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신라면배]
농심배 영웅으로 다시 태어난 최철한
4연승 달성하며 한국 우승 견인
이정환2011-01-20 22:03:38

▲ 이창호, 김인 단장, 최철한.
아시안게임 금메달 - 문도원의 정관장배 7연승 - 한국 농심배 우승
연달아 터진 경사에 한국 바둑 팬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확실하게 콩지에를 제압해준 최철한 덕분에 흥이 절로난다.
콩지에는 최근 세계대회 개인전을 휩쓸다시피 하여 경계대상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창호와 이세돌이 콩지에에게 LG배와 후지쯔배를 내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철한이 농심배에서 거둔 승리는 통쾌하다 못해 속에 얹힌 것이 내려가는 듯 한 기분마저 든다.
“다카오신지, 저우루이양, 유키사토시에게 이겨 3연승을 거뒀는데 크게 기쁘지 않았다. 콩지에와 대국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었고 이렇게 우승까지 결정짓게 되어 지금은 매우 기쁘다.”
최철한은 시작부터 목표가 콩지에였다.
지금까지 몇 차례 농심배에 출전했지만 이번은 느낌이 남달랐다.
뭔가 보여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이창호 9단을 이번에는 쉬게 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이런 알 수 없는 기운 때문에 최철한은 다카오신지를 꺾은 이후 직접 우승을 결정짓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던 것이다.
최철한에게 그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이창호의 존재다.
자신의 손으로 끝내겠다는 강한 집념도 있었겠지만 든든한 이창호 사범님이 버티고 있어 콩지에와 대국 때 큰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했다.
2005년 영화배우 황정민의 청룡영화제 수상소감이 떠오른다.
“스탭들과 배우들이 밥상을 차려 놓으면 저는 그냥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거든요”
최철한은 이창호가 자신이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 놓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실패하더라도 이를 대신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뒤에 서 있다는 것 자체로 이창호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창호도 최철한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창호.
“상하이에 와서 컨디션에 좋지 않아 불안했는데 나를 편하게(출전하지 않게) 해줘서 고맙다. 잘 싸워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대국이 끝나기 5분 전 (주)농심 박준 사장과 지지자산운용 강명주 회장, 나남출판사 조상호 사장, 전 법무부장관 김기춘 상임이사, 조훈현 9단 등 한국기원 이사진이 도착했다.
느긋하게 관전할 새도 없이 예상보다 대국이 빨리 끝났다.
조훈현 9단은 검토실에서 이미 바둑이 끝났다며 최철한 9단이 승리했다고 말했다.

▲ 검토실을 찾은 한국기원 이사진. 김기춘 부이사장, 지지자산운용 강명주 회장, 조훈현 9단, (주)농심 박준 사장.
곧바로 시상식이 이어졌고 연승상 시상에 이어 우승국가 시상이 거행됐다.
시상은 (주)농심 박준 사장이 맡았다.
4연승을 거둔 씨에허를 대신해 위빈 감독이 시상대에 올랐다.
위빈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여러 세계대회에서 콩지에가 활약하고 있지만 아시안게임 실패와 만년 농심배 준우승에 대한 실망감이 얼굴에 모두 드러났다.
4연승을 달성한 최철한이 시상대에 올랐고 한국을 대표해 김인 단장이 우승 트로피를 받았다.

▲ 아시안게임에 이어 정관장배, 농심배까지 위빈 감독의 표정이 어둡다.
시상식 후에는 인터뷰가 이어졌다. 다음은 최철한의 인터뷰 내용이다.
- 한국 우승을 결정지었는데 소감을 듣고 싶다.
(최) 오늘 대국 전에 3연승을 했는데 크게 기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늘 대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승을 결정짓게 되어 지금 이렇게 웃을 수 있는 것 같다.
- 한국이 단체전에서는 우세하지만 개인전에서는 중국에게 밀리고 있는데 이번 농심배 우승으로 다시 올라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최) 중국이 한국을 앞선 것은 사실이다. 콩지에가 급성장하고 있고 한 명 더 한다면 구리 정도다. 이 외에는 한국기사들과 실력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세계대회에서 콩지에와 상대전적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이번 대국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었는지.
(최) 중국기사들과 시합이 많지 않아 최근에는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아시안게임 전에는 연구를 많이 했고 이후에는 컨디션 조절 등 몸 상태 관리를 중점적으로 해왔다.
- 오늘 승리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최) 단체전이라는 특수한 경우이기도 하고 이창호 9단이 지키고 있어 콩지에와 대국 때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세계대회 길목에서 번번히 잡히곤 했는데 오히려 싸움에서조차 밀렸었다. 오늘은 시간활용을 잘 한 것 같고 싸움에서도 밀리자 않았다. 마지막 기회를 잘 잡은 것 같다.

이창호와 최철한은 기자단과 하루 더 남아 21일 홍커우 공원과 상하이임시정부 등을 관광 한 뒤 22일 한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한 편이 되었던 이창호와 최철한.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작우금적(昨友今敵)으로 지내야 한다.
이창호와 최철한은 현재 국수전 도전기에서 맞서 싸우고 있다.
현재 스코어는 1:1.
바둑 팬들은 이제 누구를 응원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아무튼 명절인 설 전에 팬들을 위해 즐거움을 선사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비롯한, 문도원, 농심배 한국대표 선수들에게 수고의 의미로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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