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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바둑사]

'열악한 한국 바둑문화가 부끄러웠다'

전 시드니대학 한상대 교수의 주강배 참관기(下)

한상대2014-01-11 10: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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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강배 통역 도우미들

2013년 12월 23일. 오늘은 오전 대국만 있고 4강전에 진출할 네 팀이 가려진다. 오후에 버스로 40분쯤 가서 이번 대회 스폰서인 주강(珠江) 철강회사를 방문했다. 광저우 한 복판을 흐르는 강 이름이 진주강(珍珠江)이다. 줄여서 '주강'이라고 하고 그래서 광저우엔 '진'이나 '주'가 들어간 이름이 많다. 이 회사도 이름이 '주강강관공사(珠江鋼管公司)'로 강철 파이프를 만드는 회사다. 이번 대회 이름도 '주강배'가 되었다.

이 대회는 격년제로 연다고 한다. 건축자재로 강철 파이프가 많이 들어가 부자가 되고 사주(社主)가 바둑 애호가라 이런 대회를 주최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스폰서를 구하는 게 한국기원이 할 일인 것 같다. 회사 정문을 들어서면 공장과 철강 파이프 조형물이 눈에 띄고 사무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팔뚝만한 금 잉어가 가득한 시멘트 웅덩이가 있다. 내가 잘못 들었는지 몰라도, 잉어 한 마리 가격이 1000만원이라고 한다.

100명쯤 들어가는 2층 회의실에 귀빈과 프로들을 다 앞줄에 앉힌다. 바둑 행사에 오면 프로 기사만 일등 시민이고 정품이다. 그들이 '꽃'이라 당연하기도 하다. 중국은 서열의식이 대단하다. 언제나 직위 순서대로다.

각국 프로기사를 소개하고 회사로고 아래서 스폰서와 같이 기념 촬영을 하는데 한국은 최철한 혼자 왔다. 다른 나라는 여러 명이 다 같이 나가서 찍는데 한국과 호주는 한 명씩 나가서 찍었다. 스폰서 첸(Chen)씨가 바둑을 좋아하는데 특히 WC 팀을 크게 환영 한다. 스폰서 첸씨는 부인과 사별하고 40세쯤 되는 딸이 부사장으로 안주인 노릇을 하는데 영어를 하는 걸 보니까 유학파인 것 같다.

▲ 철강회사 / 사무실 앞에서 단체사진

▲ 뒤 돌아 보는 여자가 부사장. 그 옆이 첸씨로 대회를 개최한 사람이다.

유럽대회에 온 한국 프로기사들이 행사에 나오지 않기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2004년 폴란드 대회에서도 프로가 6명이나 온 한국 팀이 프로기사 모임에 아무도 안 나와 주최 측이 나라도 대신 나와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중국과 일본기사는 전원이 참석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 아마추어바둑대회에 내가 6회 출전했는데 총회에 한국선수가 참여한 것을 한 번도 못 봤다. 내 생각으론 바둑 승부 외에 이런 일에도 참여하는 것이 프로의 의무라고 본다.

회사에서 기념 촬영을 한 후 우리를 중국 남방 건축물을 대표한다는 궁(宮) 비슷한 유교서원으로 데려 간다. 진주 강변에 크게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원래 첸씨 일가가 살던 집성촌이었다고 한다. 스폰서와 같은 성씨인데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 모른다고 한다. 남방 건축물은 우리가 동남아에 가서 불교 사원을 보면 장식이 더 많고 작은 곡선에 정교하여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데 여기가 그렇다. 이곳은 첸가사원(陳家寺院)이라고 부른다. 관동지역에 첸씨 마을이 72곳이나 된다고 한다. 덕수궁 정도 클까? 1890년에 관동지방 건축양식으로 지었다고 한다.

첸씨 마을에서 이 곳에 서당을 운영하며 자기네 일가에서 과거 급제를 최대로 많이 하도록 힘썼다고 한다. 서원은 큰 정원 두 곳을 중심으로 건축물이 있고 납 인형으로 그 시대 복장을 재현시켜 놓았다. 이 안에 공예박물관도 있다. 문화혁명 당시 별로 피해를 입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한다. 공자를 공격했는데 유교사원인 여기가 안전했다는 건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져서 인가? 운이 좋았다. 우리는 서원에 한 시간 머문 후 저녁 식사시간에 맞추어 호텔로 돌아왔다.

