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바둑사]
쇼팽의 고향에서 부른 '이별곡'
폴란드 바둑보급, 세번째 이야기
한상대(전 시드니대 교수 sdhahn@gmail.com)2013-02-08 10:23:04
▲ 폴란드 남쪽 문화중심지 옛 수도 크라코우
2004 폴란드 유럽바둑대회
유럽대회는 여러 나라가 돌아가면서 개최되는데 대회가 흑자를 내면서부터 개최지 경쟁이 치열해졌다. 2004년 폴란드 투홀라(Tuchola) 대회의 대회장(大會長)인 말리노프스키 배려로 우리 숙소는 대회장소에서 3km쯤 떨어진 곳으로 정했다.
기숙사보다 시설도 좋고 오가는 길이 목가적인 풍경이라 왕복여행을 즐겼다. 나와 같은 숙소에 방영부 아마6단, 맹인 세계챔피언 송중택 아마5단 가족, 이홍복 사범, 최준원 기자가 묵었다. 폴란드에 호수가 3,000여개가 있는데 우리 숙소 근처에 30여개가 있다. 투홀라는 폴란드에서 유명한 휴양지다.
▲ 응접실 식당(음식도 수준급이었다)
▲ 우리 숙소
▲ 우리 숙소에서 내다보이는 호수
▲ 베란다 대회장으로 가는 길
우리 외에도 일본인 7~8명이 묵었다. 다 노인들인데 놀랍게도 그들이 챔버 오케스트라 멤버들이다. 나는 전공이 정치학이지만 다시 멜본음대에서 성악을 공부해서 그들과 친하게 지냈다. 대회 기간 중에 그들이 발표회를 했고 나도 바리톤 오페라 아리아를 한 곡 불렀다. 일본 음악가 중에는 바둑을 두는 사람이 반쯤 됐다. 그들은 바둑 모임에 음악을 하러 다니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 그룹이 바둑 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보기 좋았고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보니 바둑축제에 여러가지 특기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어 능력을 발휘하고 대회참가자들은 즐기는 것을 봤다. 우리나라 바둑대회에서도 음악공연등을 통해 분위기를 축제처럼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도 추진해 볼 만하다. 바둑인 중 특기자들이 먼저 시작하면 좋겠다.
리투아니아 바둑팀은 전통의상을 입고 공연을 했는데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한 것이 눈에 보인다. 바둑선수로 구성되어 음악수준이 감명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으나 의상과 악기 준비, 연습 등 그 성의가 놀라웠다. 우리나라도 바둑팀으로 구성된 공연단이 하나쯤 만들어 질 수 있지 않을까? 말리노프스키가 러시아 사람,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대화를 하길래 "러시아 말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나는 폴란드어로 말하고 상대는 러시아어로 말해도 우리는 서로 알아듣는다"고 한다.
▲ 리투아니아 바둑팀 공연
▲ 대회장 입구 등록하는 참가자들
시드니 바둑회 20주년
2004년 내가 몸 담았던 시드니 한인바둑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최해택전회장, 서학범 현회장이 분주하게 뛰어서 기념행사를 크게 준비했다. 바둑회 창설자인 나, 조훈현 9단, 양재호 9단 등 3명을 자기네 경비로 초청했다. 해외에서 동호인들이 돈을 모아 이 정도의 행사를 준비하기란 만만치 않다. 회원 한 명당 수백 불씩은 내 놓아야 가능한 얘기다. 그러나 나는 이미 폴란드 유럽 바둑콩그레스에 약 20명의 한국팀 단장으로 가기로 되어 있었다. 나는 폴란드쪽을 택했다. 호주에는 전화로 축하메시지만 보냈다. 조훈현 9단과 양재호 9단은 시드니에 와서 교포 바둑인들과 아주 친해지게 된다.
스베타 쉭시나
하루는 어느 바둑인이 나에게 와서 "제가 스베타를 아는데 마주쳐도 인사를 안해요. 어른인 제가 먼저 가서 인사할 수도 없고요" 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내가 스베타를 불렀다. 스베타는 명지대 4년간 내가 강의하는 날은 거의 들어올 정도로 나와는 각별하다. 둘이 대화할 땐 영어로 대화해 주는 걸 좋아한다. 명지대 교수관사인 내 집에도 자주 왔다.
스베타가 예의가 없어서 인사를 안했던 것이 아니라 사회성이 없고 못 배워서 그렇다. 내가 스베타에게 "네가 어른에게 인사를 잘해야 한다. 너는 한국이 제2의 고향이니까 한국 예절도 지켜야 한다"고 하니까 알아 듣는 것 같다.
