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세계기왕전]
LG배 결승3국 하이라이트
tygem2003-03-25 2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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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
'돌부처'도 '쎈돌'에는 흔들리나
"(빈틈없는) 창호가 세돌이 앞에서는 실수를 하데~. 흥분도 하는 것 같고…."
조훈현 9단이 말처럼 이창호 9단이 흔들리고 있다. '부동심(不動心)의 표상'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무섭게 쫓아오는 후배 이세돌 앞에서는 역시 부담감을 감출 수 없는 것일까. 아니면, 오기와 도전기질로 무장된 이세돌이 '돌부처' 이창호를 흥분시키는 마력이 있다는 말일까.
아무튼 오늘 바둑에서도 평소의 이창호답지 않은 모습이 여러번 나타났다. 그것도 결정적 승부처에서. 처음엔 과격한 도발로 형세를 그르치더니 나중엔 역전 찬스에서 어이없는 수순미스로 주저앉은 것이다.
그 두 장면을 살펴본다.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3국] ○이창호 9단(1승1패) ●이세돌 3단(1승1패) <2003. 3. 25, 265수 끝, 흑 불계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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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이창호의 폭투)
첫 승부처가 된 하변전투. 이세돌 3단이 흑1로 삭감 겸 중앙 백대마에 대한 원거리 공격을 펼치자 이창호 9단은 백2로 단호하게 반발한다. 당연한 기세.
그런데, 다음 순간 예상못한 폭투가 나온다. 백8·10으로 나가끊은 것이 뜻밖의 과격한 수. 백16까지 하변 흑 석점을 가두러 나섰으나, 흑17·19가 통렬한 역습이다.
이렇게 뒤통수를 맞고 보니 도리어 백이 곤란한 모습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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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진행1(흑, 받아치기 성공)
백1은 어쩔 수 없는 후퇴. 그러나 흑2·4로 마구 나가자 흡사 봇물이 터진 형국이다. 백7이 인내의 한 수였으나, 흑8~14로 기둥말 석점이 떨어져서는 백이 단단히 헛스윙한 꼴.
흑10으로 13자리에 이었으면 백이 더욱 곤란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어쨌든 실전 정도로도 흑은 충분하다. 흑 우세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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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1-1(유연한 태도)
나가끊은 수로는 백1·3으로 좌우를 정비하며 장기전을 도모하는 것이 유연한 발상.
아마도 여느 때의 이창호였다면 이렇게 두었을 가능성이 높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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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1-2(백, 무리)
백1로 뻗어 버티는 것은 흑2를 선수로 당해 백이 곤경에 빠진다. 이어 A를 엿보며 흑4로 붙여가는 것이 멋진 맥. 유창혁 9단이 제시한 그림이다.
(흑2·4로 그냥 A에 막기만 해도 백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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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2(역전이라고 느낀 순간)
비세를 느낀 이창호 9단이 강수를 연발해 전기를 마련하는 장면.
흑1로 흑대마를 돌볼 때 백2가 멋진 기대기작전. 백4·6으로 우변을 제압한 데 이어 백8의 침입이 통렬해 급기야 백에게 찬스가 왔다. 백10으로 치받자 흑은 응수가 궁해졌다.
바야흐로 역전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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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2-1(흑, 망함)
계속해서, 흑1로 뻗어 버티고 싶지만, 그게 잘 안되는 것이 흑의 고민이다. 백2에 대책이 없기 때문.
가령 흑3으로 나가끊는 것은 백12까지 회돌이축에 걸려 바둑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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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진행2(이창호의 '깜빡')
이세돌 3단은 고민 끝에 흑1로 젖히고 말았으나, 우상귀가 이렇게 다쳐서는 완연한 역전무드이다.
그런데, 이 순간 빈틈없는 이창호가 허점을 노출할 줄이야.
백4가 무심한 패착! 수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그전에 빠뜨린 것이 있었던 것이다.
흑5가 백의 실낱같은 빈틈을 응징하는 강타! 이세돌의 찬스포착능력을 엿보게 하는 회심의 승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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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2-2(백의 최선)
△와 ▲를 교환한 이상 백1·3의 절대선수 권리를 아낌없이 행사해야 했다. 그런 다음 백5로 넘어갔으면 극미하나마 종반에 강한 이창호에게 승산이 보이는 형세.
국후 이세돌 3단도 이렇게 되었다면 '역전'이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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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2-3(이창호의 천려일실?)
혹시 이창호 9단은 백1때 흑이 고분고분 살지 않고 흑2~6따위로 반발하는 것을 꺼렸을까. 그래서 백1을 선수행사하는 것을 주저했을까. (사실 이렇게 되면 A의 역습여지, B의 패 수단 등이 남아 다소 찜찜하긴 하다.)
그러나 거대한 흑대마의 생사를 이런 사소한 뒷맛에 맡길 리는 만무하니. 결국 이창호의 '천려일실(千慮一失)'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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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진행3(흑, 승세확립)
●가 살아가고 나니 졸지에 우중앙 백대마가 목숨을 구걸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백19까지 공배연결에 급급할 때 흑20으로 끊겨서는 백의 대실패!
특히 ○들은 4통5달(四通五達)의 요석 아닌가. 이렇게 흑 전체가 튼튼하게 연결되자 A~C의 엷음이 노출되면서 사실상 흑승이 굳어졌다.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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