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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기상대]

역시 '이창호 vs 이세돌'! 과연 풀세트 갈까

황소 3총사, 일주일새 차례로 타이틀 획득 진기록

志石居士2011-12-11 10: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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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을 맞아 2011년의 대미를 마감하는 각종 기전의 결승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12월 초순 가장 돋보인 기사는 ‘황소 3총사’ (원성진, 최철한, 박영훈). 삼성화재배에서 원성진이 생애 첫 세계제패의 비원(悲願)을 푼 가운데 천원전과 명인전에서는 최철한 과 박영훈이 각각 우승함으로써 불과 일주일 사이 세 친구가 차례로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최근 들어 후배 박정환의 기세에 밀려 주춤했던 ‘황소 3총사’가 위용을 되찾았다고 할까. 이밖에 올레배(olleh배) 결승에선 팬들이 고대하던 ‘이-이 대결’이 일진일퇴의 공방전으로 펼쳐져 한겨울 반상을 달구고 있다.

▲ 원성진.

[삼성화재배]
원성진의 '상하이 대첩', 3대7 열세 뒤엎고 적지서 쾌거

◇…원성진의 삼성화재배 우승은 개인적으로 입단 13년 만에 꿈에 그리던 첫 세계제패라는 영예일 뿐더러 한국바둑계에도 ‘상하이(上海) 대첩’으로 일컬어질 만큼 의미깊은 낭보였다. 적지에서, 그것도 중국의 실질적 최강이자 이세돌과 세계 TOP을 다투고 있는 구리(古力)를 상대로 거둔 승리라서 더욱 값지다.

사실 결승 3번기에 대한 전망은 엄밀히 따져 원성진의 열세가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구리가 워낙 강한 상대이기 때문.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하는 바람에 중국 랭킹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지난해까지 수년 동안 부동의 중국 1인자로 군림한 데다 세계무대에서도 무척 강해 올 봄 BC카드배 결승에서 이세돌에게 진 것을 제외하곤 ‘세계대회 결승 불패’를 자랑했던 구리 아닌가. 그래서 심지어 ‘구리의 7대3 우세’ ‘2대0 승리’설도 나돌 정도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기풍상 원성진이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희망적 전망도 있었다. 당대 제일의 전투감각과 완력을 자랑하는 구리지만, 두터운 기풍으로 쉽게 약점을 노출하지 않는 원성진도 힘이라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데다 종반 운영도 뛰어나기에 초반에만 크게 밀리지 않는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게 그 근거였던 것. 평소 구리가 “힘이 좋고 종반이 뛰어난 원성진은 가장 껄끄러운 상대”라고 토로했던 사실도, 또한 이번 결승 직전까지 상대전적이 3승2패로 만만치 않았다는 것도 이번 결승이 호각의 승부임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또 한 가지, 이런 큰 승부에선 무엇보다 동기와 멘탈적인 요소가 가장 큰 변수가 되는 법인데, 그런 점에선 원성진이 분명 한 수 위였다. 처음으로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필승 의지와 치밀한 준비가 있었기에 원성진의 이번 우승은 ‘이변’이라기보다는 ‘준비된 우승’이라고 할까.

▲ 황소 삼총사로 꼽히는 (왼쪽부터) 원성진, 최철한, 박영훈.

'이-이' 뒤잇는 또 한 명의 세계정상 배출 큰 의미

◇…이번 결승 3번기는 원성진 바둑의 특장(特長)이 잘 발휘된 명승부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무려 60집이 넘는 구리의 대마를 때려잡은 결승 1국이 ‘원펀치’의 가공할 파워가 빛난 압승이라면, 1대1 타이에서 맞이한 최종국은 그의 끈끈한 뒷심을 여실히 보여준 역전 드라마였다. 초반 대완착으로 일찌감치 대세를 그르쳤음에도 불구하고 낙심하거나 서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추격하며 때를 기다린 끝에 끝내 뒤집기에 성공한 것은 집념과 투혼의 값진 산물이었다.

원성진의 이번 우승으로 한국바둑은 또 한 명의 든든한 세계정상급 견인차를 얻었다. 그동안 이창호-이세돌 외에 그 뒤를 받치는 후배 기사들이 세계대회에서 돌아가며 우승했지만, 최근 들어선 올 시즌 급부상한 박정환을 제외하고는 세계대회에서 괄목할 성적 을 낸 기사가 드물었기에 늘 ‘포스트 이세돌’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관련 표 참조> 그러나 이세돌, 이창호 , 최철한, 박정환 등이 줄줄이 조기 탈락한 이번 대회에서 원성진이 고군분투하며 중국세를 헤치고 우승한 것은 향후 중국의 맞대 결 양상에서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밀리지 않는다는 자심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 이창호-이세돌 外 세계대회 우승자

▲ 이세돌(왼쪽)vs이창호.

[올레배] '이-이 빅매치' 일진일퇴 공방… 한 판씩 주고받아

◇…올 시즌 최고의 빅매치로 꼽히는 이-이 대결이 과연 예상처럼 용호상박의 접전으로 펼쳐지고 있다. 결승 5번기 첫 판에서 이창호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자 곧바로 2국에서 이세돌이 특유의 완력을 발휘하며 반격에 성공,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놓았다.

