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정보배]
'죽음의 조' 통과하니 우승이 보인다
제9기 물가정보배 결승3번기 예고
강나연2013-08-11 23:12:18
▲ 본선C조 미리 만난 박정환(승)-이영구
승승승패패패패패패패.
이영구와 박정환의 역대전적이다. 박정환이 무르익지 않았을 적엔 이영구가 3연승을 달리다가 2009년 박정환이 본격기전 십단전을 우승한 뒤로 이영구는 7연패의 늪에 빠진다.
지금 박정환은 랭킹 1위, 이영구는 랭킹 10위. 랭킹차이에 비하면 턱없이 벌어진 상대전적이다. 아마도 치열한 중반과 치밀한 끝내기 솜씨를 보이는 박정환을 '낭만적인' 이영구가 넘기는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런 상극(相剋)의 두 사람이 이제 타이틀을 걸고 진짜 승부를 벌인다.
둘은 물가정보배 본선C조에서 처음 만났다. 김지석 홍성지와 함께 랭킹10위권 기사들이 포진한 본선C조는 '죽음의 조'로 불렸다. 박정환 이영구는 더블일리미네이션을 통해 결선에 입성한 뒤, 다시 결승 무대에서 마주했다.
■ 박정환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이영구에 비해 박정환에게 무게가 엄청 기운다. 박정환의 약력은 화려하다. 2011년 후지쯔배 우승을 비롯해 아홉 개 기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니 이번이 열 번째 타이틀 무대.
이런 그도 팬들에게 다소 저평가되는 부분이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이세돌의 아성을 넘어섰지만 세계대회에서는 힘을 쓰지못한다는 것. 2011년 후지쯔배 우승 이후 올해 응씨배 결승에 올랐으나, 결정력 부족으로 판팅위에게 우승컵을 내어준 아픔을 가진 박정환이다. 응씨배 패배 이후 박정환은 잠시 슬럼프에 빠졌으나, 최근에는 한국랭킹1위에 올랐고 올해 초 바둑왕전 입신최강전을 우승하는 등 소리 없이 '재기'에 성공했다.
국내기전에서 만큼은 그를 막을 자가 없다. 올해 초 두 개 기전에서 우승컵을 쥔 것에 모자라 이제 물가정보배 결승에 오르며 세 번째 우승컵을 가지러 간다. 아직 인연이 없는 물가정보배이지만, 결승을 앞두고 박정환은 말한다. "결승상대는 누가 와도 좋다" 최근 그의 물오른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이영구
2011년 물가정보배에서 이영구는 처음으로 본격기전 우승컵을 안아보는 감격을 맛봤다. 인연 깊은 기전에서 그는 뜻 깊은 도전을 하고자 한다.
박정환이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앞선다면, 이영구에게는 절박함이 앞선다. 그동안 10위권을 맴돌았던 이영구는 올해 말 공익근무로 군 입대를 하게 된다. 때문에 이영구는 이전처럼 바둑공부에 전념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다. 그러한 절박함으로 이영구는 '죽음의 조'인 본선C조를 뚫고 결승까지 올랐다.
다만, 이영구 최근 3연패를 포함해서 35승20패로 부진하다. 박카스배 16강에서도 탈락했고 농심신라면배 최종예선,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서도 실족하는 등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때문에 더더욱 절박함이 간절한 것.이영구는 부드러운 전투형으로, 능수능란한 전투형인 박정환에게 어느새 트라우마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이영구는 연패를 끊어야 할 때가 왔다. 군 입대를 앞두고 '큰 일'을 낼 때가 왔다. 그와 인연이 깊은 물가정보배에서 말이다.
결승을 앞둔 이영구도 이를 알고 있는지 이렇게 말한다. "결승을 앞두고 상대를 칭찬하고 싶지 않다. 내가 (상대에게) 7연패 중이기 때문에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 박정환-이영구, 누가 이길까?
물가정보배 김영삼 해설위원에게 예상평을 물었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땐 박정환이 앞선다. 하지만 지난 해 안성준이 김지석을 꺾고 우승할 것이라 예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올해 군입대를 앞둔 이영구는 지난 해 안성준에 비해 '일 낼 가능성'이 조금 더 있지 싶다."
제9기 물가정보배 결승3번기 제1국이 14일 저녁 8시부터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지며, 이는 타이젬대국실에서 생중계로 관전할 수 있다.
한국물가정보배는 4개조 더블 일리미네이션으로 8강을 가려낸 다음, 결선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상금은 3000만원, 제한시간은 10분에 초읽기 40초 3회.
■ 제9기 물가정보배 결승3번기 일정
제1국-8월14일 저녁8시~ / 박정환vs이영구
제2국-8월21일 저녁8시~ / 박정환vs이영구
제3국-8월28일 저녁8시~ / 박정환vs이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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