▲ 복잡 화려한 남방 건축물

▲ 서원 입구. 우리 일행이 들어가고 있다.

▲ 전통복장 박물관

▲ 서원 안이 넓고 한가하다. 헤이자자와 찰칵.

▲ 장식 많은 남방 건축 / 복도가 베이징의 이화장처럼 길다.

▲ 물고기들이 활발한 걸 보니까 관리를 잘하나 보다.

오늘은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다. 바이웬(白雲) 호텔 여 종업원들이 산타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다닌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식당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온다. 외국인이 묵는 호텔만 이런 분위기가 한 이틀 계속되었다. 그러나 일반 중국 사람들과 거리는 크리스마스와 전혀 상관없다.

오늘 한국과 중국이 시드팀 대 와일드카드(Wild Card) 팀끼리 대결이다. 누가 이기든 내일 결승은 한중전이다. 나는 WC팀의 이름 하나 하나가 너무 유명해서 혹시 WC 팀이 이기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했었다. 한국의 조훈현 유창혁 이창호. 중국의 구리 창하오 쿵제. 어느 누가 대단하지 않은가? 탈락은 했지만 일본팀의 다케미야 고바야시 조치훈의 명성도 이에 못지않다.

뚜껑을 열어 보니 역시 시드팀이 압도적으로 이긴다. “맞아, 하긴 요즘 타이틀전을 다투는 건 시드팀이지 WC팀 멤버들이 아니지. 그렇다면 내가 공연한 기대를 한 건가? 바둑의 전성기가 일반 스포츠처럼 이렇게 짧은데 대해 의문점이 떠오른다.

조지포먼은 은퇴 후 다시 링으로 돌아와 40이 넘어 권투 헤비급 세계챔피언에 오르고, 지미코너스는 38세에 돌아와 테니스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그러면 체력이 아닌 정신력으로 하는 바둑은 그들 보다 더 나이 먹어서도 챔피언들이 나와야 할 텐데 왜 안 나올까? 연구해 봐야 할 일이다. 다만 틴에이지(Teen Age) 때 집중력 유지시간(Concentration Span)이 가장 길고 그 다음부터 짧아진다고 하는데 그 게 이유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12세까지 바둑의 모든 기술을 터득 시킨 후 틴에이지 기간 선수생활의 전성기를 누려야 한다는 얘기다. 인간의 뇌 세포는 25세부터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 결승전 두 팀에게 주의 사항을 전달하는 왕루난 대회장(오른쪽)

▲ 선수와 관계자는 엘리베이터로 / 나머지는 계단으로 4층을 향했다.

천하무적이던 이창호가 하루아침에 평범한 기사가 된 것은 나에게 충격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세돌의 나이와 성적의 함수관계도 주목해 볼 일이다. 이번에 중국에서 인물을 심층 취재하는 시사신보라는 신문사에서 나에게 이창호 특별 인터뷰를 부탁하면서 "아무 날이나 저녁시간이 날 때 기자와 통역을 보내서 한 시간 정도 하고 싶다"고 한다. 이창호 대답이 "시합이 매일 있어서 곤란하다"고 한다. 이창호가 대국에 전념하는 보습을 보고 내가 "이번엔 전승 하려나?" 하는 기대를 하며 신문사에 거절했다. 그러나 이창호는 대만의 왕웬쥔과 박정환에게 졌다. 일본의 사카다는 40대가 전성기였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사카다가 "40대가 되어야 인격과 체력의 조화가 절정에 달한다"는 말을 나는 당시 사실일 거라고 믿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한중 시드팀끼리 3억 5000만원을 걸고 두는 결승전이다. 우리가 이기면 금년도 단체전은 모두 이기는 거다. 과거 한국은 스포츠에서 혼자 하는 경기에 강하고 단체전에선 약했다. 금메달도 거의가 개인전에서만 땄다. 그런 의미에서 바둑 단체전에서 우승을 자주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오늘은 세 명끼리 의논해 가며 두는 상담바둑 날이다. 그 외 선수들은 주인공이 아닌데도 누구나 빠짐없이 결승전을 보러 광저우기원으로 간다.

