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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아시아대항전]

아시아대항전 1차전 하이라이트

'쎈돌 프리미엄'에 밀린 '중국리그 사나이'

tygem2003-04-27 20: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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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모은 아시아대항전 개막전에서 이세돌 6단이 중국의 류징(劉菁) 8단을 제압하고 한국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6소룡'의 일원인 류징 8단은 국제무대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미 실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강타자. 특히 '중국리그의 사나이'로 불린다. 지난 4년간 막강 충칭(重慶)팀의 갑조리그 4연패를 이끈 그는 올해에는 을조리그의 뀌저우(貴州)팀을 다시 우승시킴으로써 '우승제조기'의 역할을 해냈다.

이렇듯 관록의 류징이지만, 새로운 세계바둑계의 기린아로 떠오른 이세돌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을까. 특히 오늘 바둑은 중반 승부처에서 이세돌의 당찬 기세가 전판을 압도한 감이 짙다. 이제 바야흐로 '이세돌' 이름 석자만 보고도 지레 움츠려버리는 '이세돌 프리미엄'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제2회 CSK배 바둑아시아대항전 1차전]
○류징(劉菁) 8단(중국 4장) ●이세돌 6단(한국 4장) <2003. 4. 27, 231수 끝, 흑 불계승>


장면(백, 추위를 타다)

초반 이세돌은 불안하게 출발했다. 상변에서 던진 무리수(▲)가 응징당해 백의 수중에 떨어지면서 때이른 비세에 처한 것.

그래서 흑1은 당연한 공세인데, 지금껏 잘싸우던 류징이 이 순간부터 위축된 행마를 범하며 판을 그르치고 만다. 상대가 이세돌이어서일까, 바둑이 좋아서일까.

우선 백4·6가 추위를 탄 악수. 그리고 백12·14도 역시 지나치게 움츠린 완착이었다. 흑15로 힘차게 뻗자 아연 흐름이 흑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참고도1(의연한 백의 행마)

A로 뚫은 수로는 대범하게 백1~5로 처리할 곳. 그런 다음 B와 C를 맞보았으면 백은 의연하게 국면을 리드해나갈 수 있었다.

A쪽의 약점은 차후 D쪽에서 이용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참고도2(백의 차선책)

백A로 막은 수도 옹졸했다. 백1로 힘차게 뻗을 자리. 흑2를 강요한 다음 백3에 선착했다면 아직 백이 해볼 만 했다.


실전진행1(한술 더뜨는 이세돌)

상대가 약세를 보이자 이세돌은 한술 더떠 흑2로 움직여간다. 그리고 흑10까지 과감한 행마. (사실 이 수들은 무리수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세돌의 당찬 패기에 질렸을까, 백에게서 또다시 나약한 패착이 등장한다. A에 끊지 못한 백15가 겁먹은 완착!

드디어 기회를 잡은 이세돌 6단, 눈빛이 번쩍 하더니 흑16·18의 역습을 감행한다. 급기야 흑의 페이스.


참고도3(백, 우세)

삼수갑산(三水甲山)을 가는 한이 있더라도 백1로 끊고 볼 자리였다. 이 한 수로 일단 ●들은 사망이므로 실리상으로는 백 우세!

문제는 좌중앙 백대마의 사활인데, 백3·5의 맥점이 기다리고 있어 잡힐 말이 아니었다. 흑6에는 백7로 끊고 흑10 다음 A와 B를 맞보아 쉽게 살아버린다.


참고도4(안형이 풍부한 백대마)

백3·5에는 흑6이 최강의 버팀수인데, 백11까지 틀을 잡으면 쉽게 잡힐 말이 아니다. 백A, B, C가 모조리 선수여서 백은 생각보다 안형(眼形)이 풍부한 것이다.

실전에서 백이 대마 돌보기에 급급하다 주르르 밀려서 지옥을 헤매다 진 사실을 생각할 때 이렇게 대마 사활에 승부를 거는 것이 마음이라도 편했으리라.


실전진행2(보따리까지 빼앗긴 백)

결정적인 장면에서 한 수 늦추다 역습을 당한 백은 이제 오히려 보따리를 빼앗길 형편. 흑10까지 중앙 백이 떨어져서는 사실상 흑승이 결정되었다.

백이 승부처에서 잇달아 나약한 완착을 범한 것은 결국 '이세돌 프리미엄' 탓이라고 해설해야 할 듯.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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