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젬스페셜]
MB, 한 판 붙자!
- 한중 미래전력 교류전
김종서 작가2012-11-11 10:09:32
S#1. MB - 밀레니엄 베이비
중국 바둑이 밀려온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90後니, 95後니 자꾸 어린 세대들이 치고 올라온다.
4개월마다 랭킹을 발표하는 중국은 지금 수시로 100위권 기사들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우후죽순이란 표현이 딱 맞을 듯.

▲지난해 여린 제6회 국무총리배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중국의 천즈위엔(11살).
이제는 95후 세대 아래로 2000년 대 밀레니엄 교체기에 태어난 세대들까지 쑥쑥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작년 세계아마추어대회 우승자인 천즈지엔(2000년 출생) 수준의 소년들이 여기저기 수두룩하다고 한다.
열 살 이하 밀레니엄 베이비 세대에서 입단 수준의 실력을 가진 아이들이 10만 명 쯤 된다고 하니 기절초풍 할 일 아닌가?
5년 내로 중국바둑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진단했던 이세돌, 괜히 말한 게 아니다. 중국의 힘은 정부의 과감한 지원, 어린 아이들이 조기 입단할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엄청난 인구 자원이다.
이미 1980년대에 네웨이핑이 중일 슈퍼대항전에서 당시 최강 일본을 연파하면서 기세를 올렸던 중국. 그 뒤로 귀재 마샤오춘이 가세해 세계바둑계를 평정해보려 했으나 한국의 벽에 막혀 눈물을 흘렸었다.

▲2003년 1월 제7회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한 조훈현
그리고 2000년 조훈현의 후지쯔배 우승부터 한국은 세계대회 23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달성한다.
그 사이 국가대항전은 10연승으로 불패의 신화를 남겼다.
바로 그 시기에 태어난 중국의 베이비들이 10여 년 후인 지금 프로기사로 활동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중국의 황사바람은 오래 전부터 불었다. 그러나 결정적일 때 한국은 단기필마로 중국의 숙원을 좌절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결코 이기기 어려운 바둑을 귀신처럼 역전시키곤 했다. 어쨌든 세계대회 타이틀 보유자는 항상 한국이 많았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언젠가 이세돌과 구리의 바둑을 논하면서 필자가 우겼던 주장이다. 인구수로 따지면 지구상의 나라 절반이 합쳐도 중국을 따라잡기 어렵다.
그러나 바둑은 정예들의 게임이지 인구로 먹고 들어갈 순 없다.
미래의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긴 하지만 한국 바둑은 중국과 샅바 싸움을 계속하리라고 본다.
왜냐하면 우리의 바둑계의 천재 계보, 혹은 승부사 계보가 그리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바둑 인들도 비슷한 진단을 한다.
"한국 바둑은 왜 강한가?"
아무리 화두를 던져도 답을 찾지 못한다.
저변은 엷어도 강인한 승부사들이 아슬아슬 대를 이어 괴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S#2. 장수영 도장-거위홍 도장 교류전
지난 11월 5일~ 9일까지 충북 제천의 ES리조트에서 한국과 중국의 미래전력들이 교류전을 가졌다.
한국의 장수영 도장 연구생(26명)들과 중국의 거위홍 도장 연구생(16명)들이 전면전을 펼친 것이다.
장 도장에서는 안국현을 비롯해 12명의 프
로기사가 합류했고, 거위홍 도장에서도 10명의 프로기사가 가세했다. 그러니까 신예 프로기사와 연구생이 혼합된 연합군 체제였다.
양 도장은 올해 3월 바이링 배 장 도장의 박병규, 이용찬 사범이 거위홍 도장을 방문해 인연을 맺었고, 4월에 거위홍 도장 연구생들이 한국을 방문, 6월에는 장 도장이 중국으로 답방했고, 이번 11월에 단체시합을 하게 된 것.
▲교류전에 참가한 장수영 원장과 장수영 바둑도장 원생들
장수영 도장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바탕으로 약 20명에 달하는 프로기사를 배출했다.
거위홍 도장은 중국 바둑계에서 아주 이채로운 도장이다.
네웨이핑과 마샤오춘, 두 거물의 도장 체제를 비집고 출현해, 2010년 입단자 20명 중 14명을 배출한 신흥명문도장이다.
거위홍 원장(41세)은 프로기사 출신도 아니면서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진지한 열정으로 기존 거대도장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인 인물.
양국 도장 연구생들이 11월 5일 단체시합을 벌인 것은 미래전력들의 수준을 가늠해보는 차원도 있고, 양 도장의 장점을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교류전 공식시합은 타이젬 대국실을 통해 중계됐었다.
▲타이젬에 중계된 장수영 도장vs거위홍 도장 교류전
■장수영 도장vs거위홍 도장(장도장 기준)
1차전 - 15 : 9
2차전 - 7 : 17
3차전 - 6 : 18
4차전 - 17 : 7
5차전 - 9 : 15
6차전 - 14: 8
6차전 결과 3: 3으로 비겼고 승수 또한 비슷했다.
6월 중국 방문 때도 마치 맞추기라도 하듯 총 전적 50 : 50으로 비겼었다.
"중국 연구생들이 강하긴 한데 둬볼만 하던데요."
장 도장 연구생들의 반응은 '해볼 만하다'는 거였다.
▲10초 10번기 모습. 한국 원생 송지훈(1998년생-왼쪽)VS 링타오(2000년생) 이 격돌해 4대6 송지훈이 패했다. 쌍방 실수가 많았지만 영화보다 더 짜릿한 박진감 넘치는 승부였다.
경치 좋은 제천의 청풍호반에 모인 양 도장 연구생들은 나흘 동안 밤낮으로 바둑을 두었다.
가장 흥미로운 대결은 두 대국자가 10초 바둑 10번기를 두는 것.
한 상대와 열판을 속기를 두는 것이다.
착각과 실수가 많이 나오면서도 절묘하고 기상천외한 수가 튀어나와 지켜보는 관전자들이 일희일비했다.
장수영 사범과 거위홍 원장의 도장 운영방침도 서로 닮았다.
'인성교육'과 '바둑문화의 이해'를 제자들에게 심어주고 싶어 한다.
장 도장의 장점은 '자유로운 토론식 수업'이고 거도장의 장점은 '잘 짜인 프로그램과 많은 공부 량'이라고 했다.
▲거위홍 원장과 거위홍 바둑도장 원생들
거위홍 도장 연구생들은 하루에 의무적으로 타이젬 바둑 2판 시나바둑 2판을 둔다고 한다.
타이젬 대국실을 넘나드는 수많은 중국 9단 아이디들 중 이 번에 제천에 온 아이들이 전부 포함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제천에서 전면전을 펼친 한국과 중국의 미래전력.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 꿈나무들이 앞으로 어떻게 자라게 될까?
당연히 바둑 토양이 기름진 쪽에서 거목이 솟구치고 울창한 숲이 우거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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