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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

연구생, 수 늘리고 바둑의 여러 분야 가르쳐야

일본기원(동경, 나고야, 관서총본부), 관서기원 연구생 현황

홍맑은샘2011-11-13 08: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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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 연구생들(이전 월간바둑의 사진= 자료제공 한국기원)

한국기원이 지금의 왕십리가 아닌 종로에 있었던 시절 저도 연구생을 했었습니다. 식당, 학원, 술집 등 조금은 복잡한 길 안에 위치했던 한국기원이었지만 4층 연구생실 문을 열고 들어갈 때 그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할 정도입니다. 세상에는 고수가 참 많더군요. 저도 나름대로 바둑을 잘 둔다고(?)생각하고 들어간 연구생이었지만 너무나도 센 형들이 많았으니까요.

그때 강철민, 강만우사범님이 지도사범을 하셨는데 그 중 강만우 사범님은 호랑이 선생님이셨죠. 강만우 사범님이 들어오시면 맏형인 반장부터 막내까지 초 긴장상태였으니까요.

"홍맑은샘! 너 정도 두는 놈은 한국에 산만큼 있다."
제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저 말을 강사범님에게 연구생 첫 날에 들었습니다. 당시 강사범님의 그 말씀은 어린 제 마음에 큰 충격(!)을 주었지만 점점 그 의미를 알게 되어 지금은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무서운 분이 한 분 있었는데 반장이었던 김영삼(현 프로 9단)형이었습니다. 당시 연구생은 위계질서가 확실해서 말썽꾸러기가 분위기를 흐리면 반장이 옥상으로 집합시켜 훈계도 자주 했었죠.

아무튼 어릴적 연구생 생활은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내내 그립네요. 일본의 연구생제도에 대해 글을 쓰다 보니 제 연구생시절이 생각나서 서두에 적어 보았습니다.
▲일본 기원 연구생들의 대국 모습

[일본기원 연구생제도]
일본기원은 동경(東京)본원, 나고야(名古屋)중부총본부, 오오사카(大阪)관서총본부의 3군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연구생제도는 3군데 모두 있으며 내부방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우선 가장 규모가 큰 동경본원 연구생부터 소개하자면 인원은 현재 총 61명이며 총 A조부터 E조까지 5개의 조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A-B조는 10명, C조- 12명, D조-14명, E조는 나머지 인원으로 채워지며 리그는 1달을 주기로 1년에 10~12회 운영됩니다. 리그전 변동이 있는 것은 입단대회에 참가하는 원생은 리그를 쉬기 때문입니다. 자체 리그전중 4~6월의 A조 종합성적으로 1명이 프로가 됩니다.

일본 연구생은 한국과 같이 남녀로 나누지 않고 함께 운영하는데 연령제한은 만17세입니다. 회비는 한 달 기준 1만 5천엔입니다. 일본연구생은 네 명의 연구생 사범들이 담당해 원생들을 관리하며 지도도 하고 있습니다. 네 명의 연구생 지도 사범은 토, 일로 나뉘어 두 명씩 출근해 연구생들을 지도합니다.

연구생들의대국을 복기해주는 복기 사범이 따로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개인적으로 복기사범제도는 아주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복기 사범은 타이틀 보유자(경험자), 주요 타이틀전 리그 잔류자 등 베테랑 프로기사들이 지도하며 매주 바뀝니다.

제한시간은 A-B는 각자 1시간에 6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지며 하루에 2~3국 두게 됩니다. C,D조는 각자 30분 40초 초읽기 1회로 하루에 3~4국을 두게 되며 E조는 30분 시간아웃으로 하루에 무려 6판을 두고 있습니다. 모든 리그는 흑백으로 1판씩 더블리그를 하게 됩니다. E조는 아직 입단에 도전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하고, 어린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실전량을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프로지망생이 시간아웃은 어울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일본연구생의 실력은 A조가 프로기사에게 정선에서 약간의 덤을 받는 정도이니 아직 한국, 중국에 비해 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제가 처음 일본에 왔을 때보다 정선정도 실력이 올라간 느낌입니다.

앞서 간략하게 일본기원 본원 연구생 제도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현 일본연구생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연구생들의 위계질서입니다. 이것은 한국과의 문화차이이기도 합니다만 일본에서는 나이차이가 나도 형, 누나라고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부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위계질서가 없어서 형은 형답지 못하고 아우는 아우답지 못한 상황이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체벌도 법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반대하는 상황이어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 조금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수학여행 중 교사가 학생들이 열차 안에서 시끄러워 기합을 주었더니 신고가 들어 와 정직을 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충격에 빠진 적이 있는데 이런 인식 때문인지 연구생 사범들의 고심도 큰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단점은 누구라도 연구생이 되고 실력이 약하더라도 맨 마지막조에서 떨어지는 것이 없으므로 긴장감이 부족합니다. 일본에 비하면 한국의 연구생제도는 엄격한 경쟁을 시키는 매우 훌륭한 시스템이며 이것이 지금의 한국바둑계를 지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부총본부와 관서총본부의 연구생제도]
일본기원 중부총본부와 관서총본부의 연구생 제도는 본원과 시스템적으로는 큰 차이는 없으나 인원에서 많은 차이가 납니다. 중부총본부의 연구생수는 9명이며 4명과 5명으로 나뉘어 1명씩 승강급을 하고 있습니다. 나고야는 인구 226만명의 일본 제3의 도시인데도 불구하고 프로지망생이 적은 것은 큰 문제입니다. 오사카의 관서총본부의 상황도 거의 같습니다.