스베타는 17세에 친러시아파 천풍조 9단에게 발탁되어 사샤와 함께 한국에 온 뒤, 바둑공부에 매진해 프로기사가 되었다. 스베타 가족은 소문난 바둑가족으로 부모는 바둑계에서 일하고 남동생 일리야는 유럽 최강자 중 한 명이다. 특히 일리아는 러시아대회에서 프로인 사샤를 일방적으로 누를 정도로 실력자. 그는 유럽챔피언도 지냈는데 왜 프로가 안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 천풍조 9단, 오규철 9단, 스베타, 일리야, 스베타 아버지- 폴란드대회 폐회식장
베를린 바둑회장 베른하르트 룽거
서양인은 내 것, 네 것이 분명한 대신 무얼 도와줄 땐 화끈하게 도와주는 성향이 있다. "한국은 바둑인의 Dream Land"라고 주장하는 룽거(Runger)씨가 나에게 오더니 갑자기 자기 자동차 아우디(Audi) 열쇠를 쥐어준다. 나는 숙소도 멀고 휴일이면 여기 저기 다니는데 자기 차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룽거가 한국에 왔을 때 내가 돌보아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한다. 나는 사양했다.
그는 컴퓨터 박사인데 눈치는 좀 부족한 편이다. 그는 나와 커피를 마시면서 소설가인 아내와 바둑문제로 가정이 깨질 위험에 처했다는 얘길한다. 그래서 2주간 대회기간 중 일주만 하고 베를린으로 돌아가서 자기 아내와 여행을 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하길래 내가 얼른 지금이라도 집으로 돌아가서 점수를 따두라고 했다. 그는 일주만 참가하고 차로 4~5시간 거리인 베를린으로 돌아 갔다.
한국 부인들은 바둑광 남편을 자기 운명으로 받아들여서 바가지를 긁고 부부싸움은 하지만 이혼은 좀처럼 안한다. 그러나 서양은 다르다. 휴가를 바둑에 올인하는 바둑인 여러명이 이혼 당했다.
폴란드 바둑협회(Polish Go Association)
세계아마추어 바둑선수권대회가 1979년 2월에 동경에서 처음 열렸는데 그에 대비해서 1978년에 많은 서양 국가가 일본기원의 도움으로 바둑회를 결성했다. 그러나 폴란드는 크라체크 개인이 국가대포로 나온지 4년만인 1983년에 비영리단체로 폴란드 바둑협회를 창설했다. 그 목적을 보면 바둑보급, 전국에 바둑클럽 결성과 지원, 인터넷 사이트 개설, 바둑교실 운영, 바둑서적 발간, 전국과 지방 바둑대회 조직, 다른 바둑 국가들과 교류라고 쓰여 있다.
▲ 바둑대회용 버스
바둑협회 주소는 ul. Elektoralna 14/12Warsaw,00-139Poland. 웹 사이트는 http://psg.go.art.pl/. 이 단체의 사이즈는 51명에서 200명으로 표시되어 있다. 불행하게도 인터넷 사이트가 폴란드어로만 되어 있어 내가 여기에 자세한 소개를 못한다. 폴란드 친구 여러명에게 편지를 보냈으나 누가 선뜻 나서서 영어로 모든 내용을 번역하여 나에게 보내주질 않는다.
▲ 대회장 내 인터넷 방
폴란드 국민성
"폴란드 사람은 독일 사람에게 속고, 독일 사람은 이탈리아 사람에게 속고, 이탈리아 사람은 스페인 사람에게 속고, 스페인 사람은 집시에게 속고, 집시는 악마에게 속는다"는 말처럼 폴란드는 역사적으로 독일에게 많이 당했다. 나라 크기도 독일과 비슷하고 인구도 5천만이나 되는 폴란드가 독일과 러시아에 당하며 살아서 국민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들은 122년간(1796~1918) 나라를 빼앗긴 동안 투쟁속에서 민족의식이 발달했다.
폴란드는 15∼16세기에는 가장 번성하였으나 그후로 국력이 쇠퇴하여 프러시아(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에 의해 122년 간 3등분 되었다. 그래서 1,300만이나 되는 폴란드인들이 외국으로 떠났다. 1,000만명이 미국에 살고 러시아에 100만 이상, 브라질에 80만, 프랑스에 60만명이 산다.
