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년동안 한국 바둑 성적이 영...그래서 요즘 힘이 안나네요.
가수 인순님의 '아름다운 우리나라' 입니다.)
중국이 강해진 것인가? 아니면 한국이 약해진 것인가?
LG배 기왕전이 끝났습니다. 이대회를 포함해 올해 벌어진 국제 대회에서 한국의 부진과
중국의 비상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제 중국에서는 공공연히 공한증을 극복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들어 하나의 추세라고 인정해도 좋을 만큼 중국의 강세
가 두드려지고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저의 생각들과 해결책등에 대해서 고찰해보고자
합니다.
1.중국이 강해진것인가? 아니면 한국이 약해진 것인가?
어떻게 보면 동전의 양면일수도 있는 기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봅니다.
많은 분들의 생각은 마샤오춘의 집권이래 중국기사들의 집단연구와 훈련을 하면서 중국이
더 강해졌다는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심지어는 우리도 조훈현9단 아래서 중국처럼
단체훈련이라도 받으라고 말하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나갈때 중국의 그런 집단 훈련 같을 것을 보면서 '바둑은 순전히 개인경기
인데 저런다고 되나?'라며 비웃는 글들을 심심찮게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설령 그들의 그런 제도가 올바르다 할지라도 그다지 부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또한 이미 공동연구라는 좋은 전통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몰락을 얘기할때 우리의 공동연구의 전통을 자랑하며 그렇지 못한 일본의
시스템을 통렬하게 비웃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공동연구라는 그 좋은 시스템이 사라
진 걸까요?
올해 이창호9단이 주요 국제대회에서 진 기사들이 루시허나 창하오같이 예전에 이창호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성적을 내던 기사들이라든지, 요다같이 저물어가는,그러나 꼭 이기길
바라는 기사한테 패한것이 개인적으론 아쉬움이 남습니다.그들의 연령대를 봤을때 창호
나이탓 할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기력이 갑자기 더 늘었다고 믿기도 어렵
습니다.
이창호의 기력이 줄었다고 보는게 가장 합리적인 생각이며 이창호의 기력저하와
더불러 한국 바둑계 실력이 전체적으로 다운되고 있다는게 저의 개인적인 결론입
니다.즉 중국의 실력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수는 없지만 보다 더 근본
적인 이유는 한국바둑계 실력이 점점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것이 제가 말하고 싶은
골자며, 이대로 수수방관하다간 상황이 점점 악화될거 같다는 것이 제 주장의 핵심
입니다.
2.한국바둑계 실력저하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이미 전 지난달 "내겐 너무 가벼운 속기'라는 글을 통해 속기바둑의 문제점들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그렇습니다.전 일관되게 한국바둑의 실력저하의 가장 주요원인이 속기바둑의
지난친 비대화(특히 한국바둑리그)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입단숫자를 늘리는 문제는
차후의 문제입니다.또 그 문제는 모든 사람이 지적하는 문제라 굳이 저까지 떠들 필요는 없다
고 생각합니다 .
저의 관심은 한국바둑의 희망이자 속기의 귀재인 강동윤같은 기사가 왜 아직도 국제전 예선
조차 못뚫는 것인지, 왜 요즘 중국과 정면대결에서 전반적으로 밀리는 것인지 그런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국제전은 속기바둑이 아닙니다.
매일같이 속기만 두던 선수에게 3시간 바둑으로 나가서 싸우라고 하니까 결국 이기질 못하는
것입니다.
지나친 속기위주인 한국바둑의 문제점들을 몇가지 지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포석이 정해진 코스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속기 바둑에선 얼마 안되는 시간을 중요한 전투장면에서 쓰고 싶은 맘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포석단계는 이미 검증된 정해진 길로 가는 경향이 아주 강합니다.초반에
시간을 아껴두자는 발상인데.. 그러다보니 한국기사들의 전반적인 포석 연구도 부족하고 창
의적인 포석구상도 드뭅니다. 그러니 국제전에 나가서 중국선수들이 색다른 포석으로 방향을
비틀면 거기서부터 적응하지 못하고 초반 부터 밀리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아래글은 며칠전 LG배 32강전 예상 평중에서 구리와 박영훈 9단의 바둑을 예상하며 쓴글입니
다.