이대로는 미래가 걱정입니다. 둘 수 있는 상대가 많이 부족하고 열정 있는 연구생사범이 부족하니 연구생들의 실력이 본원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죠. 현행유지가 아닌 더욱 늘릴 생각을 해야겠지요. 적으면 적은만큼 모든 대국을 복기하며 숙제 등 관리지도를 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렇다보니 최근의 일본의 상황은 동경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지방으로 원정을 가서 입단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방연구생을 가볍게 보는 것이지요.

▲관서기원에서 지도를 받고 있는 아이들.

[관서기원의 연구생제도]
관서기원은 자체 입단대회가 없습니다. 오직 연구생에서만 입단이 가능하며 또 하나의 입단제도인 연수기사제도는 준 기사이기 때문에 정기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관서기원 연구생은 현재 11명이며 클래스를 나누어 급수제로 시합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밑은 10급, 가장 위는 초단 격으로 초단 격이 되어 12승4패를 하게 되면 입단이 됩니다. 급수제이기 때문에 접바둑도 둡니다.

저도 한국기원 연구생시절에 급수제로 둔적도 있었지만 현행시스템(호선으로 승강급)이 기력향상에는 더 많은 도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급수제를 현행시스템으로 바꾼 사범님은 김수장 사범님(현 9단)인데 그 제도로 인해 천재들이 빨리 입단하게 되었습니다. 최철한, 원성진 등 많은 기사들이 그때 당시 많은 선배들과 호선으로 싸우게 된 뒤 빨리 늘어 입단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연구생의 과제]
현재 일본연구생은 수적으로도 실력으로도 한국, 중국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낙후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남녀 연구생 수만 해도 100명이 훌쩍 넘어가며 한바연 등 보조시스템도 잘 되어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일본은 연구생시스템이 있으나 제도적 긴장감이 부족합니다. 더욱 열심히 훈련시켜야지만 되겠지요. 프로가 되어도 실력도 부족하고 인원수도 적으니 한국, 중국을 따라 잡으려면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부족한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연구생의 좋은 점 중의 하나는 대학에서 연구생에게 좋은 점수를 주어 특례입학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사립대학중의 와세다, 게이오, 코마자와, 리츠메이칸 대학은 적극적으로 바둑장학생을 받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 좋은 일이 최근 생겼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육성회(일본판 한바연)가 10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까지 인원은 64명으로 제한하며 매달 한 번씩 모여 승강급 리그와 복기, 해설 지도 사활숙제등 아이들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성적우수자는 한국이나 중국에 단기유학을 보낼 예정도 있어 여러 가지로 기대가 됩니다.

[여러 생각]
예전 일본바둑계에 대해 글을 쓰다가 입단인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래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국이나 중국은 엇비슷한 인원과 힘을 가지고 있으나 일본은 어느 쪽도 이기지 못하는 상황이며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행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의 입단자 수입니다.


입단자수를 늘린 상황의 표입니다. 무조건 수를 늘린다고 해결 될 문제는 아니라고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 인원수가 충족되어 실력향상을 위해 프로가 된 뒤 체계적으로 훈련한다면 어느 정도는 따라 잡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는 바둑보급에 중점을 둬서 저변확대 및 시장을 확대해 프로의 상품가치를 높이고 프로지망생이 많이 불려야 합니다.

바둑에 돈을 쓰는 바둑팬을 늘려야 하며 그 시장가치를 인정하는 스폰서가 생겨 바둑계 전체시장이 커져야 합니다. 더 큰 스폰서를 잡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스폰서도 광고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후원하는 것이지 않을까요. 상자(기원)안에서만 바둑을 두어서는 홍보효과가 부족하겠지요.

예를 들어 큰 체육관이나 광장을 빌려 프로기전 대국은 물론 어린이, 여성, 일반인, 최강부등 많은 이벤트가 일제히 열려 5000명 10000명이 모이는 그런 이벤트도 구상해 볼 수 있습니다. TV에서 생중계도 하며 후원사의 이름이 계속 사람들의 입에 오를 수 있는 이벤트 기전을 많이 구상해야겠지요. 단체의 지도자와 기획부가 똘똘 뭉쳐서 강한 추진력, 카리스마를 보여 주여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둑팬을 위하여 스폰서를 위하여 많은 연구를 하고 보급과 함께 최대한의 서비스가 중요합니다.

저도 연구생생활을 경험해봤지만 단지 대국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생을 사관학교와 같이 대국검토는 물론 시간을 만들어 예의, 서도, 화술, 바둑교육 (보급), 바둑계구조(스폰서, 경리 등), 홍보방법, 프로기사의 수입, 바둑역사, 바둑 외국어 등 바둑의 기술 외에도 여러 분야를 가르치고 이끌어 훌륭한 바둑인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바둑계에 단지 프로만이 아닌 많은 분야가 있는 것을 연구생에게 특히 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힘써 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기에 지금의 바둑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둑계가 더욱 발전하려면 기술자만이 아닌 바둑을 아는 여러 방면의 전문가가 나와야 됩니다. 넓고 멀리 보며 연구하다보면 꼭 좋은 일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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