특히 미국 도시 시카고는 바르샤바 다음 두번째로 많이 폴란드인이 사는 도시다. 이들은 조국을 위해서 라면 항상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다. 독립 후에도 폴란드는 오랜 기간 서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아서 언어, 행정 체제가 달라 많은 혼란을 겪는다.
▲ 왼쪽부터 갈리노프(러시아) 유럽연맹 부회장, 필자, 사샤 초단
"폴란드인 3명이 모이면 4개의 의견이 나온다" 그들은 각자 주장이 심하지만, 공동의 적이 나타나면 일치단결도 잘한다. 1980년 자유노조 사건이 좋은 예다. 폴란드 국민기질은 서구인들보다 보수적이지만, 슬라브족이라 술과 춤을 좋아한다. 행동양식 중에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대쉬하는 방법이 거칠기로 유명하다. 보통 악수로 인사를 하나 남성이 여성의 손에 키스하는 걸 자주 볼 수 있다. 95%가 카톨릭 신자이어서 내가 종교 얘길 잘못 꺼냈다가 후회한 일이 있었다. 이지적이기 보다는 감성적이고, 오랜 기간동안 외국지배에 시달렸던 관계로 전통, 자주성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다.
내 경험으론 정치 얘기엔 누구나 냉소적인 데가 있었다. 폴란드인은 의심이 많고 인근 국가 국민들을 증오한다. 가톨릭의 영향으로 정직하고 성실한 편이다. 범죄율은 낮고 가톨릭 국가라 낙태는 불법이다. 그들은 외국인에게 친절하고 외향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이 많다. 즐길 때는 화끈하게 즐기는 슬라브족 습성도 있다. 사회주의에서 길들여져 '줄서기문화'는 발달되었으나 자발적인 준법정신은 부족하여 자동차 운전은 엉망이다. 시간관념이 희박해서 약속시간을 잘 안지킨다. 그래서 약속을 한 후에는 만나기 전에 반드시 확인 전화를 하는 게 좋다.
▲ 앞줄 방영부 아마 6단과 이승현 아마 6단, 룽거 아마 2단과 이정애 아마 5단, 윤광선 아마 6단과 홍준식 1급 관전
▲ 맥주와 음료를 파는 카페 카페 입구(모든 음료가 싸다)
1회전 시간이 각자 두시간 반이라 한국인 대부분이 한시간 정도면 대국을 끝내고 나온다. 그러나 장고파가 걸리면 속절없이 바둑판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 밖으로 나오면 마당에 바둑세트도 많고 카페, 인터넷 방, 탁구, 각종 게임이 있어 심심하지가 않다. 가까운 마을 중심지에 가도 바둑인들이 많이 보인다.
시상식 전에 말리노프스키가 나에게 폐회사를 부탁한다. 폴란드 사람과는 쇼팽이나 퀴리 부인에 대한 얘기를 하면 친밀감이 쉽게 생긴다고 한다. 나는 폐회사는 짧게 하고 "쇼팽의 고향에서 그의 이별곡을 부르겠다" 하고 쇼팽의 이별곡을 불렀다. 노래가 끝나니 6백명 중 일부가 일어나 기립 박수를 쳤다. 모두 일본 음악인들이다. 바둑두는 폴란드 젊은이들 여러 명이 쇼팽의 이별가를 모른다고 해서 놀랐다. 보름 동안 희비가 오가는 열기로 가득 찼던 대회장은 폐회식 후엔 이별의 아쉬움이 가득해졌다. 삼삼오오 모여서 맥주도 마시고 대화를 하며 마지막 밤을 보내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 6백명이 모인 폐회식장
▲ 우승자 윤광선 아마6단 / 폐회사와 쇼팽의 이별가
폴란드 출신 인물로는 이미 언급한 지동설의 코페르니쿠스 외에도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쇼팽과 물리와 화학분야에서 노벨상을 두번이나 받은 퀴리부인이 있다. 최근엔 교황 바오로 2세가 있고 자유노동당 지도자 바웬샤는 전편에서 소개한바 있다. 나머지를 한명씩 소개한다.
1) 쇼팽(Frédéric Chopin 1810 – 1849)
쇼팽의 재능은 일찍부터 모차르트에 비견될 정도였다. 6세에 피아노를 시작하고, 7살에 이미 두 개의 폴로네이즈를 작곡했다. 8세에 공연을 가졌다. 그의 천재성이 바르샤바에 보도되면서 공연도 시작했다. 모짜르트의 오페라 돈죠바니에서 나오는 이중창 '라치다렘(La cida rem)'은 돈죠바니가 시골 신부(新婦)를 결혼하는 날 유혹하는 아름다운 노래다.
