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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씨배]

40만 달러는 내 것이다!

- 잉씨배 결승전 3~5국

김종서 작가2013-03-03 16: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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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씨배 결승에서 마주한 한중의 미래권력.

S#1. 상하이의 결전

앞으로 세 판의 결과에 따라 바둑의 세력지도가 달라진다.
한국의 박정환 VS 중국의 판팅위
양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에이스들이 제7회 잉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부딪힌다.

▲ 지난해 벌어진 결승2국. 박정환(왼쪽)이 승리했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1,2국에서는 각각 한판식 주고 받아 1:1.
3월 4일부터 7일까지 상하이에서 나머지 세 판을 두게 된다.
박정환은 며칠 전 농심 배에서 한국의 수문장으로 출전해 셰허와 장웨이제를 연달아 제압하고 조국에 우승을 안겨주었다.
같은장소인 중국 상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잉씨배가 벌어지기 때문에 계속 체류 중이다.
농심 배에서 기력을 소모했지만 우승의 엔돌핀으로 회복했으리라.

▲ 판팅위.

17세의 판팅위는 세계대회 최연소 결승진출자 기록을 세운 상하이의 천재.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큰 승부에 임한다.
중국에서 '소년돌부처'로 불리는 판팅위는 침착하고 수읽기에 강하다.
다카오 신지, 이세돌, 탄샤오, 셰허를 꺾고 결승전에 올라왔다.
중국 신인왕전 3연패, 2010년 갑조리그 12승 5패로 맹활약했다.
지난 해 세계대회에서도 15승 3패를 기록한 다크호스.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단점이 없어야 한다. 아울러 뭔가 뛰어난 주특기 하나를 보유해야 초일류가 될 수 있다.”
17세에도 불구하고 판팅위는 어른스럽다.
“단 한 수로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는 바둑도 좋지만 그런 수는 구해지는 것이 아니라 만나지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승리에 이르는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는 바둑이 명국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바둑매체에 밝힌 판팅위의 생각이다.
그의 기풍을 느낄 수 있는 한 마디.
부분적인 수읽기도 강하지만 전체적인 대세관이 뛰어난 기다림의 기풍이다.
중국에서 이세돌, 박정환에게 대항할 수 있는 조커로 적합하다.


▲ 누가 일곱 번째 잉씨배 우승컵을 들어 올릴 것인가?

S#2. 만천화우(滿天花雨) VS 흡성대법(吸成大法)

만천화우(滿天花雨)
온 하늘에 꽃비가 가득 찬다는 무공.
인간이 피할 수 있는 모든 방위를 시간차를 두며 때로는 직선으로, 때로는 선회하며 공격하는 초식 때문에 공격대상은 피하기 어렵다.
사활의 달인 박정환이 판팅위에게 세례를 퍼부을 꽃비가 궁금하다.

흡성대법(吸成大法)
상대의 무공을 빨아들여 고스란히 되돌려주는 내공심법.
판팅위는 박정환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타이젬 대국 실에서 100판 넘게 상대했다.
'박정환은 판팅위의 실전 스승이다.'
그런 말도 나돌았다.
타이젬 전적으로 보면 박정환이 미세하게 앞선다.
그러나 판팅위도 꽤 많이 이겼다.
박정환이 진 바둑은 대개 중반 이후 집중력을 잃고 역습을 허용한 경우가 많다.
중국의 95후 세대들이 타이젬 중원을 통해 한국 고수들의 비기와 무공을 흡수했다는 말, 과장은 아니다.
“판팅위, 미위팅, 탕이페이 그런 친구들 모두 타이젬 키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전훈련을 타이젬에서 하지요. 하루에 몇 판은 기본으로 둡니다.”
이틀이 멀다하고 타이젬에서 만났던 양웅은 지난 겨울부터 익명대결을 자제하고 있다.
실전을 의식한 숨고르기일 것이다.

▲ 왼쪽부터 잉씨배 우승컵을 들어올린 한국의 영웅들.

S#3. 바둑 올림픽 잉씨 배는 한국의 독무대

4년 주기로 개최돼 바둑올림픽으로 통하는 잉창치 배는 한국 바둑이 세계최강으로 발돋움하는데 뜀틀 역할을 했다.

제1회 조훈현 9단.
제2회 서봉수 9단.
제3회 유창혁 9단.
제4회 이창호 9단.
제6회 최철한 9단.

5회 때만 중국의 창하오에게 양보하고 싹쓸이를 했다.
한국의 강자들이 사이좋게 세대를 이어 가져온 것.
이세돌이 타이밍을 놓쳐 왕관을 쓰지 못했는데 그만 끼었더라면 한국기사들의 계보를 차례대로 새길 수 있었던 대회다.

▲ 7회 잉씨배 우승자?

잉씨 배 대회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한국의 박정환 우승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어린 판팅위가 부담 없이 결전에 임한다면 중국 측에서 축배를 들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감독 위빈은 차세대 기사들 중 사령관 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잉씨 배 결과에 따라 판팅위가 차세대의 사령관으로 우뚝 서게 될지, 아니면 네웨이핑, 마샤오춘, 창하오, 구리의 전철을 밟으며 한국 영웅들의 희생양이 될지 판가름 날 것이다.
타이젬은 3월 4일 오전 10시30부터 잉씨배 결승 3국을 생중계한다.

잉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 선생이 고안한 잉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반)이다. 특이한 점은 초읽기가 없다는 점. 각 3시간 30분의 제한시간을 모두 사용하면 35분당 2점의 벌점을 받으며, 2회를 초과하면 시간패 처리된다. 또, 돌 가리기에서 이를 맞춘 이가 흑백선택권을 갖는다.

잉씨배의 우승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달러(한화 약 4억 7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0만달러다. 2009년 대만에서 막을 내린 제6회 잉씨배 결승5번기에서는 최철한이 종합전적 3-1로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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