버스 안에서 항상 일본선수들 목소리가 가장 크다. 나는 중국 사람이 세계에서 제일 시끄러운 줄 알고 있는데 이번에는 일본 사람들이 더 시끄럽다. 80여 국에서 동포들이 모여 하는 한민족 체전에서도 일본교포가 제일 시끄럽다. 재일동포들은 한민족회의에서 한국말을 못하는 유일한 그룹인데 일본말로 너무 시끄럽게 얘길 한다. 버스에서 내 옆 자리 앉은 다케미야에게 "당신의 우주류가 한참 유행하는 80년대에 나도 세력바둑 흉내를 내어 많이 두었다"고 하니까 알아듣고 반갑게 웃는다.

대국장에 도착하니까 한중 시드팀 6명이 마주 보고 앉게 한 후 기자들 사진 찍고 주의사항을 듣는 시간을 약 30분 갖는다. 그 다음 4층 특별실로 자리를 옮긴다. 엘리베이터가 한대뿐이라 대부분이 걸어올라 갔다. 한국방에선 취재진으로 발 들여 놓을 자리가 없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현지 취재한 타이젬 진재호 기자가 가장 바쁘다. 나는 세 명이 의논하고 앉아 있는 게 하도 기특해서 사진도 많이 찍고 녹음도 일부분을 했다. 검토실로 내려오니까 대형 스크린 앞에 일본 팀이 다 모여 앉아 다시 일본말로 떠든다. 류시훈은 시드팀으로 나왔는데 어울리기는 WC팀과 한다.

▲ 광주 기원 내부 시설이 좋다

▲ 한국 상담실.

▲ 취재진

▲ 중국 상담실


그런데 검토실에 상담실 모습을 보여주는 TV화면 둘이 있는데 둘 다 중국선수들만 비춰주고 있다. 실수로 그러는 거려니 하고 기다려도 한 시간 가량 중국 팀만 보여 준다. 할 수 없이 내가 가서 주최측에 얘길 했다. 호텔에 가서 점심 식사를 하고 돌아오니까 한쪽은 한국팀이 나온다. 화면에서 한국 팀 세 명은 웃으면서 얘길 하는데 중국은 표정이 심각하다. 타이젬 진기자가 "검토실에서 한국팀이 우세하다고 합니다. 얼굴 표정에도 벌써 나타나지 않습니까?" 하면서 웃는다. 이렇게 기쁠 수가. 옆자리 류시훈에게 물어 봤더니 "벌써 승부는 끝났습니다" 한다.

옆에 앉은 김에 류시훈에게 "왜 일본 바둑이 그렇게 약하죠? 한중일 3국이 타이틀 경쟁을 같이 하면 더 흥미로울 텐데" 하니까 "일본엔 도장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한국이 권갑룡 도장이 없었다면 이렇게 세졌겠습니까? 일본은 기다니 도장 시절 바둑이 세었지요. 누가 어린이에게 바둑보급을 시도한다는 애긴 들었는데 이 추세로 가면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게 실력이 더 떨어 질 겁니다"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일본이 세어져야 더 재미있을 텐데. 이 말을 하고 있는데 저쪽에 권갑룡 사범이 보인다. 갑자기 그에게 고마운 생각이 든다.

검토실에는 항상 일본기사들만 나오고 한국 WC팀은 아무도 안 보인다. 일본은 세 명이 연령대가 비슷하지만 한국은 세 명이 다 세대가 달라 어울리기가 부자연스러운가 보다. 이 때 헤이자자(黑嘉嘉 Joanne Missingham)가 검은 옷으로 정장하고 온다. "무슨 일이냐?" 고 했더니 30분 후에 왕루난 사범과 결승국 해설을 한다고 한다.