베토벤이 "부도덕한 내용에다 저렇게 아름다운 곡을 붙였다"며 탄식했다는 그 곡이다. 음대생인 쇼팽이 '라치다렘' 주제의 피아노 변주곡을 작곡하여 금방 유명해 졌다. 그가 유럽 연주여행 중 바르샤바에 혁명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 아버지에게 조국을 위해 싸우겠다는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아버지로부터 "조국을 위해 음악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애국의 길"이라는 답장을 받는다. 그는 20세에 파리로 유학을 떠나면서 고향 흙을 병에 담아갔다. 쇼팽은 열심히 노력한 결과 폴란드가 낳은 최초의 세계적인 음악가가 된다.
▲ 쇼팽(1810~1849) 1817~1827년 쇼팽과 그의 가족이 살던 집
쇼팽 말고 피아노 작곡가로는 리스트가 쌍벽을 이루는데 쇼팽의 곡들이 더 잘 알려져 있다. 헝가리 출신인 리스트가 쇼팽을 방문하여 깉이 피아노를 친 후 "쇼팽 만이 진정한 피아노의 시인이다"라며 감탄한다. 쇼팽의 즉흥환상곡, 야상곡, 폴로네이즈 등은 누구나 자주 접하는 곡들이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쉽게 감정이 짙어진다. 그래서 연주자들의 표현이 자주 과장된다. 그의 이별곡은 노래로도 많이 불린다.
20세기 최대의 피아니스트라는 루빈스타인(Arthur Ribinstein)은 같은 폴란드 출신이라 그런지 쇼팽을 가장 잘 해석한 연주가였다. "과장이나 확대해석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피아노에서 묻어나오는 사랑과 탄식, 고독의 여운은 쇼팽을 가장 잘 표현한다는 평이다. 루빈스타인도 "내가 쇼팽을 칠 때면 청중의 마음에 직접 말하고 있음을 느낀다"라고 했다.
▲ 쇼팽의 연주 모습
쇼팽은 1831년 파리에서 바르샤바가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혁명> 이라는 격정적인 곡을 작곡하였다. 1832년 파리에서 최초의 연주회를 열어 파리 사교계의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늘 조국과 가족을 걱정하며 고독한 생활을 하였다. 장고파가 속기에도 강하듯이 침착한 성품인데도 즉흥연주에 뛰어났으며 언제나 수준 높은 전주곡이나 연습곡을 썼다. 그의 음악 친구로 리스트, 벨리니, 베를리오즈, 슈만이 있었는데 그들의 음악을 비판하기도 하고 그들에게 작품을 헌정하기도 했다.
1836년에 쇼팽은 17살의 폴란드 소녀인 마리아(Maria Wodzinska)와 비밀 약혼을 했다가 취소했다. 같은 해에 파티에서 쇼팽은 소설가이자 애인인 조르주 상드를 만났다. 쇼팽과 상드의 연애관계는 1830년대 후반에 시작되었다. 상드와 달리 쇼팽은 성적인 능력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애정 관계는 10년간 지속되었고, 쇼팽의 건강이 악화된 후 헤어졌다.
▲ 조르주 상드 사망 직전의 쇼팽(1849)
쇼팽과 상드는 스페인 마르요카의 발데모사(Valldemossa)란 버려진 수도원 근처의 오두막에서 지낸 적이 있었다. 1839년 겨울에 혹독한 추위가 닥쳤다. 추위는 쇼팽의 건강과 폐병에 큰 타격을 주었고, 거기에다 그들의 관계가 불륜이란 비난과 푸대접을 받았다. 결국 파리로 돌아가야만 했다. 쇼팽은 그후로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쇼팽은 그 절박한 기간의 마음을 스물 네 개의 전주곡(작품번호 28)에 담았다. 마요르카에서 대부분 쓰여진 것이다.
1840년대에 쇼팽의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된다. 그와 상드는 많은 곳을 여행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1849년 쇼팽은 모든 작품을 완성하고 마주르카와 야상곡(녹턴)에만 전념했으며, 건강이 나쁜데도 러시아가 폴란드 혁명을 진압하여 발생한 난민을 위한 연주회를 가졌다. 그의 마지막 곡은 마주르카 바 단조로 러시아의 지배를 받는 폴란드를 생각하면서 지은 민족주의적 곡이다.
