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배]
'천뚜기'를 아십니까?
9회 정관장배 에피소드
중국 항주 - 김지은2011-01-12 10:14:29
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제9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1차전이 중국 항주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중국·일본 여자기사 5명이 한 팀을 이뤄 국가의 명예를 걸고 대결하는 정관장배. 한국은 박지은, 이하진, 박지연, 김미리, 문도원이 팀을 이뤘고, 첫 주자로 나선 문도원이 4연승을 거두고 있어 한국바둑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기고 있다.
대회가 치러지고 있는 기간 내내 한국팀의 표정은 굉장히 밝다. 식사, 공동연구 등 대부분의 시간들을 함께하며 가족 같은 분위기로 지내고 있기 때문. 여기에 든든한 버팀목 조영숙 단장도 선수들과 동행하며 한국선수단의 컨디션 조절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분위기 좋은 정관장배. 그 동안 기사에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놓은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문도원. 바둑둘 때는 독하다?
■ 김미리 "도원이가 원래 독해요!"
9일 문도원은 루지아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했다, 바둑은 중반 이후 루지아의 실착을 잘 포착한 문도원의 승리가 확실한 상황.
심혈을 기울여 최선의 끝내기 수순을 보여주는 문도원을 바라보던 김미리가 "차이가 제법 나는데도 최선의 수순으로 상대를 괴롭게 하네요. 도원이가 선해보이지만 바둑은 독하답니다."라며 웃는다.
얼마 후 계가를 해보니 독한 문도원의 18집반승.
▲9회 정관장배 출전선수 박지은, 이하진, 문도원, 김미리, 박지연
■박지은 “우리 애기들도 잘합니다!”
7일 기자회견과 인터뷰 당시 박지은은 심한 감기로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다른 기사들보다 박지은에게 질문이 집중됐는데 이 중 30%가 아시안게임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이번 정관장배 출전 선수들 중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는 단 한 명도 없다. 그래서인지 박지은은 인터뷰 내용이 출전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계속 신경이 쓰였던 모양.
그러나 5장으로 출전한 문도원이 세계대회 첫 본선임에도 불구하고 연승을 이어가 박지은은 "제가 그랬죠? 우리 애기들도 잘합니다! 이번 정관장배는 제 차례까지 안 올 것 같네요"라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천뚜기 문도원.
■ '천뚜기'를 아십니까?
4연승을 기록 중인 문도원의 별명은 메뚜기. 별명이 붙여진 이유가 궁금해 물으니 방송인 유재석과 닮아서 생긴 별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박지연, 김미리 친분이 두터운 기사들은 정작 메뚜기라고 부르지 않고 '천뚜기', '멍뚜기'. '문뚜기' 등으로 신기하게(?) 부르고 있었는데….
본래 별명인 메뚜기에서 메를 빼고 앞에 수식어를 붙여서 그렇게 부른다는 것. 친절한 박지연이 문도원의 별명들을 설명해줬는데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천뚜기: 천재 메뚜기의 줄임말. 문도원이 연구 때 묘수를 찾거나 사활을 잘푸는 등 뛰어난 능력을 보일 때 쓰인다.
멍뚜기: 멍 때리는 메뚜기의 줄임말. 평소 문도원은 멍한 표정을 지을 때가 많은데 이 때 동료기사들이 부르는 별명이라고.문뚜기: 문도원 메뚜기의 줄임말. 그냥 메뚜기라고 부르기에는 무언가 평범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이런 단어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 몸은 한국에 있지만 마음만은 중국에… 무여회의 '문자검토' 문도원의 연승 행보에 타이젬 유저들 뿐 아니라 동료 프로기사들 역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혜민, 김혜림 등 무여회 회원들은 '이렇게 두면 문도원의 승리가 확실한 거 아니냐?" 등 박지연과 수시로 문자를 주고 받으며 문자검토를 하기도 했다.
■ 대국에 집중할 수 있는 항주기원
대회가 열리고 있는 항주기원에는 한국팀 선수들을 비롯해 출전선수들과 대회관계자들이 묵고 있다, 항주는 관광도시로 알려져있지만 대국장인 항주기원은 시내 중심가와 떨어져있고,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대부분이라 선수들은 본의 아니게(?) 시합에만 집중하고 있다.
도보 15분 거리에 백화점이 있지만 제법 쌀쌀한 날씨 덕에 한국선수단은 대부분의 시간을 항주기원 내 숙소와 대국장을 오고가며 생활하고 있다.
다행히 건물 안에 선수들 입맛에 맞는 한국식당이 있어 큰 문제는 되지 않지만 8박 9일 동안 매일 같은 음식점만 갈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한국선수단은 대국이 일찍 끝나면 백화점으로 이동해 바람도 쐬고 다양한 음식들을 먹으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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