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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타]

'한국인 윤춘호가 일본에서 획을 긋겠다'

보급프로젝트, 여자강화훈련 등 관서기원내 여러 추진사업 동참해

김지은2011-03-24 13: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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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부터 제9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이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치러지고 있다. 대국이 열리고 있는 동안 한국, 중국, 일본 선수단은 지하 1층에 마련된 바둑TV 라운지에서 대국을 검토하고 있다.

정관장배가 열리기 전 일본은 대지진이 일어나 미리 예정된 정관장배에 참가 여부가 불투명했는데 일본 주장 요시다 미카는 관서기원 소속기사로 오사카에 거주하고 있어 다행히 참가할 수 있었다.

요시다는 이마무라 관서기원 이사, 윤춘호 초단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는데, 이들 중 지난 2010년 일본 관서기원에서 입단한 윤춘호 초단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을 찾은 윤춘호 초단과 이야기를 나눴다.


▲ 천풍조, 일본 단장 이마무라도시야와 함께 김미리와 요시다미카의 대국을 검토하고 있는 윤춘호(왼쪽). 

- 입단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일본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
시합에 참가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보급, 지도, 대외활동(심판, 초청기사)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일본바둑팬들은 중장년층이 대부분인데 기우회 감소, 바둑대회 참가자도 줄어드는 등 이마저도 점점 그 수가 줄고 있다. 이미 일본바둑계는 바둑이 사양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많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관서기원은 보급에 중점을 두고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야 세계적인 기사도 나오고, 바둑 시장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이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관서기원은 현재 기원 내 바둑교실 운영(2개), 바둑교실 지부 관리 등 여러 보급사업을 하고 있다. 기존 사업 외에도 추가로 보급프로젝트 팀을 따로 추진하고 곧 활동을 재개하는데 이에 나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관서기원 출신 남자기사들보다 여자기사들은 성적이 저조하기 때문에 4월부터 강도 높은 강화훈련을 실시할 예정인데 나는 실전 담당을 맡게 됐다.

- 최근 세계여자대회에서 일본 성적이 저조했는데 강화훈련이 생긴다니 흥미롭다. 관서기원 출신 여자프로기사 중에서는 이번에 임하고 있는 요시다 미카가 유명하다. 여자프로기사는 몇 명이고, 그들 모두 강화훈련에 참가하는가.
관서기원 프로기사가 120명이 넘는데 그 중 여자기사는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여자기사들이 원한다고 해서 모두 강화훈련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타이틀을 딸 가능성이 있는 기사들에게만 참가 자격을 허용한다.

- 근황에서 성적부분보다는 보급, 지도 등 대외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인상을 받았다. 윤초단은 연구생 생활을 마치고 나서도 계속 입단을 준비했고, 일본으로 건너가면서까지 입단의 꿈을 이루지 않았나. 최근 관서기원 출신 프로기사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사카이 히데유키도 늦은 나이에 성적을 내고 있어 윤 초단에게 자극될 것 같다. 타이틀 획득이라든지 토너먼트 기사로서의 욕심은 없나.
물론 승부에 욕심이 나고 어느 정도 성적을 내고 싶지만, 일류기사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
항상 관서기원에서 나를 받아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카이 히데유키의 활약을 보면서 나도 못할 것 없다고 생각하고 욕심도 난다. 물론 내가 타이틀을 따서 관서기원의 명예를 드높여서 보답을 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나. 한국과 일본의 외교역할, 바둑보급 등 내가 필요한 부분을 하는 것이 도리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 지난 이야기지만 입단하기까지 과정도 듣고 싶다. 윤 초단은 홍맑은샘 초단과 함께 연구생출신 1세대다. 2002 정맥배-2004 최고위전 우승 등 2004년 당시 일본으로 건너가기 직전까지 아마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 않았나. 수입도 괜찮았을 것이고, 그 상황에서 일본행까지 결심할 정도로 입단이 간절했나.
연구생을 나와 아마대회에서 우승하고, 도장사범을 했었다. 당시 내 수입은 월 300만원 이상으로 20대 초반의 나이를 고려하면 절대 적지 않았다. 그랬음에도 한국에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지금처럼 오픈기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 수입이 그렇게 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소수 프로기사들을 제외하고 프로기사도 대국료만으로는 힘들지 않은가. 아마인 나로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에 제약도 있었다.
여러 생각 끝에 외국행을 결심했는데 당시 홍초단의 여자친구(카나코-현 홍 초단의 부인)가 일본기원에서 입단대회를 여는데 외국인도 참가할 수 있다고 알려줘서 홍초단과 일본으로 향했다.