1849년 쇼팽은 사망했다. 로마카톨릭 성 마들렌 교회에서 열리게 된 그의 장례식에는 그의 유언에 따라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연주하기로 했다. 레퀴엠에는 여자 성악가의 역할이 큰데 마들렌 교회에서는 여자 가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 마찰 때문에 장례식이 2주 동안 연기되었고, 결국 교회 측에서 쇼팽의 마지막 소원을 위해 양보했다. 쇼팽의 시신은 파리에 안장되었고 그의 심장은 고향 바르샤바의 성(聖)십자가 교회에 있는 기념비에 묻혔다. 쇼팽같은 음악가를 배출한 폴란드는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
▲ 1903 첫 노벨상 수상 당시 딸 이렌(Irene)과 부부(이 3명이 노벨상을 네번 받았다)
2) 마리 퀴리(Marie Curie 1867~1934)
마리는 바르샤바에서 가난한 교육자의 딸로 태어났다. 어머니를 폐결핵으로 잃고 1남 4녀 중 큰언니의 요절, 아버지 실직으로 혼란스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여학교를 졸업한 마리는 남학생만 뽑는 바르샤바 대학교와는 달리 성차별이 없는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싶어했으나 돈이 없었다.
학비를 벌기 위해 3년간 시골의 부유한 농가의 가정교사로 들어가 동갑내기 딸과 아들을 가르쳤다. 나중에 고용주의 허락을 받아 어린이를 위한 야학을 운영했다. 다행히 아버지가 소년감화원 사감으로 취직하여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마리는 둘째 언니 브로냐와 형부 가지미르가 의사로 일하고 있는 파리로 떠난다.
소르본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한 그녀는 독학으로 과학자가 된 피에르 퀴리(1859-1906)와 1895년에 결혼, 두 딸을 낳는다. 마리는 과학자, 아내, 어머니의 역할을 동시에 해야 했다. 마리는 1897년 첫 딸 이렌을 낳고 둘째딸 이브는 마리와 피에르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다음 해인 1904년에 낳았다.
1898년 이 부부는 방사능 물질인 라듐을 발견한다. 1903년 그녀는 남편 피에르와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1906년 피에르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마리는 소르본 대학의 최초의 여성 교수가 되어 피에르의 자리를 계승하고 연구생활에 몰두한다. 그녀의 큰딸 이렌은 동생인 이브와는 전혀 달랐다. 이렌은 아버지를 닮아 이성적이며 과학을 좋아했다. 그리고 별로 웃지를 않고 신경질적이었다. 이것이 그녀의 매력이며 항상 들떠 있는 동생과는 딴판이었다. 이브는 후에 어머니의 자서전을 쓰기도 한 작가가 되었다. 아인슈타인이 "마리는 똑똑하고 청어처럼 냉정하고 차가운 여자인데 그 딸은 한술 더 뜬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 피에르, 마리 퀴리 부부 실험실에서
마리는 프랑스 교육제도를 좋아하지 않았다. 교육환경도 나쁘고 암기교육이 많았다. 이렌 같은 특출난 아이의 교육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907년 이렌이 10살 되던 해 마리는 동료 교수들과 함께 사설협동학교를 운영하기로 합의를 본다. 6명의 교수가 매주 한 차례 자신의 집에서 10명의 자녀에게 자기의 전공을 가르치는 식이다. 장 페랭과 폴 랑제방은 물리, 화학과 수학을, 마리는 실험 물리학을, 또 다른 교수들은 문학과 예술과 어학을 가르쳤다.
이렌은 2년 반 동안 이렇게 교육을 받은 다음에 고등학교를 마치고 1914년 소르본 대학에 입학하여 화학을 공부하였다. 마리는 1907년에 라듐 원자량의 측정에 성공한다. 1911년에는 라듐 및 폴로늄의 발견과 그 화합물 연구로 단독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녀는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이며, 두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유일한 인물이 되었다. 그녀의 공적을 기려 방사능 단위에 퀴리란 이름과 화학원소 퀴륨에도 사용되었다.
