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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11회 삼성화재배 예선4차 관전기

[현장] 제11회 삼성화재배 예선4차 관전기

i진선2006-08-17 02: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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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11회 삼성화재배 예선 관전기

8월 16일 예선 4차

 

제가 삼성화재배 관전기를 몇 번에 걸쳐서 써왔습니다. 이번 관전기는 과거와는 약간 좀 다릅니다. 왜 다른가는 마무리에서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아침에 일찍 출발을 했어야하는데 잠시 눈을 감고 떠보니 이미 아침 9시가 넘었습니다. 경산역으로 달려가서 동대구를 거쳐서 서울로 향하는 KTX표 환승표를 샀습니다.

 

동대구에 도착해서 바로오는 KTX를 탔는데...제 자리에 누군가 앉아있는 것이었습니다. 헉...제가 다음 KTX를 탔어야하는데...일찍 타버린 것 입니다. 그래서 고속열차 문막이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아서 대전에 가서 다시 환승...ㅡ.ㅡ::

 

여하간 오래간만에 서울에 온 것 입니다. 저는 원래 서울 사람인데...학업때문에 경산에서 머물고 있거든요. 상당기간동안 머물다 보니 서울에 올 때마다 새롭습니다. 서울에 올 때마다 제가 의례히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차안에서 판매하는 호두과자를 세 개 사왔습니다. 상왕십리역에서 내려서 한국기원까지는 한 300미터 정도.

 

1시경에 도착하자마자 2층에 있는 대국실로 직행했습니다. 이미 대국이 시작되어서 선수들이 모두 바둑을 두고 있더군요. 익숙한 얼굴들이 눈에 많이 띄엇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사람은 출입구에 가장 가까웠던 저우허양 9단.(앞으로 단위와 존칭은 생략, 모두 평칭으로 통일하겠습니다.) 그리고 김성룡, 왕시, 천야오예, 최구병, 콩제이, 안달훈, 최규병 , 양재호, 구링이, 윤준상, 조한승 등등 바둑팬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둑돌 놓는 소리가 마치 삼성화재배 본선을 향하는 노크 소리처럼 들렸습니다.

 

4층에 올라가보니, 정연주 기자가 와 있었습니다. 곧 이정환 기자가 왔구요. 타이젬의 귀염동이 정연주 기자는 오늘 따라 이쁘게 입고 왔더군요. 얼마전 동영상에서 모습이 참 이뻤다고 하자, 웃습니다. 이정환 기자는 저 번 삼성화재배 4강전에서 볼 때보다 훔...풍성해진듯. 일본어 잘하는 타이젬 여기자도 와있었습니다. 언제 보아도 명랑하고 활달한 사람들 입니다. 오로의 마스코트 이경민 기자를 못 보아서 섭섭. 아까 2층 대회장에서 꾸벅 꾸벅 조는 처자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중국 기원 외사부에서 한국어 통역을 담당하는 유가 통역담당 이었습니다. 그동안 한중 바둑 교유에 공로가 무척 컸죠. 항상 명랑하고, 활동적이고, 한국 기자들과도 무척 친합니다. 한국 여기자들과 호부호형(?) 하는 사이입니다. 중국 바둑 사정이 궁금해서 몇 번에 걸쳐서 짤막한 인터뷰도 했습니다. 내일 또 대화해서 중국 바둑계 사정을 엿보기로 하죠.

 

타이젬의 김문수 부장님도 만나서 반갑게 인사했구요. 한국 기원에서 한국 바둑을 위해서 항상 열정을 갖고 일하시는 책임있는 분과 만나서 두 시간에 걸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차후에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정연주 기자와 통화할 때, 한국 기원가면 인터넷 연결이 하나만 가능할 것 같아서 노트북을 못가져왔는데..막상 오고보니 연결할 수 있는 선이 세개씩이나 있었습니다. 정기자와 이기자가 각각 하나씩 쓰고, 저는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서 피시방을 찾았습니다.  첫 기사를 쓰고 클릭 했는데..황당하게도 오류가 나서 날라가버렸습니다.  지금 기사는 다시 새로 쓰는 것인데, 다시 쓰려니 힘드네요. 아까의 생생한 기사빨이 안나오고, 자료와 기록을 다시 뒤져보려니...좀 화도나고 안타깝습니다. 제가 바둑팬의 입장에서 취재를 간 것이라서 뜬금없이 머리제목을 [르뽀] 라고 했는데..무슨 PD수첩도 아닌데^-^:: 바둑 관전기를 르뽀 형식으로 쓴 사람은 제가 처음이 아닐런지요. 

