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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테마곡]
[살며 생각하며]이창호가 주는 ‘삶의 훈수’ | |
| [문화일보 2005-07-16 13: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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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관전하게 되는 동네바둑은 또 얼마나 많은지. 이랬다 저랬다 갈피를 못잡고 수시로 바뀌고 있는 대입제도나 부동산 대책만 보더라도 동네 줄바둑 수준이 아 닌가… 이창호 9단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기복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11111111 그는 아무리 약한 상대를 만나도 허투루 대하는 법이 없다. 위정자들에게 이창호 수준의 수읽기를 바라는 건 百年河淸일까. 11111111 바둑밥을 먹으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바둑을 배우면 어떤 점이 가장 좋으냐”란 물음이다. 그러면서 “정말 머리가 좋아지고 침착해지느냐”며 토를 달아온다. 11111111 그럴 때마다 나는 “다른 것은 잘 모르지만 바둑을 이기기 위해선 반드시 수 읽기를 해야 한다. 이 점 하나만큼은 익히고 배워 좋을 만하다” 고 대답해 준다. 묻는 사람이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더욱 알맞은 말이다. 11111111 바둑은 혼자서 둘 수 없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따라서 내 착 점에 따른 상대의 대응을 사전에 읽고 대비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바로 이것이 수읽기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 사 회에서 독선적이고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인 수읽기만 내세운다 면 보나마나한 승부가 될 터이다. 1111111
어린아이들은 순진하기는 하지만 한편 자기밖에 모르는 면이 많다. 핵가족화하면서 부모들이 자녀를 왕자나 공주 모시듯 키우다 보니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더욱 잦아 들었다. 이러한 아이들일수록 상대를 인정하고, 상대의 대응수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하는 바둑 에서 배울 점이 많다. 11111111 그런데 순진하지도 않으면서 자기 수읽기밖에 할 줄 모르는 어른들의 요지경은 어찌 설명해야 할까? 일수불퇴(一手不退). 이것이 바둑의 룰이다. 한번 착점하면 무를 수 없다. 그래서 이모저모 따지고 계산해 보는 수읽기가 필요한 것이다. 비효율적인 수는 바로 게임 (승부)을 망치는 패착(敗着)으로 직결된다. 이 사회와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들의 수읽기가 왜 더 철저하고 만전을 기해 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11111111 지도자들이 두는 바둑은 잘못 두었을 때 수시로 한수 무를 수 있 는 동네바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자고 일어나면 관전하 게 되는 동네바둑은 또 얼마나 많은지. 이랬다 저랬다 갈피를 못 잡고 수시로 바뀌고 있는 대학입시제도나 부동산 대책만 보더라도 동네 줄바둑 수준이 아닌가. 11111111 세계최강 이창호 9단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기복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약한 상대를 만나도 허투루 대하는 법이 없다. 사자가 어린 영양 한마리를 사냥할 때도 전력을 다해 쫓듯 결코 상대를 얕보고 대충대충 수읽기해 착수하는 법이 없다. 이창호가 주는 안정감은 바로 이러한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이다. 11111111 위정자들에게 이창호 수준의 수읽기를 바라는 건 백년하청(百年 河淸)일까. 불세출의 기사들과 가까이하는 직업 덕분에 많이 듣는 질문이 또 하나 있다. 조훈현 9단,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같은 천재기사 들 중에 누가 더 천재냐는 것. 이 말은 ‘바흐나 모차르트나 베토벤 가운데 누가 더 천재 음악가냐’라고 묻는 것과 같다. 11111111 천재의 기준에 따라 답이 달라지겠지만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자기 일가를 이뤘다는 점에서 내가 꼽는 천재기사는 이들 외에도 부지기수다. 이렇게 말하면 똑부러지는 답을 잔뜩 기대했던 이들은 풍선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낸다. 