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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하이라이트/조치훈-박영훈 승전보

16강전 하이라이트②

tygem2003-08-30 11: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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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16강전]
○조치훈 9단(일본) ●원성진 5단(한국)

'묘수 한방으로 기사회생한 조치훈!'

이번 16강전의 최대 화제거리는 조치훈의 역전극이었다.
비록 대단한 묘수는 아니었지만(프로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수지만), 이 묘수가 등장한 배경과 스토리가 너무 흥미로워서 흡사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늘 드라마틱한 승부를 연출해 뉴스를 몰고 다닌 조치훈 9단이 이번에도 모처럼 '뉴스메이커'가 된 셈이다. 묘수가 등장한 2막3장을 추적해본다.


장면(해프닝의 시발점)

초반에 흑이 하변 전투에서 거북등 빵때림(×)을 하면서 백의 침입군(○)을 섬멸해 우세를 굳힌 가운데 중반으로 넘어갔다.
우세를 의식한 원성진 5단은 이때부터 '부자몸조심' 행마를 시작한다. A 또는 B에 침입하지 않고 흑9로 지킨 것이 부자몸조심 1호. 덕분에 백은 힘들이지 않고 좌변을 통집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들은 정녕 잡혀있는 것일까?
이것이 퀴즈~.



참고도1(백, 생환 불능)


하변의 수단을 살펴보자.
먼저 백1·3이 제일감이지만, 안된다.
흑4로 백 사망.



참고도2(숨어있는 묘수)


그런데, 백1·3이 있다.
흑4에는 백5가 준비된 묘수! A와 B를 맞보아 백대마가 살아가는 것이다.

아마도 사활문제로 출제되었다면 1초만에 풀었을 텐데, 대국에 취한 원성진 5단은 이 수를 생각치도 않고 있었다.

그런데, 진작부터 이 수를 본 사람이 두 사람 있었다. 바로 당사자 조치훈 9단과 검토실의 최명훈 8단. 점심시간 이 수를 발견한 최8단은 동 료 검토진에게 "성진이가 이 수를 못보고 있는 것 같은데, 불안하다"고 걱정하기 시작했다.



실전진행1(드디어 터진 시한폭탄)


조치훈(백)은 보고 원성진(흑)은 못 본 시한폭탄이 하변에 도사리고 있는데, 우세를 의식한 원5단은 계속 부자몸조심으로 일관한다. 반면, 조9단은 짐짓 하변 쪽에는 눈길로 주지 않은 채 불리한 사람처럼 무리수를 던지는 진풍경이 한동안 펼쳐진다.

백11과 흑12가 코메디 같은 응접. 백이 불리하다면서 생떼를 쓰자 흑은 몸조심하겠다고 물러서고 있다. 좌변과 상변에서 볼장 다 보며 한껏 이득을 챙긴 조9단은 챙긴 이윽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한폭탄을 터뜨린다.

백13까지만 해도 '손해수를 왜 둘까?' 하던 원성진, 이내 백17을 보자 뒤통수를 망치로 얻어 맞은 듯 창백해졌다.



실전진행2(어이없는 역전극)


뒤늦게 정신차려보지만, 이젠 늦었다.
백7까지 죽었던 미이라가 살아가버리자 승부가 끝나고 말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흑▲의 부자몸조심으로 백△를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며, ●로 굴복한 수로도 A에 끊어 반발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모두 죽은 자식 뭐 만지기. 국후 검토실에 들른 원5단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제8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16강전]
○딩웨이(丁偉) 8단(중국) ●박영훈 4단(한국)


'송아지 3총사'의 동료 최철한, 원성진이 탈락한 가운데 마지막 보루가 된 박영훈. 중국 '6소룡' 딩웨이를 맞아 시종 유연하게 국면을 이끌며 승리를 거두어 '송아지의 체면'을 살렸다.
결과는 비록 반집승이었지만, 우세를 의식한 안전운행으로 차이가 좁혀진 것일 뿐, 흑의 완승이라는 평이었다.


장면(박영훈의 3단젖힘)

포석이 끝나갈 무렵 박영훈이 기발한 강수를 터뜨려 일거에 승기를 휘어잡는다.

흑1로 붙인 것이 강수. 백2로 반발하자 흑3의 되젖힘, 그리고 흑5의 3단젖힘으로 가속 페달을 밟는다. 그리고 이것이 흑의 승착이 되었다.



참고도1(백, 무리)


흑1에 백2로 끊고 싶지만, 양쪽 축머리가 불리한 상황에선 무리.
흑5로 잡혀서는 백이 망한 꼴 아닌가.



참고도2(흑, 대만족)


그렇다고 백2로 순순히 잇는 것은 흑3을 허용해 역시 백 불만. 백4가 불가피할 때 흑5· 7로 봉쇄해 흑의 대성공이다.



실전진행1(박영훈의 시나리오?)


백1부터 7까지는 거의 외길수순.
그런데, 이때 흑8로 젖힌 수가 초강수였다. 얼핏 백9로 끊겨 흑이 곤란해보이는데, 박영훈은 여기서 기막힌 시나리오를 준비놓고 있었다.



실전진행2(흑, 승세확립)


흑1·3으로 패를 걸어간 것이 회심의 강타. 백의 선패라 무리처럼 보이지만, 때마침 흑5라는 절호의 팻감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준비해 놓고 있었다).

결국 흑7까지 바꿔치기가 이뤄졌으나, 이 결과는 우하일대를 장악한 두터움이 전국을 압도하는 반면, 상변 백진에는 뒷맛이 남아 있어 이 결과는 흑 만족.
"바꿔치기해서는 흑이 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국후 박영훈 4단은 멋적게 말했다.

유성=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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