대 10연승까지 달성할 수 있다.

진로배에서 연승 순위는 9연승 서봉수(제5회, 1997), 5연승 요다노리모토(제2회, 1994), 4연승 서봉수(제2회, 1994), 미야자와고로·이창호(제3회, 1995), 3연승 차오따위엔(제1회, 1993), 천린신·이창호(제4회, 1996) 순이다.

이밖에 2연승자는 유창혁, 린하이펑, 서봉수, 조훈현, 녜웨이핑, 차오따위엔, 위빈 등이 있다.   

농심배에서는 9연승 대기록은 없지만 최고기록은 5연승자가 모두 5명이며 후야오위(제4회, 2002), 이창호(제6회, 2004), 펑첸(제8회, 2006), 강동윤(제10회 2008), 씨에허(제11회, 2009)가 공동 1위다. 

2위 기록 4연승은 박영훈(제3, 8회, 2002, 2006), 창하오(제9회, 2007) 뿐이며 3연승은 창하오, 최철한, 뤄시허, 고바야시고이치, 원성진, 조한승, 왕시, 목진석, 퉈지아시, 김지석, 이창호가 달성했다. 



▲ 지난대회에서 3연승을 거두고 한국 농심배 우승을 이끈 이창호. 지금까지 농심배에서만 3억6천5백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 10연승 달성시 상금은 얼마? ◆

농심배 우승상금은 2억원이다. 한국이 우승할 경우 선수 5명에게 각각 4천만원씩 주어진다. 최근에는 정관장배와 같이 우승 기여도에 따라 차등지급하지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동일하게 4천만원으로 한다.

먼저 농심배의 대국료는 기본적으로 300만원이 주어진다. 10국을 두게되니 3천만원이 확보되고 연승상금은 3연승 달성시 1천만원, 이후 1승 추가할 때마다 1천만원 씩 늘어난다.

3연승에 1천만원, 4연승에 2천만원 이런 식이다. 9연승까지 계산해보면 7천만원이지만 10연승을 달성하면 무려 1억원으로 껑충뛴다. 여기에 대국료 3천만원과 상금 4천만원을 포함하면 이세돌은 10연승 달성시 1억 7천만원을 받게 된다. 만약 기여도에 따라 상금을 분배한다면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역대 농심배 상금랭킹 1위는 이창호다. 우승만 무려 9번을 해 2억8천4백만원을 획득했고 연승상금만 5연승, 3연승으로 4천만원을 획득했다. 대국료는 19승 2패를 거둬 6천1백만원이다.(제1회 대국료는 2백만원, 우승상금 2천4백만원-1억2천만원 1/5) 이 모든 금액을 합치면 3억8천5백만원에 달한다.

역대 3위는 1억6천9백만원인 조훈현이 차지했고 3위는 박영훈으로 1억6천6백만원을 획득했다. 4위는 1억6천만원을 획득한 최철한이 올랐고 5위는 중국의 창하오로 9천7백만원을 차지해 외국기사로는 최고 상금이다. 



         ▲ 한국랭킹 1위 이세돌. 농심배 첫 주자로 나서 바둑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 이세돌, 진로배 9연승 깨나 ◆

위 기록에서 나오듯이 연승기록은 쉽지 않다. 대국이 매일 열리기 때문에 연승을 하더라도 기사들의 체력이 문제가 된다. 강동윤의 경우 5연승을 거둔 후 일본의 다카오신지를 상대로 6연승에 도전했다. 비교적 약체인 일본이기 때문에 무난한 6연승 달성을 기대했지만 6일 연속 치른 대국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아쉽게도 패하고 말았다.

1차전은 4일간 열리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만 본다면 충분히 4연승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도 퉈지아시, 저우루이양을 뒤로하고 왕시라는 승부수를 띄워 제1국부터 평탄히 흘러갈 것 같진 않다.

이세돌이 제1국만 무난히 넘긴다면 다음 상대가 이야마유타라서 2연승까지는 도전해볼만 하다. 이렇게 되면 중국도 이세돌의 천적이라 불리우는 씨에허를 내보낼 가능성이 커지고 심지어 콩지에의 출전도 예상해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1차전에서 강타자들이 대거 나선다면 2차전은 오히려 수월해 질 수 있다. 6일 동안 열리긴 하지만 힘든 고비를 이미 넘겼기 때문에 마음 편히 대국에 임할 수 있다. 게다가 상대기사들이 심리적인 압박으로 무리수를 둘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난항 보다는 순항이 예상된다.

예를 들면 진로배에서도 서봉수가 7연승 도전 대국에 중국의 차오따위엔을 맞이했다. 당시 차오따위엔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고 예상대로 서봉수는 고전했다. 그러나 6연승으로 끝이 나는가 싶었는데 차오따위엔이 흥분한 나머지 종반 실착으로 서봉수의 7연승 재물이 되었다.

중국은 대부분이 3시간 바둑이며 심지어 대국이 가장 많은 갑조리그도 3시간이다. 일본 역시 장고바둑이 대부분이어서 시간 안배에 적응이 덜된 상태다. 이세돌은 본인 스스로 "10분 바둑은 변수가 많은 반면 2~3시간 바둑은 너무 길고 1시간이 적정 시간"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세돌은 꾸준히 중국 갑조리그에 참가하면서 현지 적응 훈련도 마친 상태다. 농심배는 이세돌에게 적합한 최적의 대국 조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제한시간이나 장소 뿐만아니라 무엇보다도 "
한국이 10번째 우승을 차지하는데 기여하겠다"는 이세돌 본인의 강한 의지 등 이 모든 상황들이 이세돌의 연승 가능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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