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韓 정예멤버냐, 中 인해전술이냐
2013 삼성화재배 본선16강 예고
강나연2013-10-05 17:23:53
▲ 16강에 오른 전사들. 한국 5명 중국 11명.
백령배. LG배. 응씨배. 몽백합배. 춘란배…. 유독 세계대회서 한 번의 웃음꽃도 피지 못했던 2013년 한국바둑의 자화상은 실로 처량하기 그지없다. 올해 벌어진 세계대회 개인전에서 우승컵을 하나도 획득하지 못한 한국으로서는 이번 삼성화재배 우승을 위해 진력을 다 바쳐야 할 것이다. 삼성화재배는 한국에게 있어 최후의 보루.
한국은 전기우승자 이세돌을 비롯한 5명의 정예멤버가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대전 유성연수원에서 열리는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16강 및 8강에 출격한다. 이에 맞서는 중국은 11명이 대거 16강에 진출해있어 인해전술로 나설 태세다.
이번 대회는 16강(8일) 8강(4일)이 연이어 벌어지지만, 사실 한국으로서는 16강전이 일차고비가 된다. 그 이유는 우승권에 근접해있는 선수라면 일단 한중 랭킹10위권일 것인데, 공교롭게도 양국 모두 4명씩이다. (아래 표 참조). 따라서 이번 16강전은 한국의 정예멤버와 중국의 인해전술로 대별되는 양상이다. 그 중 특히 이세돌-천야오예, 박정환-저우루이양 전이 관심을 크게 모은다.
▲ 이세돌 vs 천야오예
지난 32강전이 끝나고서 중국 현지인터뷰에서 이세돌은 "한국이 수적으로 (16강에) 많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예멤버가 살아서 올라갔다는 것에 가능성이 있다. 아직 먼 길이다. 또한 한국선수들의 각오가 남다르니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우승을 목표하는 에이스급들이 남았기에 이전 대회들과는 다를 거란 의미.
올해 이세돌은 30승21패로 이름값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춘란배 결승에서 천야오예에게 패한 이후 지금까지 7연승을 거두며 서서히 정조준을 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세돌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기대해볼만 하다.
이세돌의 상대 천야오예는 올해 세계대회와 중국리그 성적(대 한국선수)은 12승13패로 썩 좋지 않은 편. 그러나 주요 길목에서 이겨간 것이 눈에 띈다. 한중천원전서 2-1로 박영훈에게, 춘란배서 2-1로 이세돌에게 각각 승리했다. 그러나 '거친 사내들'인 박정환 김지석 최철한에게 각 두 판씩이나 천야오예가 졌다. 앞에 거명한 3명과 이세돌은 같은 부류임으로 심리적인 요소만 조절한다면 충분히 꺾을 수 있다.
▲ 박정환 vs 저우루이양
4개월째 랭킹1위를 고수하고 있는 박정환은 2월 바둑왕전, 3월 맥심커피배, 8월 물가정보배 우승 등 이미 국내에서는 두말이 필요 없는 정상. 그러나 팬들의 눈높이는 세계대회에 닿아있다. 이번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는 '체감 중국1위' 구리에게 승리하며 깔끔한 2연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박정환의 8강 진출도 가능성이 있다. 상대인 랭킹6위 저우루이양은 유독 한국선수들에게 약한 면모를 보인다. 세계대회와 중국리그 성적(대 한국선수) 12승4패 중 이긴 것은 대부분 중국선수이며, 4패는 모조리 한국선수. 박정환과의 상대전적도 1승3패로 약한 면모를 보인다.
물론 '독수리5형제'가 모조리 중요한 대결이지만, 특히 에이스끼리 맞붙는 이 두 대결에서 거의 성패나 나지 않을까싶다. 이 두 판에서 한국으로서는 꼭 2승을 거두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전적으로 종합해보면 이세돌-천야오예 판은 백중열세, 박정환-저우루이양 판은 백중우세가 예상된다. 이세돌이 보다 더 힘을 내야 한다. 한국의 에이스는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에 대해 진재호 바둑평론가는 "이번 16강전이 우승을 점쳐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일단 8강에 정예멤버 3명은 올라가야 4강 싸움에서 중국과 대등해진다. 따라서 이세돌 박정환의 승리가 필수다. 특히 이세돌-천야오예 전이 고비다. 이세돌은 이러한 위기를 즐기는 편이다. 기대를 건다.”며 16강전을 전망했다.
10일 대전 유성연수원에서 오전11시부터 시작하는 2013 삼성화재배 16강 전대국은 타이젬대국실에서 관전할 수 있으며, 해설은 절정미남 김정현 4단이 함께한다.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총상금 규모는 8억원, 우승상금은 3억원. 16강 진출시엔 1250만원의 상금을 확보하며 탈락자에겐 750만원(1승2패자), 500만원(2패자)의 상금이 각각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중도 휴식 없이 2시간, 초읽기는 1분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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