오랫동안 팬들이 기다려온 최고의 빅매치답게 이-이 결승전은 같은 날 열린 세계대회 결승(삼성화재배)을 넘어설 정도로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12월 6일 열린 첫 판은 다소 불가해한 역전극이었다. 대세를 리드한 것은 분명 이세돌이었다. 초반부터 특유의 변화무쌍한 운석으로 전판을 휘저으며 시종 앞서갔으나, 곧 무너질 듯 무너질 듯 하면서도 꿋꿋이 버텨내던 이창호의 기습적인 카운터 펀치(패) 한 방에 일거에 형세가 뒤집혔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형세반전이었기에 대국자와 해설자, 관전자들 모두 실감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정작 이세돌도 한참이 지나고서야 역전을 깨닫고는 아연실색하는 표정이었으니, 긴박한 초읽기 속에서 일어난 뜻밖의 상전벽해 속에서 유일하게 형세를 제대로 판단한 이는 오직 이창호 한 사람뿐이었다. 그리고 결국 그것이 승부를 갈랐다.

▲ 이세돌.

연내 우승자 가려져…이세돌의 해외원정 강행군이 큰 변수

◇…어이없는 1국 역전패에 망연자실하던 이세돌은 이튿날 속개된 2국에서 초반부터 더욱 거세게 흔들기에 나선 끝에 기어이 실지(失地)회복에 성공했다. 1국에서 그로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이창호도 2국에서는 이세돌의 끊임없는 도발에 끝내 평정심을 잃은 듯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올레배 결승 3, 4, 5국은 12월 19일과 22일, 23일 이어진다. 언제나 그렇듯 1대1 타이에서 맞는 3국이 전체 승부의 분수령이 될 듯한데, 이세돌의 ‘강행군 스케줄’이 중대한 변수로 떠올랐다. 여름 이후 부진으로 가을 내내 뜸하던 그의 대국 일정이 스포츠어코드 세계마인드게임즈 한국대표 출전으로 인해 갑자기 빠듯해진 것이다. 올레배 결승 2국(7일)을 마치고 부랴부랴 중국 베이징 대회장으로 떠난 이세돌은 풀 리그로 치러지는 대회 방식에 따라 9일부터 15일까지 연일 대국을 치르고서야 돌아온다. 빡빡 해외 원정 스케줄이 이세돌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인지, 아니면 모처럼 태극마크를 달고 뛴 보람이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 다만, 별다른 일정없이 차분하게 운기조식하며 기다리는 이창호의 입장이 어쨌든 유리한 것만은 사실이다. 하여, 정상 탈환의 동기면에서도 앞서고 있는 이창호의 근소한 우세를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관련 표 참조> 

                ■ 이창호 vs 이세돌 역대 결승 전적

▲ 박영훈.

[명인전] 박영훈, 명인 2연패로 흔들리던 입지 회복

◇…올 시즌 국내 랭킹이 10위권 언저리로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박영훈이 매머드 기전 명인전에서 우승하며 세밑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 2대1로 한 발 앞선 가운데 속개된 결승 5번기 4국에서 박영훈은 백홍석의 거센 저항을 뿌리치고 승리, 3대1로 우승을 매조지했다. 그동안 숱하게 타이틀을 따온 박영훈이지만, 이번 우승은 얼마전 GS칼텍스배 결승에서 후배 박정환에게 충격적인 0대3 완패를 당한 시련을 딛고 이룬 것이라 새삼 값졌다. 더욱이 바로 하루 전날 원성진의 삼성화재배 우승, 1주일 전 최철한의 천원전 우승에 이어 ‘황소 3총사’의 완벽 부활을 알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국내 규모 2위에 해당하는 명인전(우승상금 8천만원)을 2연패하며 실리도 챙긴 박영훈은 자칫 밀려날 뻔했던 국내 정상의 한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며 재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편, 이번 명인전에서 박정환과 이창호를 잇달아 꺾는 기염을 토하며 생애 첫 타이틀 획득에 가까이 갔던 백홍석에겐 무척 아쉬운 승부였다. 특히 1대1 타이에서 맞은 결승 3국이 중대한 분수령이었다. “중반까지 불리한 데다 느낌이 좋지 않아 지는 줄 알았다”던 우승자 박영훈의 술회처럼 이 대국은 중반까지 백홍석의 빈틈없는 반면운영으로 승리가 유력했는데, 중반 이후 잇단 실수로 자멸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이번 명인전을 통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백홍석은 보다 원숙해진 모습으로 차제에 국내 정상급 기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마인드 컨트롤만 잘 한다면 언제든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할까.

▲ 최철한.