1924년 졸리오는 라듐 연구소 마리의 조수로 채용되고 마리는 이렌에게 실험 방법을 가르치는 임무를 맡겼다. 2년 뒤에 이렌과 졸리오는 결혼한다. 이 부부도 최초로 인공 방사성 원소를 생성한 업적으로 1935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였다. 한 가족 중 아버지, 어머니(2회), 딸이 노벨상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다녀오고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학술분야에서 노벨상은 아직 없다. 우리나라 사람으론 김진명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실명 주인공 이휘소 박사가 노벨 물리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 제천 세명대학 교수인 김진명작가는 바둑광이다
퀴리 부인의 사생활, 시련의 극복
마리의 생애에 1910년에서 1913년 사이는 '스캔들과 회복' 기간이다. 이 기간에 그녀를 산산이 부셔놓은 스캔들보다는 그녀가 그걸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마리의 참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리 보다 5세 연하인 동료 물리학 교수 폴 랑제방(1872-1946)이 스캔들의 주인공이다. 랑제방은 마리의 남편인 피에르의 학생이었으며 피에르를 존경하였다. 그는 성적매력이 풍부했고 베푸는 성격이었다.
1902년에 한 랑제방의 결혼은 행복하지 않았다. 네 명의 자녀를 두었으나 부부간 갈등이 심했다. 심지어 처가집 식구에 의해 구타당하고 상처를 입은체 실험실에 나온 적도 있었다. 1910년 7월 중순에는 랑제방이 집에서 나와 살았는데 그 아파트는 마리의 실험실에서 가까왔다. 마리가 폴의 아파트를 방문해서 점심식사를 지어준 것이 시작이었다.
38세에 과부가 된 마리의 빈자리를 채워 줄 남성이 필요했으며 폴 랑제방이 그 역할을 했다. 이들의 관계를 폭로한 사람이 폴의 부인 잔이었다. 잔이 고용한 사람이 폴의 아파트에 침입하여 1910년 마리가 폴에게 보낸 편지를 훔쳐내오는데 성공했다. 편지 내용에는 폴에게 잔과 성관계에 대해 쓴 부분이 있는데 수잔 퀸의 <마리 퀴리의 생애>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모든 사람이 우리 관계를 알기 때문에 잔이 다시 임신하면 나는 참을 수 없을 것입니다.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당신과 헤어져야 할 것입니다. 당신 부인에게도 말하세요. 그녀가 이미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라고 덧붙였다. 이 편지에서 폴을 독점하려는 여자로서의 마리의 질투심를 읽을 수 있다.
이 편지는 둘이 보통 관계가 아니었음을 나타낸다. 편지를 확보한 직후 신문사 편집인으로 있는 잔의 친척이 마리를 방문하여 잔이 편지를 확보하였고 스캔들이 곧 터질 것이라고 전해 주었다. 집에서 나온 폴은 마리로부터 5,000프랑을 빌려서 잔에게 보상금으로 주었으나 시간만 벌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1911년 11월 파리의 가장 큰 신문인 <르 주르날>에는 '러브 스토리. 마담 퀴리와 랑제방 교수'라는 기사가 실렸다.
그 첫 대목은 다음과 같이 시작했다. "그렇게 신비스럽게 비추던 라듐의 불꽃이… 그렇게 헌신적으로 그 작용을 연구하는 과학자들 중 하나의 가슴에 불을 당겼다; 그리고 이 과학자의 부인과 아이들은 눈물 속에 있다." 친구로부터 신문을 받아든 이렌은 이 기사를 읽고 얼굴이 하얗게 되어 기절했다. 랑제방 교수는 바로 이렌에게 수학을 가르친 선생님이었다. 그리고 랑제방은 후에 이렌의 남편이 된 프레데릭 졸리오의 스승이다.
▲ 마리의 딸 이렌(Irene Joliot Curie)/ 남편 프레데릭 졸리오와 연구실에서
그리고 후에 졸리오 부부의 딸이 랑제방의 손자와 결혼했다고 하니 마리와 랑제방의 인연은 대를 이어 계속된다. 마리와 폴의 스캔들은 이미 여름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리는 연구활동에만 몰두해 있었다. 그녀는 7월에 네덜란드의 레이덴과 10월 말에는 브뤼셀의 솔베이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떠났다. 그런데 회의가 끝나던 날인 11월 4일 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마리가 폴과 함께 외국 학회에 참석했다고 추측한 잔이 터트렸다.
브뤼셀에서 학회 일정을 마치고 파리로 돌아온 마리는 성난 시민들이 집과 실험실에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잔에 대해선 한없는 동정을, 마리에 대해선 분노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마리는 "나의 연구와 사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나의 연구가 사생활에 대해 영향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100년전에는 이런 생각이 통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생각이 부도덕하다고 비난만 받았다.
