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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백합배]

'2000후? 중국은 아직 '90후' 전성시대!'

중국 바둑전문기자가 말하는 중국바둑

진재호2013-07-10 16: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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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성 사무실 전경.

"안녕하세요! 한국 타이젬에서 왔습니다!"
몽백합배 취재를 온 김에 중국 타이젬 '혁성'을 방문했다. 갈수록 벌어지는 한중간의 격차를 확인해보고 한국바둑의 위기 원인을 중국의 시각으로서 바라보기 위해서였다. 베이징 중국기원 6층의 절반을 사용하고 있는 혁성(대표 이철용)은 날이 갈수록 중국내 입지가 탄탄해지고 있다고.

혁성에서 정지용(27)씨와 바둑전문기자 취쟝(47)씨를 소개받았다. 혁성 운영팀에서 근무하다 최근 기획과 매니지먼트 일을 겸하는 정지용 씨는 한국을 방문한 적은 없지만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조선족이다. 또한 취쟝은 바둑계 종사한 지 15년이 된 베테랑으로 베이징BTV(바둑보도채널)에서 감독 겸 PD를 역임하기도 했다.

▲ 혁성 기획파트 정지용(27)씨와 베이징BTV PD를 거친 바둑전문기자 취쟝(47)씨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한국 팬들이 가장 놀라는 것이 중국의 급속한 성장이다. 중국에는 '90후' '95후'가 일단 유명하다. 그런데 '2000후'도 있는가?
현재 중국에서 '2000후'라는 용어는 일반적이지 않다. '2000후'로 이름 난 기사는 현재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중국은 아쉽게도 어린 기사들에 관한 통계가 조금 부실하다. 어린 선수를 얘기하자면 굳이 '2000후'를 나누지 않더라도 굉장히 많을 것이다. 지난 달 을조리그 텐진의 쉬자양(2000년 생)이 7연승을 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이동훈은 6승1패). 톈진은 천샤오난 장하오 쉬쟈양 마이챠오 등의 무명으로 팀을 꾸려 갑조로 승격했다. 선수 4명의 단(段) 합계가 고작 8단이다. 한국의 김승재도 쉬자양에게 패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어가면 서서히 바둑이 쇠퇴한다고 한다. 지금 베이징이나 상하이 광저우 등 소득이 많은 도시에서도 여전히 바둑성장일로에 있는가?
질문의 의도는 안다. 다만, 중국은 너무 크다 보니까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뭣하다. 분명한 것은 중국학부모들에게 이미 바둑은 출세하는 길 중 하나다. 피아노나 영어처럼 바둑이 머리에 좋다는 인식이 있다. 베이징에 바둑도장들이 몰려있지만 우수한 아이들은 전국 각 지방에서 나온다. 난징 우한 등지에는 한 도장에 수 천 명의 아이들이 있다.
상하이 출신 판팅위도 입단하기 전부터 베이징에 와 있었다. 그가 떠난 고향은 아마기사라든지 중견프로들이 충분히 메우고 있다. 아마5단 정도면 상급학교로 진학하는데 특기점수가 상당하여 스스로 바둑을 배우려고 문전성시다. 아직 중국에서 쇠퇴라는 말을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면 자연히 프로가 되려는 열기가 대단할 것인데?
마침 입단대회가 곧 치러진다. 각 지방 예선을 거쳐 남자 442명 중에 20명, 여자 98명 중에 5명 총 한해 25명을 뽑는다. 굉장한 바둑열기라고 할 수 있다. 연구생급 아마5단을 훌쩍 넘기는 실력을 갖춘 어린이들이다. 얼마 전까지 남자 18명 여자 2명 등 20명이었다. 여자갑조리그도 출범하여 여자기사들에 관한 수요가 많다. 

그럼 중국은 프로기사의 자발적 은퇴제도가 있는가? 세계대회 통합예선에서 중국은 40대 이상 기사들이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어린이 때 열심히 하다 프로가 되든 안 되든 10대 후반에 이르면 일단 다른 진로선택에 많은 기회가 많다. 일례로 2008년 마인드스포츠게임 혼성페어에서 금메달을 딴 판웨이징(26)은 일반인도 가기 힘든 베이징대학 특기생으로 PD 공부를 했다. 바둑을 전공하면서 여러 루트로 진출할 수 있다. 따라서 어린 나이에는 아무런 잡념 없이 바둑에 매진하게 된다.

▲ 조선족인 정지용 씨는 최철한과 4년째 우의가 돈독하다고.

중견기사들은 다른 바둑에 관계되는 직업을 가지면 된다. 아마추어들을 지도하고 각 급 학교나 지방 체육국에서 코치가 될 수도 있다. 그분들도 수입이 상당하다. 전체적인 처우는 국가에서 훈련하면 전체적인 보조가 있지만, 자발적인 은퇴는 거의 없다.

한국은 중국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중국은 체육부 산하에서 각종 지원을 받는 종목이고, 한국이나 일본은 개인의 스폰서에 의지하고 있다.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다. 중국에서는 바둑도 국가에서 지원하는 운동의 하나다. 우수한 기사들이 더 우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러한 점이 나쁜 점도 된다. 예를 들어 지방에 거주하거나 국가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한 경우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더하다. 비슷한 실력의 기사들인데 혜택이 전혀 없으니까.