" 예전 부터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스타일상 구리랑 붙어서 젤 잘 싸울 선수는 박영훈 9단
일거 같다고..
이창호9단은 그동안 전투에 강한 기사에게 조금은 약한 면을 보여왔었고, 촤철한9단은 전투력
에서 구리보다 큰 점수를 주기 어려운데, 힘으로만 맞받아칠려하니 아무래도 구리한테는
힘으로 밀릴거 같고.. 이세돌9단의 승부는 반반정도란 생각을 하지만,구리보다 세돌이가 조금
은 일직선적인 바둑을 두기 때문에 바둑이 잘못 풀리면 그대로 밀릴 위험성이 큰 반면,
박9단은 부분 전투에도 강한데다가 실리와 두터운 바둑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무엇보다도
끝내기에 강점이 있어서, 공격과 타개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지만 마무리 능력에서 약간의 부족
함이 보이는 구리랑 붙어서 젤 잘 싸울 선수는 박영훈이 아닌가하고 말입니다."
이런 저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박영훈9단이 힘한번 못써보고 졋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미처 내
가 지적하지 못했던 포석에서 그대로 밀려버렸던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한국선수들이 중국선수들한테 포석에서 밀리는 경향이 농후합니다
포석이 강해지기 위해선 집단연구도 중요하겟지만 실전 경험을 통해 더 좋은 길이 없는것이
지 장면장면마다 장고하는 경험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모범 포석 아무리 외워봐야 국제
전 같은 큰 무대에서 상대방이 절대 그렇게 안둬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속기바둑은 원천적으로 초반고민의 길을 봉쇄해버립니다.
거의 모든기사가 거의 비슷한 포석만 두고 있는 대한민국!! 비전이 안보입니다...
2.덜컥수가 자주 등장
주어진 세시간도 다 활용하지 않고 일찍 끝나는 판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깊은 수읽기보다는 감각적인 수들을 많이 두기 때문입니다..이것도 속기가 가져다준 부메랑
입니다. 물론 감각이라는 것도 오랜 수읽기 훈련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이이라 대부분의 경우
감각적인 수들이 옳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감각은 결국 깊은 수읽기
앞에 무릎꿇게 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장면에서 단 몇 분만에 두어진 수가 패착으로 지목받을때라든가 유난히 많은 한국
기사들의 역전패,, 주어진 시간도 다 안쓰고 어이없이 무너지는 장면들을 볼때마다 절로
한숨이 나오곤 합니다.
3.공동연구의 실종(?)
이창호 팬클럽 사이트에서 본 글입니다만 몇 년전 어느대회에서인가 후야오위가 이창호한테
바둑을 진날 저녁 이창호9단과 그의 동생인 이영호씨가 쉬고 있는 호텔에 후야오외를 비롯한
몇몇의 중국기사가 바둑판을 가지고 이창호방에 와서 그날 둔 바둑의 복기를 부탁한 일이 있었
다는 겁니다.밤8시에서부터 12시까지 검토를 했다는 그 글을 보고 피곤한 이창호를 못살게 군
후야오위가 밉기는 커녕 그 열의에 절로 고개가 수그러진일이 있습니다.
