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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젬스페셜]

금산 바둑기행

-여성바둑인들과 함께

김종서 작가2012-02-06 13: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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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으로 가는 길.

S#1. 금강에서 입춘(立春)을 맞다

며칠 한반도를 꽁꽁 얼렸던 찬 공기가 조금 풀렸습니다.
달력을 보니 입춘이더군요.
그러나 금강 상류지역은 백설이 가득했습니다.
강물도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강줄기를 따라 길게 뻗은 외길을 달렸지요.
춘래불사춘, 봄은 왔으되 아직 봄이 아니로다.
그 말이 실감나는 풍경이었지요.
길이 끝나는 곳에 마달피 삼육수련원이 보였습니다.

▲ 입구에 붙은 현수막에서 금산바둑협회의 정성이 느껴진다.

작은 표현이지만 내 고장을 찾아준 바둑 인들을 환영하는 마음이겠지요.
세미나실에서 여성바둑연맹의 전국 지부장 회의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박동철 금산 군수가 현장을 찾아와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 박동철 금산 군수(오른쪽)

지난해 금산 인삼바둑대회에 여성바둑 인들이 대거 참여해 대회의 열기를 고조시켜준데 대한 보답이라고 합니다.

▲ (왼쪽) 대회전경, (오른쪽) 독특한 디자인의 인삼트로피.

바둑 인구는 많지 않지만 금산의 바둑 인들은 열정이 대단합니다.
기우회 역사도 오래 됐고 회원들끼리 똘똘 뭉쳐 국내 최대 규모의 지역축제인 인삼축제에 바둑대회를 포함시켰습니다.

▲ 금산바둑인들. (왼쪽부터) 임진성회원, 임상빈 협회장,박부용기우회장, 김진섭 총무.

바둑 인들은 바둑대회에 참가해서 좋고 금산에서는 인삼 마케팅을 위해 외지 손님들이 방문하면 좋으므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지요.
그때 여성바둑연맹 회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우르르 몰려가 성황을 이뤘다고 합니다.
그런 관계가 계속 우호적으로 이어졌습니다.
금산은 영호남과 충청이 만나는 교차점이기 때문에 전국 조직의 단체가 행사를 하기 적합한 곳입니다.
여성바둑 인들은 금산에서 새해 모임을 가지기로 했고 금산에서는 따뜻한 인정으로 손님들을 맞았습니다.
인정과 의리. 이런 덕목이 바둑의 지방 확산을 이루는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 토론 중인 여성바둑인들.

S#2. 내가 나를 더욱 사랑하는 방법

짧은 시간이지만 여성바둑 인들은 치열하게 자신들의 정체성에 관해 물음표를 던지고 존재의 이유를 찾으려 애썼습니다.
지난 해 여성바둑연맹은 사단법인으로 독립했지요.
그러자 바둑협회에 또 다른 아마여성연맹이 만들어지면서 분열의 잡음이 발생했습니다.
여성바둑 인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도 부족한 판에 쪼개졌으니 복잡할 수밖에요.
양쪽의 명분은 각자 뚜렷하지만 어쨌거나 분열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그 현상을 바둑계 전반에서 사시(斜視)로 흘겨보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여성바둑 인들은 상처를 안게 됩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분열에서 자유롭지 못하기에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성바둑연맹의 역사는 40년에 달하고 아직도 전국 조직과 상당한 회원들이 연대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따뜻한 모성애로 바둑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포용해주는 것이 현재 바둑행정을 이끄는 이들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을 방치하거나 핍박해서 되는 일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녀들이 동그랗게 둘러앉아 대화를 나눕니다.

▲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여성바둑인들.

- 우리에게 바둑은 무엇일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꿈이었는데 결혼하면서 접어야 했어요. 그러나 지금 아이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면서 선생님 소리를 듣습니다. 너무 좋아요.”

“바둑을 두기 시작하면서 잃어버렸던 건강을 되찾았어요.”

“바둑을 두지 않았으면 우울증에 걸렸을 겁니다.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전국대회에 자주 참가하면서 활력을 얻었어요.”

“내 스스로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바둑에 몰두하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기분입니다.”

강사회와 비강사회로 나뉘어 분임조 토의를 하고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새해 나아갈 방향을 잡습니다.

▲ 촛불을 켜고 모여 앉은 여성바둑인들.

촛불을 켜고 통기타 연주로 ‘만남’을 합창합니다.
얼핏 눈물을 흘리는 이도 보입니다.

▲ 촛불에 염원을 담는다.

그녀들이 촛불에 어떤 염원을 담았는지 궁금합니다.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이 땅의 여성바둑 인들이 어떤 곳을 찾아가도 귀한 친구로 사랑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원하는 것은 아닐지.

▲ 전체 프리허그.

새해에는 바둑을 사랑하는 여성들이 온전하게 하나 되어 바둑계 일각을 이루고 그녀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씩씩하게 찾기를 바랍니다.

▲ 설경 인삼포

S#3. 금산에 가면

인삼의 땅, 금산 참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금강 상류의 비옥한 땅에 온통 인삼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읍내에 들어서면 인삼쇼핑센터가 드높이 서있고 거리 어디를 가도 인삼 향이 그윽합니다.

▲ 수삼시장으로 가는 길.

인삼 농사를 한다는 임상빈 금산 바둑협회장이 여성바둑 인들을 수삼시장으로 안내했습니다.
협회장과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시장상인 아주머니께서 시원시원하게 값을 에누리해줍니다.

▲ 인삼을 파는 아주머니.

여성 바둑 인들이 지갑을 엽니다.
금산을 찾았으니 인삼을 사는 건 당연하고 금산바둑 인들의 의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지역경제에 기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 인삼정과(왼쪽)와 홍당삼.

시장 한 모퉁이 인삼정과를 만드는 곳도 찾았습니다.
꿀과 설탕으로 재고 달인 홍당삼(紅糖蔘)입니다.

▲ 어죽을 뜨고있는 금산 바둑협회장.

▲ 인삼어죽.


금산여행을 가면 빠트릴 수 없는 곳이 금강과 적벽강의 인삼어죽마을입니다.
아주 브랜드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강에서 잡은 빠가사리 및 잡어와 인삼뿌리를 넣고 끓인 어죽이 아주 별미입니다.
한 그릇에 5천원이니 값도 저렴하지요.

▲ 금산바둑협회 건물

▲ 기원 내부

금산바둑협회는 기우회원들이 기원을 중심으로 모여 만들었습니다.
인삼바둑대회가 자리를 잡으면서 협회 사무실도 새로 얻었다네요.
“금산이 바둑과 특별한 연고가 있지는 않지만 우리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원로기사 김태현씨와 고근태 사범의 고향이긴 하지요. 바둑을 좋아하시는 모든 분들이 금산을 찾아오시면 최선을 다해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올해 가을 인삼축제가 열릴 때 제3회 인삼바둑대회도 열립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길 고대합니다.”
임상빈 금산 바둑협회장의 작별인사가 겸손하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바둑을 아끼고 바둑 인을 존중하는 충남 금산을 기억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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