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호 9단(왼쪽)과 이세돌 3단의 세기의 대결이 오는 25일부터 서울에서 열리게 된다. 사진은 결승5번기 제2국 대국 장면. |
세계대회 전관제패를 달성한 이창호가 명실상부한 '세계넘버원'의 자리를 확고히 굳힐까?
아니면 '떠오르는 태양' 이세돌이 마침내 이창호의 벽을 넘어 세계정상에 오를까? 한국바둑의 이-이 투톱 이창호 9단과 이세돌 3단이 펼치는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5번기 제3~5국이 오는 3월 25, 27,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 특설대국장에서 펼쳐진다.
지난 3월초 치러진 결승1, 2국에서 1승씩을 주고받아 현재 스코어는 1대1의 팽팽한 균형. 결승1국에서는 이세돌 3단이 이창호
9단의 대마를 포획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2국에서는 이9단이 반격에 성공, 1대1 타이를 이룸으로써 3번기로 좁혀진 상태.
이번 결승전은 향후 세계바둑계의 판도를 가늠할 만한 빅카드로 꼽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기사는 현재 기량이나 성적, 그리고 기세 모든 면에서 세계 최정상을 다툴만한 최고의 경지에 올라있다.
우선 이창호 9단은 두말할 나위 없는 세계랭킹 1위. 특히 올들어서는 지난 1월 농심배에서 한국팀의 주장으로 대회 4연패를 이끌었으며, 2월에는 도요타덴소배, 3월에는 춘란배에서 모조리 우승하는 등 지칠 줄 모르는 우승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얼마전 춘란배 우승으로 전대미문의 세계대회 전관제패(싸이클링 히트)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기세대로라면 단일시즌 세계대회 전관왕(그랜드슬럼)을 노려볼 만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LG배는 중대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세돌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첫 세계제패와 국내 4관왕, 그리고 바둑문화상 MVP 수상 등으로 최고의 한해를 보낸 이세돌 3단은 새해 들어서도 쾌속의 항진을 계속하고 있다.
2년만에 재회한 이-이의 '복수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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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전력을 비교할 때는 세계대회 통산 15회 우승에 빛나는 이창호 9단에게 무게가 쏠리는 것이 당연하다. 두
기사의 역대전적도 LG배 결승 1, 2국을 포함해 13승9패로 이창호 우위. 그러나 문제는 이세돌 3단의 실력에 가속도가
붙은 데다 자신감까지 더해가고 있다는 사실이 큰 변수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두 기사의 맞대결에서 이창호 9단은 쉽사리
완승을 거둔 일이 거의 없다.
두 기사가 결승무대에서 맞닦뜨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재작년 LG배(5회) 결승5번기와 지난해 왕위전 도전5번기에서 모두 이창호 9단이 이긴 바 있다. 그러나 이기긴 이겼지만, 실로 진땀나는 승리였기에 아직도 가슴 한구석에 서늘함이 남아있으리라.
반면, 이세돌의 입장에서는 재작년 LG배 결승은 일생에 두고두고 남을 회한의 승부였다. 이창호 9단의 대마를 거푸 때려잡으며 2연승을 올렸으나, 한달 후 속개된 3, 4, 5국에서 지나친 부담감으로 자기 페이스를 잃어버린 채 허망하게 역전패한 것. 그때의 악몽이 너무나 뼈저려 한동안 슬럼프에서 허덕여야 했던 이세돌은 그러나 보란 듯이 다시 살아났다. 그리고 이제는 노래제목처럼 '아픈 만큼 성숙해진' 승부사의 모습으로 다시 이창호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 | 이세돌 "오랫동안 기다리고 준비했다"
| |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오랫동안 준비해왔습니다. 후회없는 승부를 펼치겠습니다."
이세돌 3단은 결승 진출 확정 직후 이창호 9단과 상봉하게 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만큼 다부진 각오를 품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실제로 이번 LG배 결승을 앞두고 이세돌 3단은 일반 대국을 기권하면서까지 컨디션 조절에 만전을 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얼마전 이창호 9단과 하네 나오키(羽根直樹) 9단이 벌인 춘란배 결승에서는 검토와 국후 복기에 적극 참여하며 이창호 9단 바둑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전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세돌 3단이 이토록 별러왔던 이창호 9단의 컨디션은 어떨까. 그 역시 최근의 '불패행진'에서 말해주듯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올들어 현재까지의 올 전적이 무려 17승3패(85%). 잇달은 세계대회 결승, 국내 도전기 등 굵직굵직한 대국에서 거둔 성적으로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가히 최고조의 기세이다.
| 이창호 "이젠 후배와의 대국도 부담 안된다"
"꾸준한 운동 덕분인지 요즘 컨디션이 좋습니다. 이젠 후배와의 대국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좀처럼 자신감을 나타내지 않는 이9단이지만, 최근 타이젬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을 만큼 이창호 9단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그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폭주하는 대국 스케줄과 정신적 부담감이다.
3월 중순이후 보름사이 이창호 9단의 대국수는 무려 7~8판. 특히 지난 주말부터 춘란배 결승3번기를 치른 그는 KT배 준결승과 LG배 결승 3~5국에서 이세돌 3단과 4연전을 벌이는 강행군에 나선다. 운동과 투철한 자기관리로 컨디션을 조절해왔다고는 하지만, 한판에 3~4kg씩 빠진다는 헤비매치를 연거푸 치러야 하는 사실은 역시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상대가 다름 아닌 자신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후배 이세돌이라는 점도 더욱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바둑팬 8대2, 전문가 6대4 "이창호 우세"
| | 바둑팬들은 그래도 이창호 9단에게 압도적인 표를 던지고 있다 (국내 인터넷 설문 8:2, 중국 인터넷 설문 6.3:3.7). 이세돌의 패기보다는 '번기(番棋)의 달인' 이창호과 관록과 안정감을 훨씬 높게 사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바둑전문가들은 이보다 좀더 조심스러운 관측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굳이 퍼센트를 말하자면 6:4라고 할까. 그 이유는 이세돌 3단이 이 승부에 쏟는 열정과 집중력 때문일 것이다.
| 두 기사는 이 LG배 결승 3연전을 눈앞에 두고 전초전을 벌인다. 바로 KT배 준결승. 국내 최대규모 기전의 결승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벌이는 두 영웅의 물러설 수 없는 속기대결! 그것이 LG배 결승의 전초전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타이젬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KT배 마스터스 4강전 이창호 9단:이세돌 3단전을 22일(토) 저녁 6시부터 舊대국실(www.tygem.com)과 新대국실(www.livebaduk.com)을 통해 동시에 인터넷 생중계한다.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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