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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계의 주류는 싸움 바둑!

[한국] 바둑계의 주류는 싸움 바둑!

i진선2005-08-26 20: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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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어야 산다" … 싸움바둑 '대세'

[중앙일보 2005-08-26 05:17]


[중앙일보 박치문] 질서정연한 포진, 원대한 전략, 강약의 조화(調和)로 대변되어온 바둑판 361로에 '힘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포진의 기본 개념은 사라졌다. 티끌 모아 태산을 쌓던 장구한 흐름도 사라졌다. 상대의 공격에 저항하는 타개(打開)조차 공격적이고 서슬 푸르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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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약의 조화가 깨진 바둑판 위에선 곧바로 창검이 난무하는 백병전과 시산혈해의 전투가 벌어진다. 힘과 힘의 정면충돌 속에서 '거칠어야 살아남는다'는 것이 신예 기사들의 명제로 등장했다. '싸움 12단'으로 불렸던 일본 막부시대의 조와(丈和) 명인조차 울고 갈 세계최강 한국바둑의 이같은 대변화는 이창호와 이세돌이란 두 개성파의 이중주에서 시작됐다. 젊은 강자들의 화학작용이 이를 증폭시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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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화에서 부조화로=바둑은 고저장단의 밸런스와 리듬, 나아가 실리와 세력의 조화가 필수적인 것이었고 이 원리는 영구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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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읽기를 기반으로 한 힘의 바둑은 이런 조화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창호 9단의 안정감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부조화(不調和)가 필요하다고 인식한 이세돌 9단등 신흥강자들은 힘과 배짱으로 밸런스를 무너뜨리며 조속한 승부를 추구하기 시작했다.(속기 시대에 배짱도 승부의 주요 덕목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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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이세돌을 꺾고 중환배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최철한 9단도 프로 데뷔 초기엔 매우 균형적인 바둑이었으나 이세돌이란 난적과 대항하면서 점차 스스로의 바둑을 거칠게 변형시켰다. 그 변화는 이창호와 맞서기 위해 스스로를 전신(戰神)으로 변모시킨 조훈현의 변화와 일맥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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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축형에서 폭리형으로="한 집은 땅이요, 두 집은 하늘이다"는 서봉수 9단의 명언은 바둑에선 영원히 유효하다. 그러나 운용방식이 바뀌었다. 전에는 한 집, 두 집을 착실히 챙겨 승리를 거두는 저축형 운용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기회가 올 때면 지체없이 폭리를 챙겨버리겠다는 의지가 반상에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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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 집의 이윤을 꿈꾸는 상대에게 타협이나 위협 대신 곧바로 선전포고를 하고 타격을 가함으로써 바둑판은 시작도 끝도 없는 전투로 얼룩진다. 그러므로 승부는 언제나 백척간두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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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도의 차이는 있다. 최근의 화제인물 6명만을 예로 들 때 이창호- 최철한 - 이영구로 이어지는 라인이 비교적 저축형에 가깝다면 조훈현- 이세돌- 강동윤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전형적인 폭리형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창호 9단도 최근엔 KO왕으로 떠오를 정도로 스타일이 변했다.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 속기가 이런 변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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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비에서 공격적 타개로=모든 강자들은 수습 전문가다. 먼저 실리를 챙긴 다음 상대의 공격에 맞서 내 돌을 타개해내는 기술은 수읽기에 능한 일류들의 전문분야였다. 생존 기술은 모든 기술에 우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타개 방법은 어디까지나 '가벼운' 수습이었다.'타개의 사카타(坂田)'라 불린 사카타 에이오 9단이나 '부드러운 바람'이라 불린 조훈현 9단, 그리고 신흥강자 중 수습 전문가로 유명한 박영훈 9단 등 모두가 병력이 열세일 때 그걸 인정하고 가볍게 사는 것을 타개의 목표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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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의 타개는 치열하고 공격적이다. 그냥 사는 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먹잇감으로 내놓고 생사의 도박을 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박영훈도 스타일을 격렬하게 바꾸며 적수들에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지극히 수비적인 바둑을 두던 최철한과 강동윤(신예최강전 우승자)도 거친 야수로 스스로를 변모시켜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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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문 전문기자 dar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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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 는 21일 끝난 이영구 4단과 강동윤 3단의 오스람코리아배 신예최강전 결승 최종국. 1대1 상태에서 맞이한 이 대국에서 백을 쥔 강동윤은 두 번의 모험을 건다. 첫번째가 상변 타개.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백1로 파고들어 실리를 취하며 살았다(만약 흑이 반격한다면 전면전을 하겠다는 배짱이다). 두번째는 백9. 우변 백△ 석 점이 극도로 약화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오히려 먹잇감으로 내놓고) 15까지 폭리(?)를 취해버린다. 그다음 흑이 백△ 를 공격해 오자 깨끗이 수습하여 불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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