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늦은 저녁, 향기바둑 님의 대국실에 입실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로그인 한후 가장 먼저 들어온 초반전 이었던것.
물론 배팅할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들어간 그의 바둑 한수한수에는 무언가 재미있는 변화와 볼거리가 숨어 있었고, 그 바둑을 조금더 재미있게 관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마지막 수가 노여질 때 까지 구경을 하게 되었다.
물론 프로9단의 10시간 대국도 관전하는 필자가 1시간 대국 관전이 우스운 일이건만,
어찌하다보니 향기바둑님이 승기를 잡게 되었고 결국 4집반 승을 거두게 되었다.
나가려는 찰나에 저에게 배팅해 주셨던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는 인사가 있었고,
호기심이 생겼던 필자는 (그땐 그분이 내가 명예기자라는 사실을 몰랐다)
9단님들이야 워낙 인기가 많으시고 바쁘기 그지 없으시니 어련하겠거니 하여 고수들과의 인터뷰를 피일 차일 미루던 차에 향기바둑님의 바둑에대한 인간적인 고뇌는 내 머릿속에 맴돌게 되었기에 이글을 남겨본다.
향기바둑님께 내친김에 9단입성하시라 했더니, 7단에서의 벽이 쉽게 허물어 지지 않는다며 멋적어 하시곤, 6단과 7단 사이에는 이루 말할수 없는 묘한 심정을 느낀다고.
6단에서 7단으로 승단 할때는 쉽지만 그 이후의 벽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고 한다.
7단으로 시작해서 연승연전을 하는 그림자 프로들의 방향도 방향이거니와,
아마로서 바둑을 배워보겠다고 시작한 것이 20대 초반, 9단까지의 입문은 포기한상태에
라고. 미친듯이 책을 읽고 외웠건만 프로가 되는것은 이제 접은지 오래.
게다가 타이젬에서도 6단과 7단을 왔다갔다 하며 많은 비안을 느끼신다는 말씀.
20대 후반에 늦게서야 바둑의 묘미를 배운 필자로써는 그 한마디 한마디가
뼈저리게 느껴진다.
일반 아마츄어 들은 연구생들의 수단에 불과 할뿐 아닌가!?
삼성화재배가 아마츄어도 프로가 될 길을 열어 놓았다고 했건만 5년동안 단한번도
프로기사로 성공한 아마는 없는 상태.(그야말로 무늬만 일반인 입성이다)
프로들의 스폰싱은 굉장한반면 그 아래의 숨은 실력자들은 실력을 발휘할 만한 스폰서를 찾지 못해 자신의 실력이 녹아가는것을 지켜보기만 하지 않던가....
게다가 유년생들의 입성도 눈에 띄는 소식.
유년생들은 그들의 호기심을 한판의 바둑판에 모두 소화해 내려고 할 만큼 도덕적이지 못하고
(대국 내용이 그렇다는 것이아니다) 그들의 기세에 몰려 기성 아마들은 꼬리를 내린다.
이창호9단이 한창의 나이라고는 하지만 바둑계에서는 노친네 라는 말이 오간다.
그런 빽빽한 틈새에 끼어, 바둑을 배우는 인간적 고뇌는 고찰해볼 여지가 없는 것이아닌가?
그러나, 한판의 바둑판을 인생에 비유하기에 인생은 너무나도 인간적이다.
그리고 그 많은 변화들 속에 한판의 게임처럼 각자의 인생은 피어졌다가도 시들어 간다.
필자는 일본의 바둑 만화를 보며, 내가 이만화를 조금더 어릴때 보았더라면 하는 후회를 한다.
그때 아버지께 멍청하다며 엊어맞은것은 내가 바둑이 싫어졌던 계기가 되었다.
그반대의 계기가 어린나에게 주어졌더라면...
나도역시 프로의 입단에 박차를 가하는 한사람의 기사가 되었을 수도 있으리라..
바둑을 그저 사랑하고, 그저 지켜보며, 돌을 집어내는 짜릿함을 느끼며 그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한것.... 그것은 바로 모든 바둑 매니아가 가지고 있는 신의 한수에 대한 인간적 고찰 이 아닐까? 향기바둑님과의 대화에서 짧지만 많은것을 느꼈고,
비록 그분이 스스로 포기하고 있지만 나는 향기바둑님이 느낀 그 한수가 신의 한수에 다가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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