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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아시아대항전]

아시아대항전 3차전 하이라이트

실패한 이세돌의 '접바둑 초식'

tygem2003-04-29 20: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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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의 부진만큼이나 충격적인 것은 한국의 '필승카드'로 꼽히던 이창호-이세돌-유창혁 트리오가 일본과 대만 선수들에게 줄줄이 연패한 사실이다.

특히 최근 거칠 것 없는 기세로 승승장구하던 이세돌 6단이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무력하게 패퇴한 것은 기대만큼 실망을 낳았다.

2차전 대 요다(依田紀基)전에서 쉬운 대세점 한방을 놓쳐 주르르 밀렸던 이6단, 오늘은 왕리청(王立誠) 9단의 '치고빠지기' 전법에 말려 맥없이 무너졌다. 접전에서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괴력을 발휘하는 그이지만, 완만한 흐름의 장기전에서는 의외로 약할 수도 있다는 개연성을 또한번 드러낸 셈이라고 할까.

[제2회 CSK배 바둑아시아대항전 3차전]
○왕리청(王立誠) 9단(대만 2장) ●이세돌 6단(한국 2장) <2003. 4. 29, 324수 끝, 백 불계승>


장면(쎈돌의 공격적 착상)

흑1로 짜게 굳힌 것은 백의 침입을 유도해 공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적극적 착상의 산물. 따라서 백2는 '강요된 침투'였으며, 흑3·5·7도 예정된 공격수순이다. (사실 기분은 좋지만, 위험부담이 큰 모험이긴 하다.)

문제는 이 다음 순간 발생하는데…. 백8 다음 흑의 정수는 A, B 가운데 어디일까?


실전진행1(손이 빗나가다)

이세돌의 선택은 흑1. 그러나 이 한 수가 패인과 직결된 치명적 방향착오였다.

백4로 쌍립서자 문득 흑의 응수가 두절된 것 아닌가. '한국바둑의 침몰', 불길한 조짐이 감돌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참고도1(흑, 소탐대실)

계속해서- ●들의 체면을 살리려면 흑1로 구출해야 하는데, 백2·4를 당하면 포위망이 속절없이 붕괴된다.
물론 이래서는 흑의 대실패!


실전진행2(철새는 날아가고)

결국 흑1로 받을 수밖에 없었으나, 백2로 막아버리니 이제 백대마는 '날아간 철새'의 형국.

백10까지 깨끗하게 완생하여 백의 대성공. 한순간의 공격 실패로 흑은 별 대가없이 보고가 깨져 때이르게 심한 집부족증에 걸리고 말았다.


실전진행3(흑, 연이은 작전실패)

집부족증을 느낀 흑은 1로 품을 넓혔으나, 백2~8로 알기쉽게 안방을 차지해서는 2라운드 역시 흑의 실패. 그리고 흑9에는 백10이 제격이어서 백 우세확립!

이후 비세를 절감한 이세돌 6단은 A로 포위에 백 전체를 잡으러가는 승부수를 날렸으나, 왕리청 9단의 교묘한 타개에 막혀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참고도2(흑의 올바른 방향)

당초 흑1쪽으로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었다. 그러면 백은 2·4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흑5로 맹공을 퍼부어 국면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

이래야 흑이 의욕적으로 두었던 ▲들이 위력을 발하지 않겠는가.


참고도3(백, 무리한 저항)

흑1때 백2를 선수하고 4로 막아 버티는 것을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
흑5·7로 수를 늘린 다음 흑9~11로 나가끊으면 백이 결딴나는 모습.



참고도4(유연한 태도)

실전처럼 최악의 결과가 될 바에는 애당초 흑A로 굳힌 수로 흑1로 벌려두는 것이 한결 나았으리라. (물론 결과론적인 분석이지만)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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