▲ 필자와 류시훈


헤이자자는 19세라 그런지 작은 일에도 잘 웃는다. 식사를 자몽과 과일 한 두 가지만 집어 오길래 "너는 말랐으니까 더 많이 먹어도 된다"고 했더니 그 말 갖고도 한참 웃는다. 주로 젊은 남자들이 와서 같이 사진 찍고 사인을 받아 가는데 언제나 쾌히 응한다. 그렇다고 들떠있는 분위기는 없다. 같이 한 열흘 있어 보니까 호주 애 보다는 중국 애였다.

큰 홀에서 공개해설이 시작되었다. 왕사범과 헤이자자가 중국말로만 하기 때문에 변화도 그림만 보면서 짐작으로 따라갔다. 외국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영어 통역이 없다. 헤이자자가 영어로 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앞자리에 따로 자리를 마련하여 조훈현과 다케미야가 앉아 있다. 얼마 후 승부처에서 다케미야가 자기 식 변화도를 그려 보여 팬들을 즐겁게 한다. 조금 후 조훈현이 자기의 승부 감각을 보여 주어 박수를 받은 후 두 명은 물러간다. 이런 식으로 두 명을 활용한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다.

조금 후 박수를 받으며 승리한 한국팀 세 명이 들어온다. 장하다. 이로써 올해 단체전 세계대회는 한국이 무도 싹쓸이를 했다. 개인전 전멸에서 받은 아픔을 다소나마 위로해 준다. 기자들이 질문 공세가 시작되고 소감을 세 명이 돌아가면서 밝힌다. 너무 기분이 좋다. 기자들의 숲에서 풀려나자 이번엔 팬들이 몰려들어 사인을 받느라고 난리다. 세 명도 기쁜지 시종 밝은 표정으로 응한다. 광저우 시장과 주최자 첸씨가 나와 시상을 하고 귀빈도 많이 참가해서 폐막식을 거행했다.

나는 시사신보와 특별 인터뷰를 했는데 최고령 참가자에다가 수술 후 몸이 불편한데도 아들을 데리고 왔다는 이유였다. 속으론 썩 명예롭지는 못한 이유라고 생각하면서 응했다. 내 학력에서 전공이 정치학이지만 음대에서 성악을 공부했다고 했더니 주최측에서 폐막식에 노래를 부탁한다. 나는 크리스마스 날이라 거룩한 밤(O Holy Night!)을 부르려고 아들을 데리고 나가 발성 연습까지 하고 돌아 왔는데 안 시키고 지나간다. 왕루난 대회장의 인사말이 너무 길어서 내 순서는 죽였다는 주최측 변명아닌 변명이었다.

▲ 승리 소감을 한국어를 전공한 李潔(이결) 양이 통역하고 있다.

▲ 팬들에게 사인을 해 주고 있다.

▲ 조훈현을 상대로 수를 읽어 봤자지… 나 같은 하수에게도 진지한 조치훈


이제 대회도 끝내기로 들어갔다. 마지막 식사를 하러 호텔로 갔다. 한국팀에선 조훈현 혼자 왔다. 내가 다른 일행은 어디에 있냐고 하니까 다 한국 식당으로 갔다고 한다. 우리 옆 테이블에서 다께미야 혼자 떠들더니 언제부턴가 조치훈도 함께 떠든다. 온 식당이 떠나갈 정도로 큰 소리다. 기분이 좋은지 웃음소리도 섞인다. 마지막 날 저녁 식사 시간엔 조치훈과 류시훈이 많이 떠들었다. 일본말과 한국말을 번갈아 가며 하면서 떠든다. 다케미야는 원래 떠들지만 이 날은 평소 조용하던 고바야시까지 목소리가 크다. 조치훈의 얼굴이 술로 벌겋게 달아올라 있다. 나와 대국할 때와 다른 모습이다.