바둑의 좋은점 중 하나가 복기입니다.자신이 둔 바둑을 상대방입장에서도 생각해보며 복기하는
시간이야말로 바둑실력이 느는 지름길이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바둑계는 어떻습니까? 바둑을 속기로 1시간에서 2시간 내에 두고 나서 과연
얼마나 시간과 열의를 가지고 복기를 할까하는 자문을 해봅니다.대충 몇가지의 감상만
나누고 말게 뻔한데 이것도 속기바둑이 가져온 나쁜 부메랑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후야오외가 피곤한 이창호를 붙들고 네시간동안이나 바둑을 복기한것까지는 차마 바라지지도
않지만 한국바둑계의 승부가 점점 가벼워져 가고 있는 점만은 분명해보입니다.
3.해결책은 무엇인가?
문제점을 알면 해결책은 으외로 쉽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속기바둑을 줄이고 일반기전을 더 활성화 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속기바둑의 타성에 젖어버린 팬들과 바둑 TV속성상 속기가 아니고는 장사가 안되
는 현실을 감안했을때 개선하기가 결코 쉬워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길이 아니고는 한국바둑의 희망이 안보인다는게 우리앞에 주어진 우울한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속기기전을 전부 일반기전으로 돌릴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바둑리그를
중국리그처럼 운영할수도 없는 현실에서 제가 고심에 고심을 거쳐 짜낸 방안을 지금부터 설명
해보겠습니다
4.한국바둑리그를 개선하자.
누가 머래도 이제 바둑리그가 한국바둑의 중심입니다.30억이나 되는 기전규모는 나머지 기전
전부 다 합친것보다도 클 것입니다.따라서 기사들도 바둑리그에서 뛰는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사이에 상당한 경제적인 차이가 생기리라 봅니다.
막말로 기전 규모가 13억이었던 작년에도 바둑리그 우승팀의 모선수는 기타 기전에서 콧배기
한번 안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상금랭킹으로 올해 바둑리그에 참여한 반면, 고근태 천원같은
경우 몇안되는 타이틀 홀더였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바둑리그 예선전부터 뛴걸로 봐서는, 올해
는 천원과 기성타이틀 두개를 먹더라도 바둑리그에서 활동 안하는 선수는 내년에 상금랭킹
으로 지명된다는 보장이 없을 정도로 바둑리그가 너무 비대합니다.
이와같이 영향력이 막강한 바둑리그가 선수들의 경제적인 안정에도 기여하고 팬들의 흥미를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기력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길을 찾아보고자
하는게 저의 바램인데...
1)일단 지금과 같은 목금토일 속기바둑과 TV방영은 주관자나 팬들입장에서도 결코 포기할수
없는 형태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이부분은 손대기 힘들다는 점 저도 인정합니다.
2)제 생각은 이렇습니다,,바둑리그를 복수리그로 운영하자는 겁니다.
즉 기존의 속기리그는 그대로 두고 일반리그를 하나더 추가하자는 겁니다.
2주일에 한번씩 바둑리그 참여하는 모든기사가 모여서 중국리그처럼 모든팀이 동시에 한 판
씩 둡니다.그날 바둑티비는 중요대국 한두판만 공개해설하면 됩니다.
일반팬들은 두개의 리그를 동시에 즐기는 셈이기때문에 흥미무조건 배가되고 괸심도도 증폭
될 것입니다.
3)그럼 결론적으로 한팀이 소화하는 팬이 속기 14판 보통 기전 14판이 된는 셈입니다.
만약 이게 판수가 많다고 생각하면 속기 7판에 보통기전 7판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만 기사들의 기력증진을 위해선 14판정도 그것도 2주에 한판정도씩 3시간 바둑을 꾸준히 두는
대국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가급적 판수를 더 이상은 줄이지 않았으
면 합니다.
판수가 늘어나는 판큼 비용문제가 발생하는데 스폰서를 더 끌어들여도 되고 여의치 않을시엔
지금의 30억 규모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약간 대국일정이 빡빡할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다른기전들은 바둑리그가 열리지 않는 시즌에
개최를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전자랜드배같은 경우 바둑리그 오프시즌에 대회를 개최하면
훨씬 홍보효과도 클텐데 바둑리그 옆에 붙어서 모하는지 모르겠습니다..