▲ 마리1920년 마리의 출생지. 현재는 마리 큐리 박물관
이 때 물리학계는 마리를 구원하러 나서지 않았다. 이들은 마리에 대한 언론의 반응이 지나쳤다고 변호할 수도 있었는데 침묵으로 일관했다. 단지 영국의 아일톤이라는 여성 엔지니어가 은신처를 제공하여 기자와 성난 사람들을 피하도록 해주었을 뿐이다. 마리는 이 무렵 프랑스 화학아카데미의 회원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다. 프랑스의 보수성과 가십을 좋아하는 언론의 공세와 폴란드 출신에다 여자라는 점이 작용했다. 가장 실력이 좋은 과학자 마리가 화학아카데미 회원이 될 수 없었다. 이 일로 인해 마리는 후에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상도 거절한다.
라듐과 폴로늄의 발견 공로로 두 번째의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 마리를 구했는지도 모른다. 1911년 11월 7일, 스캔들이 터진 다음에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는 마리를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이들은 노벨상이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연구에 준다는 원칙을 따랐다. 그렇다고 아카데미가 스캔들에 초연했던 것은 아니었다. 프랑스 주재 스웨덴 대사가 브뤼셀에서 마리가 폴과 함께 있지 않았다는 정보를 제공하자 투표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프랑스 언론은 수상 결정 보도를 미루었다. 마침내 11월 9일 조그맣게 수상 소식이 신문에 나자 비로서 마리의 동료 과학자들이 마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때에 마리와 폴이 교환한 편지가 공개된다. 이 편지는 둘의 관계를 부인할 수 없는 증거였다. 이로 인하여 11월 26일에는 폴과 신문사 편집인 사이에 권총 결투가 벌어졌다. 11월 29일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위원인 아레니우스는 마리에게 편지로 12월 10일 노벨상 수상식에 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만일 그 편지 내용이 사실이라면 아카데미는 상을 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아카데미의 사무총장인 아우리빌리우스나 나에게 전보로 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리십시오. 그리고 랑제방 공판에서 당신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기 전에는 상을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내 주십시오." 이는 스캔들이 노벨상 수상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말하고 있다.
마리는 아레니우스에게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냈다. "아카데미의 의견을 헤아릴 책임이 나에게 없습니다. 따라서 나는 내 신념대로 행동할 것입니다. 당신의 조언은 잘못입니다. 상은 라듐과 폴로늄의 발견에 수여된 것입니다. 나는 나의 과학적 연구와 사생활은 관련이 없다고 믿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나는 당신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슬픕니다."
마리가 노벨상 수상식에 참석한 것은 그녀의 용감한 결단이었다. 만일 굴복했다면 결과는 나빴을 것이다. 마리는 1911년 12월 10일 노벨상을 받고 파리로 돌아와 1912년 1월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다. 심한 우울증과 콩팥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마리는 방사능에 너무 많은 시간 노출되어왔다. 그리고 3월에는 콩팥 수술을 하고 다시 몇 달을 회복하여야 했다.
이 때 그녀는 파리 근교에 마담 스클로아우스카라는 이름으로 집을 구했다. 그는 이렌에게 조차 마담 퀴리라고 편지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피에르의 이름을 쓸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을까? 그리고 1912년 12월 3일에 14개월 만에 실험을 재개했다. 1914년 파리 대학에 라듐 연구소가 완공되고 제1차 대전이 발발하자 그녀는 이렌의 도움을 받아 간호사에게 X선 진단법을 교육하였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 재정이 어려웠을 때 1921년 두 딸과 함께 미국으로 가서 하딩 대통령을 만났다. 마리의 스캔들은 이제 잊혀지고 그녀는 다시 영광의 중심인물이 되었다.
그 당시는 방사능 위험에 대해 몰랐다.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들이 죽어 가는데 오히려 라듐은 미용은 물론 정신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광고를 아무 근거없이 하고 있었다. 퀴리도 1934 요양소에 입원하여 그 해 7월 4일 방사능으로 인한 골수암,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로 67세로 사망했다. 그녀가 자기가 발견한 방사능을 안 쑀으면 더 오래 살았을 것이다.