그런 문제가 나쁜 점이라니 오히려 더 부러울 뿐이다. 한국은 중국에게 뒤지기 시작한다. 어떻게 바라보는가?
한국이 과연 세계화되고 난 후 20년 이상을 군림해왔지 않은가. 한국은 저력이 있다. 현대바둑은 영웅이 없는 시대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이창호 이세돌 구리 같은 영웅이 나왔다. 그러나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한 명이 10년을 권세를 누리는 시대가 아니다. 중국의 탁구처럼 중국이 자국선수끼리 결승을 해버리는, 이런 재미없는 경우가 일어나고 있다. 탁구가 과거엔  인기 종목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바둑과 좋은 비교가 되지 않을까.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중국기자로서 한국바둑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중국의 경우를 생각하면 된다. 중국은 90후가 굉장히 세다. 천야오예 저우루이양 스웨 장웨이제 등 20대 초반에 절정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처음에 물어본 2000후를 생각할 겨를이 없이 90후의 기량은 만개했다. 2000후는 고사하고 95후도 솔직히 기회가 많이 없다. 80후는 이미 이름으로 살고 있다. 한국은 90후 중에 내세울만한 기사가 누구인가. 박정환밖에 띄지 않는다. 굳이 넣자면 나현 변상일 이동훈 정도뿐이지 않는가. 요즘은 운도 따라야 한다. 예를 들면 추첨 같은 것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저변이 넓은 중국이 센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응답에 기자의 생각을 좀 보태자면, 한국이 2000후를 기대하는 것은 90후와 95후가 미미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90후의 전성시절을 살고 있고 95후나 2000후 중에서도 올라오는 인재를 기다리기만 해도 충분하다는 뜻 같았다. 심지어 세계선수권자인 장웨이제 파오원야오 같은 경우는 그 이후 별 다른 성적이 없으니 주목도가 많이 옅어질 만큼 90후의 저변은 두텁다고.)

▲ 인터뷰도중 최현재-쿵제 대국 사진을 찍으러 내려간 취쟝(오른쪽)씨

중국리그 이야기를 하겠다. 요즘 한국에서 '용병무용론'에 대해 기사를 접했다. 중국내 반대분위기의 실체가 있는가?
결국 용병이라면 한국용병을 말한다. 먼저 용병무용론의 실체는 미미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시스템 문제다. 일례로 중국리그는 트레이드가 원활하지 않다. 그래서 광저우의 박영훈 같은 경우는 성적에 비해서는 조금 수입이 많은 편이긴 하다. 그러나 팀이 원해서 간 것이라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또한 용병들이 경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으로 가보면 매번 신문에 나오고 관심도가 높으니까 기업홍보도 뛰어난 편이다.
또한 중국기사도 불만이 거의 없다. 작년의 경우 스웨가 9연승을 하니까 월급이 인상되었고 승률상도 받았으니까 1년 갑조리그에서 50만위안(1억 정도)를 받았다. 보통 갑조리그 각 팀 선수는 5000만원 정도 번다. 중국의 사회적 수준을 생각하면 절대 작은 돈이 아니다. 중국에서 한국용병에 대한 보수적인 분위기는 극히 미미하다.

그렇다면 한국용병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는가?
중국 외 용병은 한 팀에서 1명만 가질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한국용병이 1명이라는 뜻이다. 갑조 12개 을조 16개니까 최대 28명이 진출할 수 있다. 지금 대략 갑조 을조해서 한국선수가 10여명 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용병 없이 가는 강팀도 있고 하니까 지금 정도에서 약간 더 불어날 공산은 있다. 주장이 필요한 팀이라면 더더욱 한국용병은 탐날 것이다.

한국 팬들도 갑조리그에 많이들 관심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도 한국용병이 오면 흥미롭다. 한국정상급과 중국정상급이 만나는데 충분히 흥미롭다. 또한 한국용병의 이미지가 참 좋다. 조한승 최철한 이세돌 이창호 등은 실력과 매너를 겸비한 선수들은 중국에서 인기 폭발이다. 세계대회에서는 구리-이세돌 전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리그는 다르다.

▲ 동양증권배 우승자인 저우루이양과 최철한이 기자의 입맛에 맞게 나란히 포즈

타이젬 얘기 좀 하자. 얼마 전에 동양증권배가 저우루이양의 우승으로 끝났다. 중국일류들에게 타이젬 ID는 어떤 의미인가?
동양증권배는 중국기사들에게 굉장한 타이틀전이다. 선수로 뛸 정도의 일류기사애개 ID는 자신의 얼굴이다. 그리고 저우루이양뿐만 아니라 중국기원의 모든 기사들은 타이젬이 사랑방이고, ID는 가면이라기보다 '제2의 이름'으로 여긴다.

타이젬에서 공식시합도 한다는 얘기가 있다.
동양증권배에 출전하기 위한 용일도(龍一道)연구회가 선발대회 시드권 등을 걸고 시합을 한다. 거위홍도장 지방분점에서도 온라인 선발대회를 한다. 그리고 중국기원은 공식대국사이트가 현재 없다. 따라서 아함동산배 예선이라든지 중국기원의 공식대국을 하기도 한다. 중국 기사끼리 타이젬에서 경기를 벌이면 그것은 공식전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면 된다.

성실한 답변 고맙다. 마지막으로 타이젬(혁성)에 대한 중국 팬들의 반응은 어떤가?
중국바둑계에서는 이미 타이젬에 관해서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지방으로 가더라도 90%정도가 타이젬으로 바둑을 둔다. 바둑대회를 하게 되면, 기력이 천차만별이니까 타이젬 급수로 조정을 한다. 또 그동안 시나닷컴에서만 주요대국을 중계했지만 점차 혁성이 중계도 관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생긴 여자갑조리그의 경우도 혁성과 시나닷컴이 공동중계하기로 했다. '천이배'라는 아마추어대회가 있다. 모집인원을 보면 혁성에는 4~500명이 접수하는데 시나닷컴에는 10~20명 밖에 신청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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