4) 속기 우승팀과 일반기전 우승팀을 똑 같은 비중으로 따로 시상합니다.
속기성적과 일반기전 성적을 종합해서 통합우승팀을 가리는것도 생각해볼수 있는 방안이고
속기 우승팀과 일반 우승팀을 속기두판, 3시간 바둑 2판 형식으로 붙여서 통합우승팀을 가리
는 방식도 있을거 같고 암튼 이런건 중요한게 아니니까 ..
중요한것은 기사들의 3시간 바둑 실전 훈련을 꾸준히 시켜야한다는 거지요^^
5) 기사들의 랭킹도 일반기전과 속기기전랭킹을 구분해서 발표했으면 합니다.
속기랭킹은 높은데 일반랭킹에서 뒤쳐지는 기사가 있다고 한다면 더 분발하는 효과가 있을거
같습니다.지금과 같은 단순한 랭킹발표보다 팬들의 보는 재미도 배가될거 같습니다.
이상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한국바둑과 바둑리그의 발전 방향에 대해 글을 올렸습니다만,
이런 글을 쓰면서 항상 드는 생각이 한국기원 관계자들이 이런 글을 읽어보기는 하는것인지,
아니면 더나은 한국 바둑발전의 복안들과 의지는 있는건지...
대답없는 아우성같아 씁쓸한 기분입니다,,
[몽드림]
타이젬 논단의 몽드림님의 최근 한중바둑의 상황에 대한 칼럼을 보고, 기사화 했습니다.
| 5208 | 중국이 강해진 것인가? 아니면 한국이 약해진 [10] |
한국바둑, 위기 타개를 위한 몇 가지 제언
지난해부터 한국바둑이 중국바둑에 밀리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 타이젬 논단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래도 아직은 한국바둑이 몇 년은 더 강세를 보이리라는 낙관론이 대세였
다고 기억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완전히 전세는 역전됐다. 중국바둑이 한국바둑을 압도한 것이다. 그
자세한 통계는 기우 여러분이 더 잘 아시리라 믿는다.
문제는 올해의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냐 아니면 장기적인 흐름이 될 것이냐와 그에 따른 타개
책은 무엇인가이다.
첫 번째 문제에 대해서는 나는 비관적이다. 이제 한국바둑의 우세는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옳다. 나는 지난해부터 이미 올해의 형세를 짐작했다. 중국이 국가적 체제로 선수들을 훈련
시키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언론들과 국민들이 열렬한 응원을 보이는데, 기재가
있는 중국 선수들이 언제까지 한국 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땅덩어리가 훨씬 크고 인구도 더 많은 중국의 바둑선수들이 한국 선수들과 대등하거나 또는
우월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그동안 한국선수들은 자유주의 체제의 자유로운 분위기의
이점과 함께 선진적인 연구생 제도의 시행 등으로 중국 선수들보다 앞서갈 수 있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과 같은 불세출의 영웅들이 불퇴전의 기백으로 중국 선수
들을 눌러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요 몇 년새 중국 선수들에게 지기 시작하게 된 것은 몇 가지 원인이
있다고 본다.
첫째는 우리 국보급 선수들이 중국리그에 참가한 것이다.
나는 이창호나 이세돌, 조훈현 같은 우리 일류 선수들이 중국리그에 용병으로 참가하는 걸
걱정스럽게 보아왔다. 왜냐면 자신의 모든 것을 노출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 전에 이창
호라고 하면 중국 선수들에게는 외계에서 온 우주인처럼 여기지고 이세돌은 바둑의 괴물처럼
여겨졌다. 한마디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자기 나라의 국내 리그에 참가
하면서 일단 자신들이 한국 선수들을 돈으로 불러온 데 대해서 그들은 우월감을 느낄 수 있었
으리라고 본다. 그래서 거기서부터 우리 선수들에 대한 공포심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게 되
었다고 본다. 다음으로 중국 리그를 통해서 중국 선수들은 우리 선수들과 바둑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고 또한 직접 부딪쳐서 연구할 기회도 많아졌다. 그렇게 우리 선수들을 자주 보게 되면
서 그들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따라서 돈 몇 푼에 중국 리그에 참가한 것은 우
리의 실수였다고 나는 본다. 이제부터라도 그 일은 그만 두었으면 한다. 그렇게 벌어들인 몇
억 원이 한국바둑의 신비로움을 사라지게 하여 경쟁력을 약화시킨 것이다.
