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신]
구리, 삼성화재배 저주에서 벗어났다
금주 등으로 컨디션 회복
조성규 특파원2010-11-04 17:18:51
27세의 구리가 개인 통산 7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3일 끝난 제15회 삼성화재배 준결승전 제2국에서 패착이 짙던 후반전 놀라운 역전승을 일궈내며 흑 반집승으로 한국의 김지석을 물리치고 종합전적 2대0으로 결승전에 올랐다.
이는 구리의 생애 첫 삼성화재배 결승전. 구리가 결승전에서 한국의 허영호를 이긴다면 삼성화재배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는 구리와 허영호.
◆ 삼성화재배 저주를 깬다
그 전까지 구리는 세 번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에 진출했었지만 모두 탈락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누가 봐도 극명하게 불리했던 상황을 완강하게 버티며 역전을 일궈내며 결승까지 오른 것이다.
김지석은 기세가 당찼다. 준결승전 첫 판에서 보여주었던 긴장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대국이 시작되자마자 김지석은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
중반전 들어 김지석은 한국기사 특유의 완강하고 날카로운 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이날 대국을 중계하던 목진석이 계속해서 “구리의 패배가 확정적이다”고 말했을 정도.
하지만 끝내기 단계에 들어서자 김지석은 국제대회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연이어 작은 실수들을 연발해 결국 반집패를 당하고 말았다.

▲ 3일 열린 결승전 제2국 모습.
◆ 우승 가능성이 크다
아슬아슬한 반집승을 거두고 나서야 중국의 바둑팬들은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구리는 새롭게 최정상에 오를 수 있는 외길로 들어섰다. 그는 6번의 세계대회 결승전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구리가 삼성화재배까지 거머쥔다면 전관왕이란 최종 목표에 응씨배 하나만을 남겨놓게 된다.
중국기사들은 세계대회에서 반집패의 아픔을 많이 겪어 왔다. 녜웨이핑은 응씨배 결승전에서 조훈현에게 반집패를, 마샤오춘은 이창호에게 여러 번 반집패를 당했다. 뤄시허와 창하오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대부분의 중국 정상급 기사들이 이런 경험을 겪었다. 하지만 구리는 이를 극복하고 삼성화재배 결승전 진출 탈락이라는 저주를 깨부수었다.
국 후 벌어진 인터뷰에서 구리는 “포석 단계에선 좋았지만 중반전에서 실수를 너무 많이 했다. 이겨서 너무나 기쁘다. 작년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에서 탈락했을 즈음에 많은 대국에서 패했다. 이번엔 착수하는 자세부터 공격적으로 바꾸어서인지 운 좋게도 결승전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구리는 허영호와의 결승전 승부를 반반으로 보았지만, 허영호는 자신의 우승확률이 40%라고 말했다. 한국 매체도 마찬가지로 구리의 승리를 더 크게 점쳤다.
물론 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06년의 후지쯔배에서 저우허양이 준결승전에서 이세돌을 누르고 결승에 올라 우승이 낙관적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비교적 무명에 가까웠던 박정상에게 우승컵을 넘겨주고 말았다. 구리 또한 허영호를 상대로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 결승에 진출한 구리와 허영호.
◆ 금주 등으로 컨디션 회복해
올해 대부분을 시간을 구리는 슬럼프에 빠져 살았다. BC카드배 수성에 실패했고, 리광배,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조기 탈락했다. 서남왕배에선 첫 판에 졌고, 농심신라면배도 참가하지 못했다. 잦은 패배와 수많은 대국 일정으로 생활 리듬이 불규칙해졌고 이는 간에 문제를 일으켰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구리는 한약을 복용하며 건강을 다스렸다. 그리고 대국 중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구리는 음주와 밤새 축구 시청 등의 여러 습관들을 과감히 버렸다. 이번 삼성화재배에 참가했을 때 구리는 위빈, 통역과 밖으로 식사를 하기 위해 나갔을 때 단 한 잔의 술도 마시지 않았다.
구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할 때 노트북을 가져오지 않아다. 불필요한 것들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휴식을 취하기 위함이었다. 준결승전 전날엔 숲을 산보했고, 오후엔 축구장에서 조깅을 했다.
운동을 끝낸 후 숙소로 돌아와 책을 읽고 기보를 연구했다. 이렇게 간단하지만 충실한 생활 리듬을 유지했기에 구리의 역량은 충만했고 좋은 컨디션으로 대국에 임할 수 있었다.
2010년 11월 4일 http://sports.sina.com.cn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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