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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타]

20년 만에 되살아난 ‘도하의 기적’

1993년 축구 월드컵최종예선 카타르 도하의 기적과 바둑 화정차업배 기적 닮아

진재호2013-04-29 09: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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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하의 기적(상)’과 ‘도하의 비극(하)’ (사진출처=naver블로그)

어제(28일) 중국 타이저우시에서 벌어진 태극낭자의 화정차업배 세계여자바둑 단체전의 역전 우승을 보면서 1993년 미국월드컵 최종 예선‘도하의 기적’이 오버랩 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카타르 도하에서 일어난 20년 전의 기적을 돌려보기 한다. 월드컵 예선 최종경기는 같은 조에 속한 국가끼리 같은 시각 펼쳐진다. 혹시 다른 국가의 승패가 미리 알려지면 기타 불평등한 일이 생길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조2위까지 본선행이다.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서 일본이 선두, 2위 사우디아라비아, 3위는 한국. 그리고 이라크 이란 북한 순으로 순위가 매겨져있었다. 사실 북한만 빼고(이란도 거의 탈락이었다.) 승점이 다들 4~6점이어서 최종 경기에서 2점을 얻으면 본선 행을 이룰 가능성은 있었다. 특기할 일은 한국은 자력으로는 절대 올라가지 못한다는 사실.

한국-북한, 일본-이라크, 사우디-이란 3경기가 동시에 킥 오프. 일본과 이라크는 반드시 이겨야 월드컵 진출이 가능했다. 한국은 반드시 북한을 이겨놓고서 일본과 사우디 둘 중 하나가 비기거나 져야 본선 행이었다. 사우디는 올라가는 것을 기정사실화 했다. 따라서 당연히 남북전보다도 일본-이라크 전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전반 10분 일본은 선취골에 성공한다. 사우디도 이란을 앞서 나간다. 이런 흐름이라면 일본과 사우디가 미국행이다. 걸프전에 찌든 이라크가 동점을 만들었지만, 곧 일본은 석연치 않은 골로 다시 리드를 잡는다. 일본의 경기는 후반 45분을 훌쩍 지나고 인저리 타임도 모두 끝나갈 즈음, 이라크의 자파르 선수의 동점골이 터졌다. 그리고 경기는 금방 종료.

이라크 선수의 동점골에 전 국민이 보듬고 울고불고 난리가 아니었다. 아마도 남의 나라 경기를 보고 이렇게 환호한 적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결국 사우디와 한국이 미국행을 결정지었다. 월드컵 때만 되면 나오는 이 도하의 기적이야기가 벌써 20년 전이다.



'타이저우의 기적' 일군 여자대표팀

이번엔 축구가 아닌 바둑에서 한국이 일본의 덕을 볼 줄은 미처 몰랐다. 축구보다야 강도가 약하겠지만 그래도 어제 밤 한국여자바둑대표팀이 이룬 우승은 결코‘도하의 기적'보다 확률적으로 못하지 않았다. 즐거운 추억 이른바‘타이저우의 기적'은 자꾸 다시보기를 해도 지겹지 않다.

마지막 3라운드 한국-대만, 중국-일본 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중국 2승, 한국 일본 1승1패, 그리고 대만 2패였다. 평소 상상대로라면 중국 3승, 한국 2승1패, 일본 1승2패, 대만 3패가 되는 것이‘황금비율'이다.

그래도 3라운드를 앞두고서 월드컵이나 WBC에서처럼 한국이 우승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굳이 따져본다면-. 한국이 ① 무조건 대만을 3-0으로 이긴 후, ② 중국이 일본에 0-3 또는 1-2로 패해야 한다. 사실 중국의 리허 왕천싱 탕이가 과연 일본의 어떤 선수에게 패한다는 것일까? 일전에 벌어졌던 황룡사쌍등배에서도 5명이 출전하여 고작 1승도 건지지 못했던 일본 대표팀이지 않던가.

그래도 말이 되게 한번 만들어보자. ③ 중국이 일본에 1-2로 패하게 되면 한국과 중국은 2승1패로 동률이 되고 개인승수의 합에서 +6으로 또 동률이 된다. 그러면 주장의 승수를 따져서 우승국을 결정하는데, 한국의 박지은은 2라운드까지 1승1패며 중국의 리허는 2승. 이것도 불리하다.

그래서 ④ 중국이 궁륭산병성배 우승자 리허를 포함하는 1승2패가 되면 또 동률이다. 그렇다면 2장의 승수 합을 따지게 되는데, 이때는 비로소 우리가 강점이 있다. 2장으로서 맹활약한 김미리가 이번 대회에서 3승을 거두었고 중국의 2장 탕이는 2승1패. 따라서 한국은 거의 불가능한 확률을 딛고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어제 한국 바둑은‘타이저우의 기적’이라 불러야 하지만 중국은‘타이저우의 비극’이다. 아마도 중국선수들이 개인전이라면 다들 3연승도 거둘 수 있는 실력파였지만, 단체전인고로‘내가 아니면 동료가 이겨주겠지'하는 안이함 마음이 패인이 아닐까 한다. 우승상금 20만 위안(3600만원), 준우승상금은 10만 위안이니 한국은‘타이저우의 기적'으로 1800만원을 더 벌었다.


3월 초상부동산배에서도 주장 김지석의 행운 이어져

한국으로서는 이런‘기적'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벌어진 초상부동산배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한중 5명의 대표선수들이 1,2차전에 걸쳐 총 10판을 맞붙는 한중슈퍼전 초상부동산배. 이세돌 이창호 등‘명장’이 빠졌다고 하지만, 중국도 구리 쿵제 셰허 등 주전급이 빠지므로 엇비슷한 선수들끼리 붙었다. 따라서 5-5 아니면 6-4정도의 근소한 승부가 예상되었다.

중국은 판팅위 탄샤오 퉈자시 천야오예 장웨이제가 출전했고 한국은 김지석 박정환 최철한 조한승 김승재가 출전했다. 1차전에서는 김지석 최철한만 승리를 거두어 3명이 나란히 패해 2-3. 그런데 전반전을 조금 앞섰다고 해서 승부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대회요강에 따르면 5-5 동률시엔 2차전 주장전에서 이긴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는 요강을 발표했다.

연승전도 아니고 5명이 한꺼번에 붙어서 4-1 이상의 스코어가 나온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따라서 3-2 승부라고 본다면 2차전의 주장으로 나선 김지석-판팅위 대결에서 개인의 승패이자 팀의 승패가 갈라진다고 보면 된다. 결국‘물 오른’김지석이 이겨서 종합스코어 5-5. 주장전 승리로 한국이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우승상금이 1억 1000만원이며 준우승상금 7200만원이니, 5-5로 이겨서(?) 한국은 약 4000만원을 벌었다.

한국은 단체전에서 계속 행운이 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세계대회 개인전 LG배(스웨) 바이링배(저우루이양) 응씨배(판팅위)에서는 중국이 모조리 우승을 걷어갔지만, 농심신라면배 초상부동산배 황룡사쌍등배 화정차업배 단체전에서는 한국이 모조리 우승이다. 이 여세를 몰아서 곧 있을 몽백합배 LG배 삼성화재배 등에서도 한국의 선전을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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