둘째는 입단자 수를 제한하여 어린 선수들을 입단시키지 못하는 입단 제도의 문제점이다.
이 문제는 타이젬 논단의 단골 소재로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문호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기득권층의 반대로 개혁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i진선 명예 기자님
의 글에도 있지만 이 답답한 개혁의 부진이 결국 입단자의 연령을 높여 놓았고 그 결과 나이
어린 걸출한 신인을 배출하지 못하게 되고 말았다. 반면에 중국은 좀더 유연한 입단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천야오위나 구링이 같은 어리고 걸출한 신인들을 계속해서 배출해 내고 있다.
우리는 이미 30을 넘긴 이창호를 비롯하여 20 중반에 접어든 이세돌과 그 두세살 아래인 최철
한 등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 입단하는 선수들의 연령이 고등학교 2,3학년 식으로 자
꾸만 높아져 가서 별로 기대할 만한 신인이 배출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니 앞으로도 중국에
이기기는 난망한 상황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따라서 다시 말하지만 입단자 수는 늘려야 한다. 다만 문제는 나이 많고 기전 성적이 좋지
않은 프로분들의 생계 문제다. 그러나 그 문제는 그 문제대로 다른 방식을 연구하여 처리하고
한국 바둑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이 문제는 별개의 문제로 처리해야 마땅하다. 곧 현재 1년
8명의 입단 수를 먼저 지방 입단자 수부터 차츰 늘려서 몇 년 안에 현재의 두 배 정도인 15명
정도 수준으로 늘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 중에서 어리고 걸출한 선수가 배출될 수 있다고
본다.
한편 기존의 프로분들은 이렇게 하였으면 한다. 현재도 일부 기업체 바둑 지도 사범으로 활
동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앞으로는 지역 스포츠 협회 소속 사범으로도 활동하도록 한국기원
에서 노력해야 한다. 이제 바둑이 한국체육회 준 가맹단체로 등록이 되었으니, 각 시도의 스포
츠 단체의 지도 사범으로 활약할 수 있다. 16개 시도에서 감독 1명, 코치 1명 도합 2명의 바둑
사범은 둘 수 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32명의 프로들에게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다. 그밖
에도 과거 김우중 한국기원 이사장 시절 때처럼 큰 기업체의 바둑 지도 사범도 활동 가능할
것이다. 또한 바둑이 스포츠가 됨으로써 각급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이 바둑을
가르치게 될 것인데(그렇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각 시도 교육청 단위로도 지도 사범
을 모실 수 있을 것이다. 각 시도 교육청의 예산은 1년에 몇 천 억에서 몇 조 원 단위기 때문에
바둑 사범 한두 명 정도는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모실 수 있다. 그러면 거기서도 20,30명 정도
의 사범은 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신진 선수들의 입단 문호는 일단 무조건 두 배 정도로 넓히고 기존 프로분들은
다른 쪽으로 살길을 마련해 드리면 서로 좋은 일이 된다. 어떻든 신인 양성에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한국 바둑은 이대로 가라앉고 만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셋째는 한국 기사들의 '헝그리 정신'이 약해진 것이다.
