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신]
씨에루이 '내 마음속의 신… 이창호!'
중국 바둑기자 중 가장 유명한 바둑기자 씨에루이
김경동2011-08-09 09:53:40
중국 바둑담당 기자 가운데 가장 유명한 바둑기자를 들라면 단연 <체단주보(體壇週報)>의 씨에루이(謝銳) 기자이다. 한국 기자들 사이에서는 일명 ‘중국의 박치문’ '중국의 이홍렬'로 불린다.
그의 메신저 대화명은 처음 MSN 메신저 계정을 처음 만들 때부터 지금까지 ‘내 마음속의 신(我心中的神)’이라는 대화명을 사용했다. 호기심에 도대체 너의 ‘마음속의 신’이 누구냐고 묻자 그는 뭘 몰라서 묻냐는 듯이 “이창호 9단!”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그는 그렇게 광적인 이창호 9단의 팬이다. 하지만 정작 이창호 9단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 한 장 조차 없다. 어떻게 감히 신(神)과 함께 다정하게 사진 한 장 같이 찍을 생각을 할까?
▲왕루난 중국기원장에게 상을 받고 있는 씨에루이(왼쪽)
그와 가장 친한 프로기사는 창하오 9단, 구리 9단이다. 거의 자신이 그들의 대변인 격이기 때문에 자신의 말이 창하오 9단의 말이요, 구리 9단의 말이라고 할 정도로 친분이 깊다. 물론 그 밖의 모든 프로기사들과도 친분이 두터워 중국 바둑계의 에피소드나 큰 기사거리는 모두 그의 독차지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만약 이창호 9단과 창하오 9단이 대국을 벌이면 누구를 응원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서슴없이 이창호 9단이라고 한다. 그와 창하오 9단의 관계를 생각할 때 약간 의외의 답이다. 그 이유를 묻자 그는 “그는 우리가 바둑에 빠진 그 시대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다. 그 시대를 기억하고 싶은 것이다. 사람이 한 때 우상으로 여기던 그 사람의 신화가 오래가기를 바라는 것일뿐이다. 물론 창하오 9단과 개인적으로 아주 두터운 신분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것은 인간 관계이다.”라고 답한다.
그는 이어 "창하오는 젊었을 때 기회가 많았지만 지금은 창하오 9단이 컨디션이 좋 지않기 때문에 만약 그들이 지금 대국을 벌인다면 아마도 창하오 9단을 응원할 것이다. 그가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창호는 지금 체력은 약하지만 그래도 적어도 세계 랭킹 3위안에는 든다. 기본 내공이 튼튼하니 언제든지 기회가 있지만 창하오는 좀 어려운 것같다."라고 말했다.
그의 블로그는 누적 방문자 수가 320만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최근 중국에서 SNS가 유행하면서 그는 지금은 중국 국산SNS인 신랑웨이보에 새둥지를 틀어 현장에서 벌어지는 바둑소식을 직접 전하고 있다.
그는 우한대학교에서 행정관리학을 전공했으며, 1999년 1월 체단주보에 입사해 바둑담당기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의 별명은 돼지머리라는 뜻의 ‘돈두(豚頭)’라고 한다. 약간 우락부락하게 생긴 외모 탓(?)인지 서스럼없이 그를 대하는 동료 기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하지만 그는 이 별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화를 낼 줄 모를 만큼 선량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 기력 7단인 그는 신문에 기보 해설을 쓰기도 한다. 그의 바둑에 대한 지식은 아주 놀랍다. 한국, 중국 기자들끼리도 정보를 주고 받을 때 그에게 질문은 하면 한가지를 물어보면 열 가지를 알려주며 아주 자세한 부연설명을 곁들인다.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 중국 바둑관련 과거의 바둑기록이나 사건, 일화 등에 대해서 아주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기자들 사이에서는 ‘바둑사전’이라는 별명이 일을 정도이다. 어떤 다른 바둑기자에게 중국에 관한 정보를 물을 때 자신이 잘 모르면 “아, 그건 씨에루이 한테 물어보세요!”라고 답하는 기자가 한둘이 아니다.
삼성화재 대전연수원이나 LG배가 벌어지는 곤지암 리조트, 백담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 등에 항상 그가 있다. 한국 프로바둑에 대해서도 아주 관심이 많다. 한국 프로바둑에 대한 뉴스를 쓰기 위해 그는 각종 통계기록을 훤하게 꿰고 있다. 한국바둑에 대해서 그가 가장 애타게 원하는 것은 사진이다. 많은 바둑팬들이 관심 있어 하는 프로대국이 벌어지고 재미있는 사건(?)이 터질 때 신문에 쓸 사진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운다. 인터넷에 있는 사진을 신문에 쓰기에는 적당하지 않아 원본 사진을 구하느라고 애를 먹는다.
중국에서 저작권 보호가 미약하기 때문에 모든 인터넷 사이트들이 그가 쓴 기사를 퍼다 나른다. 또한 큰 대회가 있는 자리면 그는 어김없이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중국 현지에서 대회가 개최될 때면 주최측에서 꼭 신경을 써서 불러야 하는 기자중 한 사람이다. 세계바둑대회가 열리는 현장에 가면 틀림없이 그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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