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일당백 이세돌, '16연승 위력을 보여주마!'
삼성화재배 4강 출격!
진재호2013-11-01 11:34:38
▲ 이세돌은 백마 탄 초인이 될 수 있을까.
"제 자신도 그렇고 한국바둑으로서도 한발 짝도 물러설 수 없다.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제가 만약 초반에 탈락한다면 개인적으로도 슬럼프 탈출이 어렵고 한국바둑도 중국과 대등한 관계로 지속되기 어렵다."
지난 9월 초 중국 상하이 삼성화재배 개막식 인터뷰에서 "삼성화재배마저 한국이 놓치면 대단히 위험하다는 목소리에 대해 한국바둑의 일인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세돌은 그 특유의 떨림을 가미하면서 '결코' '반드시'라는 강세를 넣은 채 결연한 의지로 말했다. 수없이 많은 그의 인터뷰를 보아왔지만 당시처럼 단호하고 의미심장한 느낌은 처음이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이세돌은 약속을 지켰다. 고비는 있었다. 더블일리미네이션으로 치러졌던 32강전 중국1위 천야오예와의 대결에서 패했다. 물론 2명이 올라가는 것이었기에 그리 위기감은 느끼지 않았지만, 개막식에서 결연한 의지를 보인 이세돌이 금세 약속을 못 지키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도 되었다. 천야오예에게 패한 이후 이세돌은 거짓말처럼 16연승을 기록했다. 어제(10월31일) 국수전 도전자결정전에 진출했고 그 이틀 전엔 명인전에서 박영훈을 돌파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 4강에 오른 선수들 면면. 이세돌-우광야, 탕웨이싱-스웨.
9월부터 무려 16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이세돌의 결정판은 삼성화재배다. 32강전부터 치열한 열강들과 견주어서 어깨를 뺏기지 않고 홀로 이세돌은 4강까지 진격했다.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 3번기가 4,6,7일 대전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속개된다. 한국3위 이세돌은 중국17위 우광야와 결승 티켓을 다투고, 건너편 조에서는 중국3위 스웨와 중국14위 탕웨이싱이 맞붙는다.
한중 1:3의 불리한 구도지만 대표선수 이세돌에 대한 감은 그 어느 때보다 좋다. 무엇보다 이세돌은 극적인 승부를 누구보다 즐긴다. 팬들이 꼭 이겨주었으면 할 때 어김없이 이겨왔다. 한국은 올 들어 치른 다섯 차례의 세계타이틀전 개인전에서 백령배 LG배 응씨배 춘란배 등 4개를 중국에게 빼앗겼고, 미니 세계기전 TV바둑아시아를 일본에 내주는 등 단 한 번도 우승컵을 가져오지 못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LG배와 몽백합에선 8강에 조차 한명도 못 올라가는 대참패를 겪었다.
1988년 세계대회가 창설된 이후 총 120차례 중 68회 우승(여자대회 제외)을 차지한 한국은 특히 1996년부터 2012년까지는 매년 한 차례 이상씩 17년간 우승을 이어온 바 있어 삼성화재배에서 우승에 실패하면 연속 우승의 대기록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바로 이때 '백마 탄 초인'을 누구보다 갈망하고 있는 바둑팬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
▲ 16강전에서 중국1위 천야오예(왼쪽)를 꺾었다.
16강에서 다시 만난 중국1위 천야오예에게 극적인 반집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던 이세돌은 8강전에서도 중국 추쥔에게 불계승했다, 반면 우광야는 16강에서 중국 리쉬안하오를 불계로 꺾었고 8강에서는 안성준에게 불계승하며 세계대회 첫 4강행의 이변을 연출했다. 물론 상승세라는 것이 걸리지만 이세돌의 세계대회 17회 우승에 걸림돌은 되지 못하리라는 판단이다.
또 준결승은 3번기라는 것에서 이세돌의 승리를 확신한다. '번기'라는 것은 강자가 유리한 제도다. 즉, 단 한 번의 패배에도 탈락하는 넉 다운 토너먼트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더욱 안정된 전력이 이세돌은 유리한 상황이다. 4강 대진 추첨 직후 이세돌은 "4강 추첨결과가 썩 나쁘지 않다. 최근 나날이 컨디션이 좋아지는 걸 느끼고 있다. 4강까지 올라왔는데 당연히 우승이 목표 아니겠나."며 쾌조의 상승세임을 과시한 바 있다.
또한 기풍변화를 얘기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세돌은 그간 초반부터 특유의 강공으로 무리하게 이끌었던 대신, 요즘 들어서 초반이 비교적 평이하고 안전하게 흘러가는 것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리한 힘을 가하기보다는 노련하게 살살 달래가는 능력이 돋보인다는 평. 그렇다면 더 이상 초반전에 부러질까봐 조마조마하며 이세돌의 바둑을 관전할 이유가 없다.
▲ 16연승으로 한껏 컨디션을 끌어올린 이세돌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삼성화재배 첫 본선 진출 만에 4강까지 오른 우광야와 2013 인천실내무도아시안게임 개인전 우승자인 탕웨이싱이 비록 상승세지만, 삼성화재배 챔피언 이세돌과 LG배 챔피언 스웨의 결승 진출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총상금 규모는 8억원, 우승상금은 3억원. 4강 진출자는 5000만원의 상금을 확보했다. 제한시간은 중도 휴식 없이 2시간, 초읽기는 1분 5회. 4강전은 11월 4,6,7일 동안 3번기로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치러지며, KBS1-TV에서는 오후1시부터, 인터넷바둑사이트 타이젬에서는 오전11시부터 이춘규 이영구 등 프로의 해설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 '외로울 땐 더욱 강하다!' 홀로 수읽기에 몰두하는 이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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