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 뉴스人]
'이젠 보급도 전문직종입니다.'
2013 바둑교육아카데미 취재
강나연2013-11-22 17:25:40
▲ 2013 바둑교육아카데미 수업 전경.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해지고 보다 빠르고 보다 자극적인 것들만 요구된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인 면이 강조되는 바둑은 더이상 설 수 있는 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 그러나 언제고 우리 사회는 빠르고 자극적인 것들에 대한 반작용으로 다시금 바둑이 사랑을 받을 시기가 역으로 도래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이에 대한바둑협회는 진일보한 바둑보급 전문기사들을 배출하고자 한국기원 기사회와 손을 맞잡고 2013 바둑교육아카데미라는 첫 작품을 내놓았다.
2013 바둑교육아카데미의 과목은 바둑사회인문학(양종호), 바둑교육론(김세영), 바둑지도실무(김덕집), 바둑스토리텔링(강나연) 이렇게 총 4개다.
수강생들은 바둑사회인문학에서 바둑의 인문학적인 요소들을, 바둑교육론에서는 아동심리를 비롯해 성인교수법 등 전반적인 교수법을 익힌다. 또한 바둑지도실무에서는 바둑학원 운영시 실무적인 것들을 습득하며, 바둑스토리텔링에서 바둑을 재밌게 수강생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방법을 배운다.
이렇게 8시간씩 총 32시간(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7시~9시)의 교육을 모두 수료하면, 수강생들은 평가점수 우수자에 한해 대한바둑협회에서 신규 보급사업시 강사로 투입된다.
물론, 바둑프로기사는 바둑의 기술적인 면에서는 경지에 이르렀지만, 묘수를 보는 이가 꼭 최고의 교사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2013 바둑교육아카데미는 바둑을 보급하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지식과 교양 교수법등을 프로기사들에게 습득할 수 있게끔 장(場)이 되어 준다.
어떤 기사가 2013 바둑교육아카데미에 참여하는 걸까. 기자는 지난 21일 한국기원 4층 특별강의실에서 이날 수업을 함께 했다. 흥미롭게도 강의시간 15분 전부터 김수장, 나종훈, 이봉근, 유병호 등 네 명의 시니어 기사들이 제일 먼저 출석했다. 나중에 출석표를 확인해보니, 이 네 명은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올출석!(배움은 나이가 없는 것이여~)

▲ 2013 바둑교육아카데미의 노장들. 김수장 나종훈 이봉근 유병호.
"우리 시니어들은 사실상 승부에서 밀려나지 않았나. 그렇지 않아도 우리들은 새롭게 출발할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대한바둑협회에서 이러한 장을 마련해줬다. 이 교육을 모두 수료한 후에는 추후 대한바둑협회에서 신규 보급사업 강사 선정시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하더라. 이제 우리들은 보급에서 승부를 벌이고자 한다."
달변가인 나종훈이 시니어들을 대표해 인터뷰를 했다. 나종훈은 인천실내무도경기대회에서 아시아 각국의 심판을 대표해 개막식선서를 한 적도 있다. 이미 보급쪽으로는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사범.
옆에 있는 김수장이 한 마디 덧붙인다. "과목마다 선생님들이 아주 재밌게 강의를 하는데, 나는 특히 바둑지도실무 시간이 좋더라. 그 강의는 14년간 인천연수바둑도장을 운영해 온 김덕집 원장이 바둑학원운영에 필요한 실무적인 것들을 강의한다. 학부모 상담법이라든지, 또는 바둑학원의 권리금은 얼만지(웃음)"
시니어 수강생들의 반응은 상당히 열정적으로 보급으로의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곧이어 강의가 시작되자, 김대희 김민희 김수장 김윤영 김진훈 김현섭 김형환 나종훈 박지연 서건우 손근기 양건 유병호 유재호 이봉근 이영주 이현호 등 17명의 프로들이 수업에 참여했다. (출석부순. 24명 중 7명은 결석 혹은 지각)

▲ 바둑스토리텔링을 맡고 있는 강나연 강사.
오늘 수업과목은 바둑스토리텔링. 명지대 문학박사이자, 바둑학과 대학원 석사인 강나연 씨가 강의를 맡았다.
"바둑스토리텔링은 바둑으로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바둑을 보급하려면, 바둑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며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흥미가 생겨야, 알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지요. 오늘은 바둑스토리텔링의 사례들을 보며, 바둑스토리텔링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바둑스토리텔링 수업 동영상.
시니어 수강생들은 미리 인터뷰한 것처럼 새출발 준비로 수업에 진지한 모습. 그런데 주니어 수강생들도 상당히 똘망똘망한 눈빛이다. 주니어 수강생들 역시 그저 자격증을 따기 위해 이 자리를 찾은 것은 아닌 듯 하여, 쉬는 시간에 잠시 인터뷰 요청을 했다.
가장 궁금했던 여류강자 박지연은 사실 보급만 목적은 아니란다. 평소 뭐든 호기심이 많은 성격으로, 이 아카데미에 바둑사회인문학, 바둑교육론 등 여러 강좌가 있는 것을 보고 바둑과 관련해 많은 것을 알고 싶어 수강 중이라고.
다른 주니어 기사들도 그냥 호기심에 온 걸까? 수강생 중 특히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한 달 전 해군에서 전역한 김현섭. 그는 보급에 확고한 뜻이 있어 아카데미를 찾았다고.

▲ 손근기와 김현섭. 같은 해군부대 출신이다.
"군에 있을 때 바둑보급에 관심이 생겼다. 해군에 있을 때 해군 가족과 근교 초등학생에게 바둑을 가르쳤다. 해군가족의 경우 3급에서 5급 수준으로 어느 정도 바둑을 즐길 줄 알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가르치는 나도 보람찼다. 문제는 바둑을 전혀 모르는 근교 초등학생이었다. 바둑에 관심 없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늘 막막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바둑보급에 있어 남다른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느끼던 차에 이러한 보급교육 프로그램이 생겼기에 얼른 신청했다."
김현섭과 같은 해군출신 손근기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인터뷰에 동의했다. 김현섭과 같이 보급에 관심이 많은 손근는 "다음팟플레이어에서 혼자 보급채널을 만들어보는 등 여러 가지 보급에 대한 생각은 많다. 하지만 보급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 같아 이번 아카데미에 참여하게 되었다."라고 수강목적을 말했다.
▲ 수강생들이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를 듣고 있다.
대한바둑협회 관계자는 "대바협에서는 초등학교 방과후교실, 군부대 바둑보급, 대학교 바둑동아리 지원, 다문화가정 바둑보급 등 다방면으로 보급기사들을 배출해야 하는데, 아무나 보급기사로 보낼 수 없지 않나. 그래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라며 2013 바둑교육아카데미 개설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 2013 바둑교육 아카데미에 대해서는 대한바둑협회는 물론이고 한국기원과 기사회에서도 상당히 긍정적인 중간평가를 한 상황이며, 앞으로 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고 2013 바둑교육아카데미의 지속적 개최를 넌지시 알려왔다.
'바둑 잘 두는' 프로들은 300명에 육박하지만, 바둑을 교양있고 친근하게 가르쳐줄 보급프로들은 드문 실정이다. 수강생으로 참여한 기사들은 이제 본격적인 보급프로로서 첫 발을 내딛는 선구자였다. 그들의 건투를 빈다!
총 댓글수: 0
관련 뉴스
Copyright © 컴투스타이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