우리 테이블에 쿵제와 창하오가 같이 앉았다. 오람이가 무슨 생각에서 인지 "아버지 저 두 명과 같이 사진 찍어 주세요" 하더니 사인까지 받는다. 이 때 브루나이 팀 3명이 오더니 작별 인사를 한다. 이들은 인(尹光輝) 3단이 가르치는 제자 9급 여자와 10급 남자 선수로 구성되어 왔다. 이 대회 제일 약한 팀이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배우겠다는 자세로 왔다. 이들은 전패로 예선탈락 후에 관광도 하지 않고 모든 바둑 행사에 다 참가했다. 그 중 림10급은 호주에 12년 살면서 대학을 졸업해 영어가 통하는 오람이와 친구가 되었다. 둘이 가끔 바둑도 둔다. "다음엔 훨씬 세어져서 돌아오겠다"고 한다. 그들이 우리에게 필요할 때 중국말은 통역해 주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 창하오, 한오람, 쿵제

▲ 브루나이 팀. 림10급, 한오람, 필자, 인3단, 량9급.


저녁 식사 후 아들을 데리고 마지막으로 광저우 거리를 걸었다. 오람이가 "아버지, 중국은 재미있는 곳이지만 저는 여기서는 못 살 것 같아요. 호주에서 자라서 그런가 봐요. 우선 공기가 너무 오염되었어요. 사람도 너무 많구요" 한다. 잡초문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중국인이 지금은 산업화되면서 세계질서를 바꾸어 놓고 있다. 발전 속도는 서방학자들의 예상을 언제나 뛰어 넘으며 달리고 있다. 그러나 내부를 보면 아직도 사회주의 탈을 쓰고 있어서 나오는 한계, 문제점이 많다. 해안을 끼고 포켓 식으로 개발된 도시 뒤 골목에는 아직도 낙후된 과거 모습들이 공존하고 있다. 신장성 등 서쪽은 아직 문명화도 안 되어 있다. 중국 인구 전체의 8%를 차지하는 55개 소수민족 중 조선족이 13위로 약 200만 명이다. 독립 운동하러 만주로 넘어 갔거나 농사지을 땅을 찾아서 간 농민들의 후예들이다.

또 1992년 한중수교 후 한국에서 간 사업인, 유학생들이 약 100만 명이다. 그래서 현재 중국 내에 한국인이 모두 300만 명 정도가 살고 있다. 우리나라 무역의 4분의 1 이상이 중국을 통해 벌고 있는 우리의 최대 밥줄이기도 하다. 올 때 마다 바뀌고 있는 중국이 동북아 시대인 21세기엔 세계역사의 주인공으로 떠오를 걸로 예견되고 있다. 중화사상의 DNA가 살아 돌아 오면 우리에게도 피곤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오람이를 데리고 카페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동안 밤이 깊어 간다. 오람이가 "내일 새벽 5시 반 주최측 버스로 공항에 가야 하니까 이제 그만 주무셔야죠" 하길래 "과거에 나는 여행 와서 마지막 날은 밤을 새우는 경우도 많았다" 하면서 늑장을 부린 것이 탈이 되어 다음 날 아침 비행기 시간 맞추느라고 혼나게 되었다.

결승전 한국 승리가 확실시 된 다음 나는 아들 오람이와 함께 2층 바둑박물관에 들렸다. 지난 번 항저우에 가서도 느낀 일이지만 왜 우리나라는 기원 건물부터 바둑문화 인프라가 그렇게 허약한지 모르겠다. 이런 박물관 비슷한 것도 한국엔 없지 않은가? 바둑은 국제대회 성적만 좋으면 다 되는 일이 아니다. 바둑문화, 바둑보급 등 중요한 일이 많다. 바둑계에 능력을 겸한 장기적 안목을 가진 지도자가 나오길 바란다.

이 곳 박물관과 광저우기원 건물 시설을 보면서 바둑 인프라까지 황사 바람 앞에 맥을 못 추는 우리나라 바둑계 앞날이 걱정이다. 우리나라도 5세 전후의 영재들을 발굴해 가르치는 일만이 바둑 2류 국가로 추락을 막아 줄 수 있을 것이다.

▲ 박물관 현판

▲ 박물관 내부

▲ 광저우기원 내부

▲ 기숙사

▲ 정원 / 4층으로 가는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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