이럴 때 나는 이 한마디를 덧붙 여 준다. 11111111 대신 “누가 가장 위대한 기사냐”고 물어온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창호 9단”이라고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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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창호 사랑은 이렇다. 겸손하다. 한결같다. 항상 공부한다 . 이 세 가지만으 로도 그는 ‘기성’(棋聖) 이란 찬사를 듣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11111111 올해 이창호 9단의 성적은 예전 같지 않다. 6월까지의 상반기 성 적은 19승 12패. 승률 61%에 머무르고 있다. 열 판을 두어 네 판 은 졌다는 얘기다. 한 판만 져도 뉴스가 되었 던게 엊그제였다. 11111111 후배기사인 이세돌과 최철한 9단의 거센 도전에 흔들리면서 세계 대회에서도 줄줄이 탈락하고 있다. 이창호 9단이 주춤거리는 사이 이세돌 9단은 세 개의 국제대회를 휩쓸면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세돌의 시대가 열렸다고 아직 확언할 단계는 아니나 적어도 이창호 일인 독주시대만큼은 끝났다는게 바둑계의 시각이다. 11111111 그런데도 수많은 바둑팬들은 여전히 이창호 9단을 ‘넘버원’으 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설령 이창호 9단이 여기서 더 추락 하더라도 영원한 넘버원으로 치켜세울 태세다. 111111 왜 그럴까? 그가 바둑사의 모든 기록을 갈아엎으며 신기록을 제조해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15년여 세계를 제패한 불세출의 기사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바둑의 테크닉은 천재기사라면 누구나 이창호 9단에 버금갈 수 있다. 하지만 승부사가 갖춰야 할 덕목과 인품에 관한 한 이창호 9단을 따라갈 기사는 결코 없다는 게 이들 생각이다. 11111111 이창호 9단이 첫 타이틀을 땄을 때 나이는 열세 살이었다. 그리고 세계를 제패했을 때가 열일곱 살. 어린소년이 국내무대는 물론 세계무대까지 석권했다. 이 정도되면 한두번 쯤 우쭐대거나 호기를 부리는 것이 그 나이에 정상이겠으나 내가 아는 한 지금 까지 이창호 9단은 단 한번도 자신을 내세운 적이 없다. 신인 때 의자세 그대로다. 십수년간 천하무적 세계챔피언으로 군림하면서도 단 하루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이 낳은 위대한 지휘자 정명훈의 말은 영락없는 이창호의 말이다. 11111111 “너무 부족한 면이 많다는 생각이다. 음악가도 다른 사람과 다를 게 없다. 그것에서 벗어 나려면 노력밖에 없다. 더 많이 할 수 록 더 알아야 하고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많이 할수록 더 쉬워지지 않는다. 아무리 평생 공부해도 작곡가의 훌륭한 음악을 온전히 살릴 순 없다. 다만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일 뿐 . 하지만 그게 좋다.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더는 그 곡을 하지 않을 테니까.” 11111111
이창호 9단은 오로지 바둑밖에 모른다. 그도 인간일진대 어찌 시류에 영합하여 인기를 좇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자기 분야가 어디인지, 자기가 전력을 쏟아야 할 곳이 어디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한때의 성적에 우쭐해 화려한 겉멋을 좇아 자기가 있을 곳이 아닌 곳을 기웃거리다 단명으로 끝난 앙팡테리블들을 한 두번 본 것이 아니다. 11111111 이창호 9단은 개인적으로 아직 한번도 만족할 만한 바둑을 둬보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아직도 부족하고 여전히 배고픈 승부사다 . 이창호 9단의 이러한 자세는 특히 이 사회 를 이끄는 정상에 선 이들이 보고 배움직한 ‘삶의 훈수’가 아닐까. 11111111 [정용진·㈜타이젬 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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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진선 한 마디] 정용진 이사님의 글 입니다. 문화일보에 나왔네요. 문화일보 편집진 분들께 감사드리고, 이창호에 관한 담담한 칼럼을 써주신 정이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위에 나오는 음악은 이창호 9단의 이미지에 딱 맞는 곡이라 생각되어서.. 이창호 관련 기사 때는 종종 올리는 음악 입니다^^:: "이창호 테마"라고나 할까요^^::? 이 음악은 음악이 끝난 후에도 귀에 잔잔히 반복되는 이상한 효과가 있습니다. 한 번 시험해보셔요.
여러분 마음에 드시는지 궁금하네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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