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무서운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
탄자니아 바둑 보급 이야기
오종성 아마6단2012-04-08 17:44:51
▲ 강의용으로 쓰이는 자석바둑판으로 대국하는 한국 바둑회원들.
이곳 한국 바둑회원의 열기는 뜨겁습니다. 모두들 멀리 떨어져 있고 제각각 바쁜 일정이 있지만, 절대 바둑모임에는 빠지지 않습니다. 아이들 수업과 관련해 어른들의 바둑판이 모자른 경우가 생겼는데, 잠시를 참지 못하고 바둑판 대용으로 자석바둑판까지 사용해 대국을 합니다. 한국 바둑회원들은 비록 모이는 사람의 숫자는 적지만, 그 흥미와 열기는 대답합니다.
한국 바둑회원들이 이렇게 바둑에 열의를 갖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곳 탄자니아에는 놀이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놀이 문화가 척박한 이곳에서도 바둑판과 알만 있으면 바둑이라는 즐거운 사교의 장이 열립니다. 한국 바둑회원들은 이 놀이 문화를 통해서 스트레스나 무료함 같은 것들을 회복하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여깁니다.
▲ 가정 방문. 한 아이가 동생을 업고 있다.
한국은 아직 춥다고 들었습니다. 이곳은 반대로 1년 중 가장 무더운 날씨를 맞이했습니다. 또한 비가 올 시기가 지났는데도 비가 오지 않아, 모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자주 있는 듯 합니다. 이곳에서는 '비'라는 단어가 '축복'이라는 단어와 같이 쓰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립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특히 말라리아 병을 많이 앓습니다. 한 사람이 여러 번씩 걸리곤 합니다.
▲ 아이들에게 오목을 가르치고 있는 필자.
무더위가 찾아와서 그런지, 아이들도 바둑에 시큰둥 합니다.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 최근 나는 아이들에게 오목을 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도무지 집중을 못합니다. 탄자니아에도 회초리 문화가 있습니다. '무왈리무 음칼리 음주리'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무서운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라는 뜻 입니다. 나도 한국에서는 호랑이 선생님이었지만, 탄자니아 아이들에게는 쉬이 회초리를 들지 못합니다.
▲ '명상 시간'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매서운 회초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지만, 터무니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내가 고안해 낸 것이 바로 명상 입니다. 나는 아이들이 장난만 치고 수업에 도무지 집중하지 못하면 명상이라는 벌을 줍니다. 명상을 하면서 아이들의 집중력도 나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지요.
요즈음 여자 아이들의 화두는 '할례'입니다. 여자 아이들이 모두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할례'는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서 여성의 생식기를 강제로 잘라내는 것을 말합니다. 소독도 하지 않은 비위생적인 면도칼이나 깨진 유리조각으로 마취없이 생살을 잘라 냅니다. 상처 부위가 붓기도 하며, 할례 시술 시 받은 커다란 고통에 정신병이 걸리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시술 중에 숨이 끊기기도 합니다.
이것은 어린 여성들의 혼전순결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것 입니다. 많은 복지단체에서 할례문화를 없애자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탄자니아에는 여전히 할례가 횡행하고 있습니다.
▲ 아이들의 생일파티.
내가 회초리를 들지 않아도 탄자니아 아이들의 삶 속에 회초리는 지나치게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나는 여러모로 고민합니다. 최근에는 한 달에 한 번 생일파티를 열어줍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나도 다른 어른들도 무척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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