[천원전]
최철한, '국수 상실감' 천원 2연패로 기어이 복구

◇…최철한이 국수 타이틀을 잃은 지 2주 만에 천원 타이틀을 따내며 ‘국수 상실감’에서 벗어났다. 동문 선후배에 유사한 전투형 기풍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은 최철한과 윤준상의 천원전 결승 3번기는 생각보다 싱겁게 최철한의 2대0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결승 1국에서 중앙 요석을 제압하며 쾌승한 여세를 몰아 2국에서도 초반 접전에서 기막힌 묘수를 작렬시키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끝에 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최철한은 천원전 최다 우승(4회, 이창호와 동률), 개인 통산 13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천원전 결승을 앞두고 끝난 국수전 도전 5번기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혈전 끝에 아쉽게 조한승에 패퇴하며 타이틀을 내준 터라 그 후유증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오히려 그런 악재가 최철한 특유의 오기와 집중력을 더 투철하게 만든 것 같았다. 윤준상과의 천원전 결승에서 보여준 그의 강건하고도 안정적인 모습은 앞으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정상급을 지켜낼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반면, 윤준상으로선 얼마 전 물가정보배에 이어 올 시즌 준우승만 두 번 하는 아쉬움을 곱씹어야만 했다.

[한국리그]
영남일보 VS 하이트진로 플레이오프서 격돌

◇…11월 말 준플레이오프를 치러 플레이오프 진출 팀(하이트진로)를 가려낸 한국리그는 국내외 기전 러시에 따라 3주를 쉰 뒤 12월 17일~18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 1대2로 뒤지다 막판 2연승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낸 하이트진로(감독 : 강훈)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는 듯하다. 하지만 짜릿한 승리의 여운과 기세를 곧바로 이어가지 못한 채 3주나 쉰다는 점이 나이 어린 선수로 구성된 하이트진로에겐 좀 아쉽다. 게다가 팀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에이스 최철한이 천원전 결승에 이어 스포츠어코드 세계마인드게임즈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강행군을 치른다는 점도 팀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호화멤버’ 영남일보 우세 예상 속 하이트진로 상승세가 변수

◇…반면, 정규리그 2위 팀으로 플레이오프에 선착해있는 영남일보(감독:김영삼)은 별다른 전력의 누수가 없어 한결 느긋한 편이다. 더욱이 팀의 에이스 김지석이 12월 초 끝난 농심배 2라운드에서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충전한 것도 큰 호재다. 시즌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힐 만큼 호화멤버를 자랑하는 영남일보는 정규리그에서 롤러코스터식 레이스로 끝까지 가슴 졸였던 어려움을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깨끗이 털어내고자 한껏 벼르고 있다.

6명의 선수 가운데 5명이 국내랭킹 20위 내에 들 정도로 고른 전력을 자랑하는 영남일보가 객관적 전력에서 하이트진로보다는 한 수 위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영남일보의 3대1 또는 3대2 승리가 예상되지만,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 하이트진로가 열세 예상을 뒤엎고 역전승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러지 말란 법은 없다. 축구공이 둥글 듯 바둑돌도 둥글기 때문이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양 팀의 맞대결 오더가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표 참조> 

      ■ 한국리그 플레이오프 전력 비교 (괄호안은 현재 국내 랭킹)


             ○날씨로 보는 기사 기상도●

이창호
(◐ 구름 약간)
연내 무관탈출이 가시화됐는데, 상대가 하필 이세돌이라서 쉽지 않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달엔 대국 일정이 거의 없어 이-이 대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세돌
(◐ 구름 약간)
한참 진검승부 중인데, 갑자기 바빠졌네~. 국가대표로 일주일 이상 해외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이 큰 변수.

최철한
(○ 맑음)
천원 우승으로 국수 상실의 아쉬움은 일단 달랬고, 국가대표 활약과 한국리그 포스트시즌 등 단체전 승부만 남았네. 나름 사명감과 보람 속에 뿌듯한 연말이 될 듯.

박영훈 (
⊙ 비온 후 갬)
배수진을 친 명인전 결승에서 녹록치 않은 백홍석의 기세를 잠재우고 안도의 한 숨을 쉬게 됐다. “나도 당당한 황소 3총사!”

원성진
(○ 맑음)
생애 첫 세계제패로 한을 풀었는데, 아쉽게도 올해엔 더 이상 대국이 없네~. 필 받았을 때 더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김지석
(○ 맑음)
농심배 3연승으로 드디어 “나도 월드스타!”^^. 그 여세를 한국리그 포스트시즌에 이어갈 수 있을까. 팀의 주장으로 책임도 막중하다.

구리 (/// 비)
비씨카드배서 이세돌에 당하더니 이번 삼성화재배선 원성진에 당했네~OTL. 올해는 ‘준우승 팔자’인가 봐. 중국의 간판 추락이라서 더 데미지가 클 터.

탄샤오
(○ 맑음)
농심배서 비록 김지석에 연승 제동이 걸렸지만, 그래도 데뷔전 4연승이라니, 역시 중국의 ‘떠오르는 별’답다. 중국이 공들여 키웠다는 그를 앞으로 주시해야 할 듯.

야마시타 게이고
(/// 비)
일본 1인자면 뭘 해, 1승도 못한 채 일본 조기침몰의 총대를 매게 생긴 걸…OTL. 언제나 국제기전 ‘단칼멤버’의 수모를 벗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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