 

 

예선은 프로에게 마치 수능보기전에 보는 모의고사와 같은 시험입니다. 프로기사가 예선 대회를 말하기를 기보도 남기지 못하고 순간의 흔적만 남기고 사라지는 물수제비뜨기라고 했던가요. 예선에서 탈락하면 너무나 속쓰린 시합. 예선을 통해서 만들어 질 수 있는 수 많은 명국도 그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하고 물거품 처럼 승패 기록만 남는 시합. 예선에 떨어지고나면, 낙방한 수험생처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멀고도 아득합니다. 너무도 아쉽게져서, 억울해서, 자탄스러워서, 화장실에서 훌쩍 눈물도 흘리고, 한국 기원 내려가는 계단에서 난간을 붙잡고 내려가면서 발이 꿈쩍 삐기도 하는 그 예선전 입니다. 더구나 오늘에 참여하여 이기는 진출자들은  3연승을 하는 셈. 한중일 기사들을 상대로 3연승을 했다는 것은 실력이 그리 만만치 않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죠. 동전던지기를 할 지라도 세번 연속으로 앞면이 나올 확률은 12.5%에 불과하다던데. 오늘만 이기면 내일은 예선 결승. 오늘만 이기면 내일은 이를 악물고 세계기전 첫 본선에 참여할 수 있을 터인데. 우선은 오늘이 중요. 그렇죠. 승부는 한 승부 한 승부가 중요한 것이지요. 

 

제한 시간은 2시간. 적막과 침묵. 긴장감. 신예든 노장이든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고 그 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해야하는 예선은 비록 세인들의 주목은 덜 받지만, 부담은 본선에 못지않습니다. 유명 강자가 신예에게 발목 잡히고, "XXX9단, 예선 탈락의 고배마셔"라는 바둑 뉴스 제목도 만들어줄 수 있는 그런 예선에 눈에 띄는 강자들이 눈 앞에서 바둑을 둡니다. 

 

예선 4차전 전체 입회인으로는 천풍조 사범님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중국측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단장님은 이름은 기억이 나지를 않습니다만, 한국에 자주 오는 분. 그리고 다른 두 분이 있었습니다. 예선 관전석이라고나 할까요? 출입문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연신 선수들을 바라보면서, 분위기를 파악하려고 애를 씁니다. 22명이 4회전에 출전한 중국은 지금까지 가장 높은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선 제가 자리한 관전석에서 가장 가까이 자리 잡고있던 중국의 쉬잉과 한국의 권효진 판을 주목해 보았습니다. 쉬잉은 중국 여류 바둑 해설자로도 활발한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통해서 보았을 때보다 훨씬 미모였다는. 중국 도령에게 시집을 가서 북경에서 성공적으로 바둑 교실을 운영하는 권효진은 결혼하고나더니 더욱 성숙한 아름다움을 보였습니다. 둘의 대국은 거의 대국 끝까지 갈 정도로 장고의 바둑이었습니다. 얼핏 바둑을 옆에서 보기에 권효진이 우세해보였는데, 결과는 쉬잉의 승리. 좋아서 죽으려고 합니다. 권효진은 무척 실망했나봅니다. 다른 사람과 눈길도 마주치지않고서 바로 시합장을 떠나네요.

 

 

김성룡과 백홍석 대국에 관심이 끌립니다. 김성룡은 제1회 전자랜드배에서 우승하였고, 자칭 보급기사로서 해설가로 맹활약하는 기사입니다. 하지만 수를 빨리보는 능력만큼은 이세돌을 능가하는 천재 기사라고 손꼽을 수가 있습니다. 만약 이창호나 이세돌 처럼 그의 기제를 알아보고 일찍부터 훌륭한 선생님이 작정하고 키웠더라면..하는 아쉬움을 가질때가 많습니다. 김성룡은 최선을 다해서 바둑을 두더군요. 부채질도하고, 머리를 쥐어뜯기도하면서, 최선을 다했으나 패하고말았습니다. 서로 안면이 있는지라, 악수를 하기는 했지요. 손이 너무나 찼습니다. 말초신경끝까지 말라버린 것 일까요? 피를 말리는 대국이었던 같습니다.   

 

여류 농심배라고 할 수 있는 정관장배에서 3연승을 하여 화려하게 한국 바둑팬들에게 자기 이름을 각인 시켰던 에꾸이를 기억하실 겁니다. 판웨이징이라는 소녀와 대국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판웨이징이 저는 11살 정도의 소녀로만 보았는데, 알고보니 19세의 다 큰 처자였습니다. 제가 얼핏 보기에 싸움바둑이었던성 싶었습니다.  에꾸이는 다큰 소녀 판웨이징에게 졌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일이 있었어요. 바둑을 진 중국 선수들은 단장과 유가에게 가서 상금을 받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지기는 했지만  상금은 좋죠. 돈을 셀 때 저도 눈가름으로 세어보았는데, 대략 50만원 가량이 되어보였습니다. 중국의 한국어 통역담당인 유가가 패한 선수들의 상금을 받아와서 바로 바로 지급을 했습니다. 프로에게는 상금이 최고죠. 비록 졌지만, 두둑한 상금을 받고서 무척 기뻐하는 표정입니다. 아직 앞에서 대회가 진행중인데, 벌써부터 나눠주다니..성질도 급하네,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받은 봉투속의 만원짜리 지폐를 세어보고 또 세어보는 소년 소녀기사들은 웃음이 넘칩니다. 

 

이번에 출전한 중국 선수는 모두 42명. 매년 두세명씩 출전 선수를 늘리고 있습니다. 일본 선수가 조금씩 인원이 줄어드는 것에 비한다면, 중국 바둑이 세계대회에 대한 자심감 상승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4차전에서 패배하면 상금이 약 50여만원인데..내일 예선 최종전에 올라가면 상금이 150만원가량이 된다고 합니다. 훔..세 배씩이나 차이가 나나? 고개를 갸웃뚱 했는데, 유가의 말로는 그렇다고 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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