3) 교황 요한 바오로 2세(Papa Giovanni Paolo II 1920~2005)
제264대 교황. 폴란드 사람인 그는 하드리아노 6세 이래 455년 만의 비(非) 이탈리아 출신 교황이자 역사상 최초의 슬라브계 교황이다. 동시에 20세기 교황 중 최연소이었고 27년 간 재임한 그는 사상 세 번째로 오래 재임한 교황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카롤 요세프 보이틸라'라는 이름으로 폴란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 누나와 형을 잃는 비극을 겪었고, 제2차대전, 나치 수용소와 유태인들의 대학살, 모국인 폴란드가 독일과 소련의 침략을 당하는 사태까지 체험했다. 그는 조국에서 천주교 신부, 신학자와 추기경을 역임하다 1978년 전 세계 추기경들이 모여 그를 교황으로 선택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되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천주교 신자들을 지혜롭게 지도하면서 그리스도의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1981년 교황은 암살자의 총에 맞아 심한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생존했다. 자신에 대한 암살이 불발로 그친 지 2년 후 교황은 감옥에 갇힌 암살범을 직접 만나 용서했다. 내가 서봉수 사범을 데리고 1983년 바티칸에 가서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가했는데 교황이 방탄 유리로 둘러쌓여 있어 놀랐다.
교황의 첫 해외여행지는 모국 폴란드였다. 1979년 교황이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수백만 명이 교황을 보러 거리로 나왔다. 동유럽의 어둡고 희망이 없던 당시 분위기가 교황으로 인해 밝아지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그를 공산주의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구세주로 기대했다. 교황은 폴란드 국민에게 예수와 믿음, 종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가톨릭은 오랜 동안 폴란드인의 국민 종교였기 때문에, 폴란드 사람들은 교황의 설교를 들으면서 자기네 원래 모습을 되찾는 걸 느꼈다.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동유럽 사람들에겐 아주 특별한 인물이다. 1989년 동유럽 사람들이 공산주의 체제를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여러 인물 중 교황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 그 다음에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폴란드 자유노동조합의 바웬사 전 대통령을 '자유의 전사'로 기억하고 있다.
교황의 영향으로 조선소에서 일하던 바웬사는 자유노조를 설립해 80년대 후반까지 투쟁으로 폴란드의 공산주의 체제를 무너뜨렸다. 뒤이어 도미노 현상으로 다른 동유럽 국가들이 혁명을 통해 공산주의를 무너뜨렸다. 교황은 자신의 모국이자 공산주의 국가인 폴란드뿐만 아니라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하던 쿠바까지 방문했다. 교황은 독재자들을 직접 만나며 그 나라 국민에게 인권과 종교 이야기를 했다.
▲ 한국 방문/ 러시아 방문
그는 인권을 존중하며 과거에 천주교와 충돌한 종교들과 화해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유태인 회당과 이슬람교 사원을 처음으로 방문한 교황이었다. 그는 1999년 루마니아를 방문하면서 11세기에 천주교와 분리된 정교회 나라의 땅을 처음으로 밟은 교황이 되었다. 십자군전쟁과 중세시대의 종교재판, 유태인 탄압까지 천주교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그는 하느님과 세계 민족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요한 바오로 2세에게 '화해의 교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루마니아와 같은 국가에서는 국민에게 독재자 숭배를 강요 했다. 1989년 말 공산주의 독재와 인권유린이 가장 심하던 루마니아에서도 유혈 혁명이 일어나 독재 체제를 종식시킨다. 동유럽 사람들은 교황이 공산주의 독재에서 자기들을 해방시킨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교황은 한국에도 1984년과 1989년에 두번 방문하여 북한을 위해 특히 기도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재임 동안 선진국에서는 가톨릭의 교세가 점차 기울고 제 3세계에서는 확장되고 있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전임자들보다 100개 이상의 나라를 더 방문하였다. 그는 모국어인 폴란드어 외에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스페인어, 크로아티아어, 포루투갈어, 러시아어, 라틴어 등 다양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알았다.
그는 카톨릭 지도자로서 배타적인 자세가 없고 타종교에 대해 무엇이던지 수용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 교황이었다. 생각이 열린 인물이었다. 동유럽의 민주화운동을 지원하고 전쟁을 반대하며 생명 윤리 분야에서는 기독교적 도덕관을 제시하였다. 그는 종교를 넘어 전 인류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타종교에 대해 시종일관 온건한 태도로 일관하여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몸으로 실천하라, 솔직해라, 희생해라, 두려워 말라, 많이 알아야 한다, 대화하라, 영감을 주어라" 이상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주로 하던 말들이다.
▲ 유럽에서 폴란드 위치(진초록)
▲ 폴란드 국기/ 국장
여기서 폴란드 편을 마친다.
총 댓글수: 0
관련 뉴스
Copyright © 컴투스타이젬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