- 그러나 입단까지는 무려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입단 신청서를 냈는데 일본기원에서 긴급이사회가 열려 외국인 제약 특별규정이 만들어져 입단대회에는 참가할 수가 없었다.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다행인 것은 당시 그 사건이 이슈가 돼서 조총련, 재일교민들이 많이 도움을 주셔서 큰 힘이 됐다.

- 홍 초단은 후견인을 만나 도장을 운영하게 됐는데, 같이 도장을 운영할 수도 있지 않았나.
그런 제의가 나한테도 왔었고 처음에는 수락했지만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되고, 애초에 일본으로 왔던 의미와는 다른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입단대회 참가가 불가능해지자 관서기원 9단이 “장담할 수는 없지만 특별입단제도에 참가할 수 있도록 힘 써보겠다.”라고 말해 관서기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참가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애초에 쉽게 돌아올 생각으로 떠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5년 이상 기회를 기다릴 수 있었던 것 같다.

- 홍 초단 이야기가 나왔는데 도쿄에 있는 홍맑은샘 바둑도장은 지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상황인가.
지진이 났을 당시 책장이 엎어지는 등 운영하고 있는 홍 도장이 타격을 입었다고 들었다. 40명이 넘는 원생들도 지진 여파로 10명 밖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복구에 노력하고 있고, 곧 정상화될 것이다.

- 홍 초단에 이어 지난해 꿈에 그리던 입단을 했다. 제2의 윤춘호, 홍맑은샘을 꿈꾸며 입단에 대해 물어 본 연구생 출신들도 많을 것 같은데.
당연히 있고 실제로도 준비하는 연구생 출신들도 있다. 확실한 것은 관서기원이 원하는 것은 실력이 아니라 얼마만큼 관서기원을 위해, 일본 바둑계를 위해 많은 발전을 줄 수 있는 지다.


▲윤춘호 초단.


- 일본에도 연구생 제도가 있는데, 그들은 입단에 실패하면 어떤 진로를 모색하나.
프로가 되지 못한 연구생 출신들은 입시를 준비하거나 가업을 물려받는 등 빠르게 진로를 바꾸는 것이 한국 연구생 출신과 다르다.
일본연구생들은 한국연구생들과는 다르게 학교에서 정규수업을 마친 뒤 바둑공부를 한다. 문화가 달라서 나오는 현상인데 일본은 한국보다는 바둑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부족하지만 대신 더욱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인지 입단을 못 하면 바둑 외적인 곳으로 진로를 바꾸는 것을 볼 수 있다.
경험자로서 말하자면 이는 나쁘지 않다. 어느 정도의 목표를 정해서 입단이 되지 않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냉정하게 돌아서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제일 좋은 것은 바둑전체 시장이 커지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 양 단체의 노력과 다음 세대를 위한 희생이 필요하다.  

- 윤춘호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
일본의 인재들이 도쿄로 모이고 있다. 바둑 역시 마찬가지인데 적어도 오사카나 그 주위의 인재들은 관서기원으로 올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마침 관서기원 출신 유키 사토시, 사카이 히데유키가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고, 관서기원에서도 앞서 말한 여러 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된다.
또한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의 교류에도 내가 중추적인 역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가장 큰 목표는 일본에서 한국인 윤춘호를 받아들여서 일본 바둑계가 정말 많은 발전을 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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