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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젬 시사저널]

秋男 이세돌, “맘만 먹으면 이긴다!”

명인전 결승진출 등 4개 기전 정상 대시-삼성화재배 획득 전망 맑아

진재호2013-10-30 10: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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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바둑의 일인자 이세돌.

"안 그래도 수읽기가 강한데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지니 훨씬 여유 있고 안정적이다. 또한 순간순간 집으로 변환하는 모습이 진일보한 느낌이 든다. 바둑이 농익었다." (명인전 해설위원 장수영)

그분이 왔다. 깊어가는 가을에 강력한 붉은 빛을 띤 추남(秋男) 이세돌이 초인이 되어 나타났다. 무려 15연승 중이다. 어제(29일) 저녁 끝난 명인전(우승상금 8000만원) 4강전에서 난적 박영훈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이세돌은 결승대결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최철한과 타이틀을 놓고 5번기를 겨루게 된다.

천하의 이세돌을 얘기하면서 고작 하나의 타이틀전에 나서는 것을 가지고 호들갑을 떨 리는 없다. 한 두 개가 아니고 무려 네 개 타이틀전에 그는 얼굴을 내밀고 있다. 명인전을 필두로 국수전 삼성화재배 olleh배 등 내실 있는 기전에는 모두 4강 이상 명패를 얹어놓았다. 물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내실 있다'는 것은 상금이나 명분으로 보아서 일인자가 가져야만 어울리는 타이틀을 말한다. 삼성화재배는 우승상금 3억원으로 올해 남은 유일한 세계대회 개인전이고,(올 들어 한국은 개인전에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국수전은 누가 뭐래도 전통의 기전이며, olleh배는 국내최고의 상금(1억2000만원)이며 명인전은 제한시간이 넉넉해서(2시간) '실력1위'라면 빼 놓을 수 없는 기전이다.

▲ 명인전에서 선전하는 이세돌의 모습. 


상반기 이세돌은 그야 말로 죽을 쒔다. 8월 전까지 승률이 50%에 불과했다. 올 들어서 세계기전이 아니라 국내기전에서도 한 번도 우승컵을 가져보지 못했다. 결승에 올라가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맥심커피배에서는 0-2로 박정환(1위)에게, 그리고 GS칼텍스배에서는 0-3으로 김지석(3위)에게 패했다. 또 춘란배에서도 중국 천야오예에게 패해 준우승만 세 번을 맛보았다.

그러나 날이 서늘해지면서 가을남자 이세돌은 시나브로 힘을 더해간다. 9월 이후 두 달간 무려 15연승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 이희성이 달성한 올해 최고 연승기록 17연승에 2승차로 바짝 다가선 대기록. 하물며 이세돌같은 일류기사들에게 있어서 연승이라는 것은 국내외 강타자들과의 주로 상대하기 때문에 더더욱 힘든 면이 있다.

실제로 15연승 중에는 초특급기사들이 많다. 중국의 구리 왕하오양에게 중국갑조리그에서 2승, 최철한에게 국수전 박영훈에게 명인전, 중국의 추쥔에게 삼성화재배에서 각각 이긴 바 있다. 정확하게 9월 이후엔 단 1패만 있을 뿐이다. 중국의 천야오예에게 삼성화재배에서 패한 것인데, 결국 더블 일리미네이션으로 치러진 32강전이었기 때문에 아픔은 전혀 없는 패배. 따라서 실질적으로 9,10월은 전승을 달린 셈이다. (10월의 마지막 날 홍성지와 국수전 4강전이 기다리고 있음.)

희한하게도 이세돌은 팬들이 주목해주고 팬들이 카운트다운을 해주면 신이 나는 체질이다. 따라서 연승도 오히려 소리 소문이 나게 되면 더더욱 힘을 쏟는 타입이다. 한마디로 카리스마로 똘똘 뭉친 이세돌이다.

▲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중국의 추쥔을 상대하는 카리스마 이세돌.

▲ 작년 삼성화재배 결승 중국의 구리와의 최종국 장면. (이세돌 2-1 승)

지금 이세돌의 모습은 작년 이맘때와 영락없는 데자뷰다. 작년 이맘때도 상반기 동안은 별 볼일이 없다가, 삼성화재배 결승에서는 난적 구리를 맞아 반집 두 번으로 승리를 따내기도 했고, olleh배 결승에서는 최철한에게 3-1로 이겼고, 명인전 결승에서는 백홍석에게 '2패 후 3연승'으로 타이틀을 따냈다. 그리하여 무소불위의 파워를 과시하며 바둑대상MVP를 따내기도 했다.

물론 똑같은 일상이 되기엔 남은 두 달이 버거울 수 있다. 그러나 이세돌도 나름의 복안이 있는 듯하다. 각별함과 치열함이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그도 나이 30을 넘어서면서 결정력이 아쉬울 수 있다. 또 예전처럼 타이틀이란 타이틀은 다 섭렵하는 식은 당해내기 힘들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잘 소화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큰 타이틀이 모조리 하반기에 몰려있다는 것은 그가 괴력을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남은 두 달간 벌어질 명인전 국수전 삼성화재배 olleh배의 타이틀 매치 향배를 지켜보는 것이 올해 마지막 볼거리가 될 수 있다. 과연 한국바둑은 유약해지고 있다지만 이세돌만은 스스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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