조훈현 선수가 응창기배를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한국에 배정된 티켓이
단 한 장이이었다는 데서 촉발된 분투정신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그 뒤로도 한동안은 한국바
둑은 중국과 일본보다 약하다는 선입관을 깨기 위하여 선수들이 이를 악물고 분발했다. 그 결
과로 좋은 성적을 내게 된 것이다. 물론 조훈현이나 이창호 같은 불세출의 천재들이 나왔지만
그 정신력이 없었다면 그들도 그런 좋은 성적을 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세돌도 마찬가지다. 그가 세계대회 여섯 번 우승하기까지는 정말 섬 출신 촌놈으로서 죽어
라 분발한 정신력의 힘이 크다. 그 엄청난 자존심과 정신력 앞에서 중반까지도 잘 두던 중국
선수들이 후반 막판에 무너지곤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뒤 이세돌은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지만 텔레비전에 출연하고 술을 폭음하고 담배를 피우는 등 해이된 정신 자세를 보인
건 사실이다. 선수는 성적으로 말한다. 국제대회 22연승 기록이 무너진 이후 이세돌은 중반
까지 잘 두던 바둑을 어이없이 후반에 무너지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과거 중국선수들이 그
앞에서 했던 모습을 이제는 자신이 중국 선수들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이세돌의
정신력이 해이된 증거인 것이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정말 현재 하루하루 온 힘을 다해 바둑을 연구하고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두는 한국의 바둑 선수들이 얼마나 될까? 타고난 기재도 문제지만 한국 선수들의 전통
적인 헝그리 정신이 사라진 자리에서는 한국 바둑이 땅도 더 넓고 인재도 더 많은 중국 선수
들을 이기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이제 한국바둑에는 고만고만한 선수들만 나올 뿐
과거의 조훈현, 이창호, 유창혁, 이세돌과 같은 불세출의 스타들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의 정신력이 중국 선수들보다 몇 배 더 강하지 않는 한 우리가 중국에 밀리는 건 자연
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 우리가 지난 20여 년 간의
한국 바둑 전성시대를 되살리려면 다시 한 번 처음으로 돌아가서 "처음처럼" 새 출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 "아, 옛날이여!"만 추억처럼 떠올리게 될 것이다.
한국기원과 바둑 선수들 모두가 허심탄회하게 이 문제를 반성해 봐야 한다. 그리고 위기 타개
를 위한 비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한국 바둑이 스포츠로 전환하는 마당에 다시
한 번 중흥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흥부의 행복]
흥부의행복님의 최근 한국바둑 위기론에 대한 극복론 입니다.
| 한국바둑, 위기 타개를 위한 몇 가지 제언 [6] | 흥부의행복 |
[i진선 한 마디]
윗 두 칼럼의 군데군데 보이는 이창호 9단 관련 내용과 저의 생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창호 9단의 성적 부진이 바로 한국 바둑의 실력 하락을 나타내었다. 동시에 중국
바둑의 상승세로 나타났다. 이창호 9단의 부진으로 인한 한국 바둑의 하락세를
'이세돌-최철한-박영훈'이 막아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 바둑에서 리틀 이창호에
해당될만한 천재적인 10대 신예기사가 보이지를 않는다.
이것 아닌가요? 한국 바둑의 약 10여년간의 세계패권 장악 전반기 에는 이창호-조훈현-
유창혁의 막강한 삼각진이 있었습니다. 중국측에서는 공포의 마법진이라고 할 만큼 상당
기간동안 세계기전에서 완패했었지요. 21세기에 이 후엔 이창호-이세돌 쌍익이 한국
바둑의 세계기전 제패를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도왔지요. 그러다가 한 2년전 부터 이창호
+ (이세돌-최철한-박영훈)으로 이루어진 한국 바둑 주축이 구성되었는데요, 잠깐 빛을
발했을 뿐,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두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후지스배에서 휴우..하고
긴장을 풀렸는지, 얼마전 CSK배에서는 역시 그 성적으로 귀국했습니다.
업글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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