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지략싸움의 시작, 흥미진진 오더작성
금메달 후보 간 ‘오더작성’이 단체전의 새로운 변수
AG 특별취재팀 진재호·이정환2010-11-24 15:11:10
금메달 후보 간 ‘오더작성’이 단체전의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남녀단체전이 시작되면서 새롭게 부각된 오더제출 문제가 스포츠바둑답게 흥미를 끈다. 남자단체의 경우 엔트리 6명을 놓고 어떤 선수를 1~6번에 배치 할 것인지, 그리고 상대국가에 따라서 어떤 선수를 뺄 것인지를 놓고 코칭스텝의 고민이 많다.
바둑은 전통적으로 개인전이었으므로 ‘오더작성’은 낯선 경험이었다. 지금까지의 바둑 경기가 선이 굵은 야구를 뜻하는 ‘빅볼’이었다면 오더작성이 들어간 승부는 ‘스몰볼’처럼 오밀조밀하다. 이 제도는 국내아마대회인 ‘3․15의거배’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다.
▲김승준 코치가 양건, 강승희에게 의견을 묻는 모습. 김 코치는 오더 선정에 여러 동료기사들의 다양한 의견도 듣고, 꼼꼼히 상대전적도 살피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오더작성은 단체전 전략의 핵심으로 부각
절대 코칭스텝의 감(感)에 의존한 오더작성은 아니다. 전문가를 동원하여 확률에 대해서 좀 더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노력도 있었고, 그런 다음 각종 자료를 넣어서 시뮬레이션을 수 십 차례 실시했다.
지금은 오더순번은 확정이 되었기 때문에 ‘경우의 수’는 확실히 줄어들었다. 가령 A국가에서 3번 선수, B국가에서는 5번이 빠진다면 1-1, 2-2, 4-3, 5-4, 6-6 순으로 매치 업이 완성된다. 따라서 강자를 피하거나 맞붙이고 싶은 선수를 택하는 등 전술이 충분히 필요하다.
그렇다고 약하다고 판단되는 선수가 무조건 빠질 것이라고 속단할 필요도 없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책략이 난무하게 되는 것이다.
‘규정의 몰이해’로 판명이 난 혼성페어의 해프닝은 한국의 관점에서 보면 급격히 변해가는 스포츠바둑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장차 두 번째 아시안게임과 전국체전 등에서 시도해봄직한 ‘오더제출전’이다.
▲한국리그 신안천일염 팀이 검토 모습. 한국리그는 팀끼리의 대결마다 다양한 오더를 내놓는다.
■ 한국리그 > 중국리그
지난 19일 오더제출에서 김승준 코치는 “중국의 오더순번보다 한국이 좀 더 좋았다”며 70%는 만족 한다고 기뻐했다. 코칭스텝의 지략대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한국리그효과’를 들고 있다. 한국리그는 한 팀 6명의 선수 중 5명이 출전하고 순번은 주장의 개념이 없이 매번 뒤죽박죽이다. 따라서 아시안게임처럼 한번 순번은 고정이 되는 방식에 비해 훨씬 다양한 지략의 대결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리그에서는 장고대국이 있어서 침착하고 안정적인 바둑을 구사하는 선수가 정도대국에 배치되기도 하는 등 훨씬 다양한 변수를 놓고 씨름한다. 또한 오더 제출이 1주일 전쯤에 발표가 됨으로 해서 감독이나 선수가 준비를 가능하게 한다.
중국리그는 큰 틀에서는 한국과 대동소이하지만, 1팀당 엔트리가 5명에다 경기에는 4명이 출전한다. 따라서 한국보다 경우의 수가 적어서 전략이 단순하다. 또한 대회 하루 전에 오더가 발표됨에 따라 상대를 연구할 시간상의 여유는 없다. 이러한 조그마한 차이가 지난 번 남자단체 예선에서 강호 중국을 4-1로 대승을 거둔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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