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우승확률 허영호 '40%' 구리 '50%'
결승진출자 인터뷰
이정환2010-11-03 20:29:41

▲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는 구리와 허영호.
허영호가 일생 최대 기회를 잡았다.
허영호가 11월 3일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즈 결승에 진출하면서 생애 처음으로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김지석, 박정환 등과 함께 준결승에 올랐지만 허영호 혼자 살아 남았다.
결승상대는 중국의 구리. 상대전적 1승 1패로 객관적 성적이 앞선다 하더라도 결코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
허영호는 박정환을 2-0으로 꺾었고 구리도 제2국에서 김지석에게 반집승을 거두면서 먼저 2승을 거둬 결승에 진출했다. 삼성화재배에서는 처음이다.
허영호와 구리의 결승진출 소감을 들어본다.
◆ 허영호 7단 인터뷰 ◆
- 오늘 대국은 어땠나.
초반에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중반에 박정환 8단이 대마를 잡으러 갔을 때 안되는 모양인데 착각을 해서 더 좋아졌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어려운 바둑이었는데 이겨서 기쁘다.
- 결승진출 소감은.
8강 진출 이상이 목표였는데 4강에 오르다보니 욕심이 더 생겼다. 기분은 좋아야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조금 지나봐야 알 것 같고 지금은 담담하다.
-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유독 중국기사와 많이 만났고 신예기사와 강자들에게 연전연승을 했다.
최근 한국기보보다 중국기보를 많이 놓아보고 있다. 기보를 놓아보면 초반부터 두는 스타일이 다르더라. 이번에 공부한 효과가 나온 것 같다. 도움이 많이 되었다.
- 허영호 7단은 과거 구리나 이세돌과 같은 기사를 자신보다 높다고 생각했을 텐데 결승에서 구리를 만난 느낌이 어떤가.
작년이나 그 이전 만해도 구리나 콩지에, 이창호, 이세돌 9단과 같은 기사들이 훨씬 높게 보였다. 그렇다고 솔직히 항상 질 것이라고는 각하지는 않았다. 가장 큰 수확이 최근 본선에 많이 오르면서 비록 직접 이긴 건 아니지만 시합 통해 중국기사와 많이 접하면서 얻은 자신감이다. 만나본 정상권 기사들이 많지 않지만 한두 판 이겨가면서 자신감이 커졌던 것이 결승에 올라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삼성화재배는 뭔가 느낌이 편해서 바둑을 두는데 부담이 적었다. 마음가짐을 달리한 것이 성적을 좋게 한 것 같고 이번 결승전은 부담이 되지만 한국을 대표해서 올라온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 결승에도 올랐으니 정상급 기사들과 만나도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있겠나.
내 생각에 아직은 나보다 확실히 우세한 기사가 몇 사람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스스로 달라질 수 있다면 정상급 기사들과 만나도 부담 없이 잘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결승전에서 우승 가능성을 퍼센트로 말한다면.
40%만 되어도 엄청 만족한다. 그런데 객관적인 전력에서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인다. 첫 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첫 판만 이긴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고 지면 40%에도 못 미칠 것 같다.
◆ 구리 9단 인터뷰 ◆
- 오늘 대국은 어땠나.
처음에 고생을 했는데 후반에도 실수가 많아 잘 둔 것 같진 않다. 아무래도 마지막에 반집승을 거둬 기쁘게 생각한다.
- 결승진출 소감은.
삼성화재배에서 준결승만 네 번째 치렀다. 지금까지 결과가 좋지 못했는데 이번에 결승에 올라 좋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좋은 성적 기대한다.
- 구리에게 묻는다. 이번 32강전에서 허영호 7단에게 졌는데 패배의 원인이 경적필패(적을 얕보면 반드시 패함)이지 않는가.
지난해 비씨카드배 16강전에서 한 번 이겼고 올해 삼성화재배에서는 졌다. 허영호 7단이 지난해보다 더 세졌다. 허영호 7단이 바둑실력을 더 늘린 것 같고 마침 나는 국내대회가 많아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이번에는 좋은 컨디션으로 멋진 승부를 펼치고 싶다.
- 지난해 삼성화재배 준결승에서 콩지에에게 2-0으로 졌다. 이후 최정상자리를 내준 것 같다. 요즘 다시 좋은 컨디션을 되찾는 것 같은데 어떻게 좋아지게 됐는지.
패배 이후 컨디션 좋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고 몇 가지 원인이 있다. 한국과 중국의 젊은 기사들이 빨리 성장하고 있는 것도 있고 당시 심리적으로 좋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큰 희망을 품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실력을 잘 발휘하겠다.
- 허영호 7단의 결승진출을 예상하지 못했을 텐데 허영호 7단의 바둑과 중국 신예(저우루이양, 리저 등)들의 바둑을 비교해 본다면.
한국과 중국 신예기사들의 기풍은 차이가 있다. 한국기사는 중국보다 아주 세고 날카로운 성향이 있다. 반면 중국은 판을 크게 보는 편이다. 중국 내에서 젊은 기사와 만날 기회가 많은데 세계대회에서도 허영호 7단과 같은 기사와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자주 만난다면 기풍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도움이 될 것 같다.
- 허영호 7단은 자신의 우승가능성을 40%라고 말했다. 구리 9단은 몇 퍼센트라고 생각하는가.
50%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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